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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2024-04-20 06:00 (토)
KBS 백혈병 보도 오보

KBS 백혈병 보도 오보

  • 송성철 기자 songster@kma.org
  • 승인 2000.06.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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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22일 KBS가 9시 뉴스를 통해 보도한 서울대병원의 백혈병 환자 인터뷰 기사가 취재기자에 의해 연출된 내용으로 밝혀져 언론 윤리에 심각한 문제점을 던져주고 있다.

KBS 9시 뉴스는 "불치병 환자 하루가 불안해요"라는 타이틀로 "의사 선생님들 너무 보고 싶구요. 빨리 오셔서 치료해 줬으면 좋겠어요"라는 백혈병 환아의 인터뷰 내용을 방영했다.

그러나 이 백혈병 환아의 보호자가 "제대로 치료를 받고 있는데 기자가 인터뷰를 조작하여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처럼 보도했다"는 요지의 내용을 인터넷에 게재하면서 오보의 실체가 드러났다.

이 보호자는 "저희 병동에는 정상적으로 입원, 퇴원이 반복되면서 스케쥴대로의 항암치료를 잘 받고 있다. 치료는 물론 어린이병원학교의 교육도 정상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며 실제 내용과 전혀 다른 사실이 방영됐다고 주장했다.

이 보호자는 또 KBS 이00 기자에게 "아이들은 암치료로 머리도 빠지고 콧줄도 끼도 있는 등 모습이 TV 등에 나오는 것을 매우 싫어해서 찍지 말라고 했더니 이름도 안나오고 모자이크처리를 하니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그런데, 저녁 뉴스를 보니 모자이크 처리는 커녕 실명이 공개됐고, 제 아이가 불쌍한 아이의 대표인 양 나왔다"고 밝혔다.

인터넷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공개한 이 보호자는 "더욱 한심한 것은 앞뒤의 말을 다 편집하고 기자가 원하는 부분만 짜깁기를 하여 마치 우리가 매우 불만이 많고 의료진에게도 적대감을 가지고 있는 것 같이 나왔다"고 불만을 표했다.

언론계에서는 취재원의 초상권 침해를 비롯한 프라이버시 보호문제와 짜집기 편집을 통해 실제 상황을 왜곡한 취재 윤리의 문제에 대해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기자협회에서도 이번 사건에 대해 깊은 관심을 표명하고 나섰다.

자신을 NBC 뉴스팀의 저널리스트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KBS 홈페이지를 통해 "언젠가 NBC에서 가정의 재정적인 문제를 다루면서 어머니가 아들을 찍지 말라고 했지만 필름을 찍고 그것을 그대로 방송했던 일이 있었다"며 "결국 어머니는 NBC를 고소했고 NBC는 많은 돈을 배상해야 했으며, 촬영기사와 리포터는 해고 당했다"고 밝혔다.

이 네티즌은 이번 문제는 "'죄송해요. 다신 안 그럴께요'라는 사과 정도로 끝날 사소한 일이 아니라 법정에서 심판받아야 될 것"이라며 "한국 언론이 대중들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순수한 언론이 되기 위해 일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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