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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2024-04-20 20:40 (토)
진정한 화합을 원한다면

진정한 화합을 원한다면

  • 이정환 기자 leejh91@kma.org
  • 승인 2004.09.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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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4일까지 국민건강보험공단은 '21세기 한국 사회의 방향과 보건복지인의 역할'을 주제로 정부, 의약계, 시민단체 등이 참가하는 연대포럼을 제주도에서 개최했다.

정부, 공단, 심사평가원, 시민단체, 의협과 병협을 비롯한 의약계 대표들이 '화합'과 '대국민 신뢰회복'을 위해 한자리에 모인 것은 물론, 현안문제에 대한 발전ㆍ방향을 제시하고자 했다는 데 상당한 의미가 있다.
그러나 연대포럼은 준비단계부터 잡음이 많았다.급기야는 포럼 개최 하루전까지 의협과 병협 대표자들이 불참하겠다는 뜻을 전달해 반쪽 행사로 치러질 뻔 하기도 했다.

첫번째 이유는 연대포럼 주제발표가 '건강보험의 발전ㆍ방향', '공공의료 확충과 저소득층 의료보장' 등으로 정부 및 공단은 관심이 있었지만 의약계를 비롯한 다른 단체들은 다른 주제를 원했기 때문이다.

두번째는 공단이 연대포럼을 준비하면서 아무도 합의하지 않은 '공동 선언문'을 미리 만들고, 이것을 언론을 통해 발표했기 때문이다.

공단 관계자는 "보건의료인의 화합과 대국민 신뢰회복을 위한 선언문'을 채택했으면 하는 바람에서 미리 예문을 만들어 보았던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의협과 병협은 "미리 짜여진 각본에 의해 포럼이 진행되는 느낌을 받았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문제가 된 선언문에는 "우리는 각 기관과 단체의 이익보다는 국민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었는데, 이는 '그동안 건강보험이 파행으로 운영되었던 것은 이익단체의 이익 때문이었다는 것'으로도 해석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의협과 병협이 불참의사를 밝히자 공단은 "선언문이 채택될 가능성은 없고, 비현실적이다", "의사를 타진해보려고 만들어 보았던 것이다"라며 해명하기에 바빴다.그러나 공단은 언론보도 이후 의협과 병협의 반발 때문에 선언문 채택을 취소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연대포럼은 처음 의도와는 다르게 모양새가 우습게 됐으며, 소기의 성과도 이루어내지 못하고 끝났다. 공단이 미리 시나리오를 만들고 그 속에 의약계, 시민단체를 형식적으로 끌어들이려 했다는 오해를 받지 않으려면, 그리고 보건의료인의 진정한 '화합'을 원한다면 본인을 더 낮추는 자세부터 배워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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