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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2024-03-29 15:21 (금)
시론 객원논설 한광수
시론 객원논설 한광수
  • 김영숙 기자 kimys@kma.org
  • 승인 2004.07.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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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가 진단검사의학회와 공동으로 과거 10년간의 적십자혈액원 혈액관리실태를 파악한 결과 양성반응을 보인 1,205건이 음성으로 잘못 표기되고, 이중 205건은 수혈됐고, 480건은 의약품 원료로 사용됐다는 사실이 밝혀졌다.에이즈 양성혈액도 2건이나 수혈되었으나 최종검사결과 음성판정을 받았으므로 다행이 감염되지는 않았다지만 매우 충격적인 일이다.

복지부는 혈액안전관리를 위한 전문부서를 시설하고, 대책마련에 만전을 기하는 한편 감염된 환자들에게는 최대한의 보상금을 지급하고, 관련 직원들에 대한 처벌도 논의중이다.

근대 혈액관리체계가 강화되고 혈액에 대한 검사방법이 발달됨에 따라 세계적으로 혈액관련사고가 급증하고 있다.수년전 일본에서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혈액을 사용한 혈우병치료제로 말미암아 감염사태가 확산되자 책임자가 자살하는 사건도 있었다.미국, 프랑스, 영국 등에서도 유사한 사고가 발표되었는데 특히 최근 영국에서는 광우병환자의 혈액을 수십명이 수혈받은 것으로 드러나 온통 시끄럽다.
우리나라에서 정부수립 이래 혈액사업을 정부가 적십자에 위임해온 것은 국제적십자가 전세계 혈액관리사업의 주체이기 때문이다.국제적십자사의 중요 사업중의 하나가 전쟁중 혈액의 원활한 수급과 전상자의 치료이므로 평화시에도 각국 적십자사는 자국의 혈액수급과 병원시설의 파악을 철저히 하고 있다. 특히 군병원과 국가 의료시설은 제네바에 있는 국제적십자사에 이미 통보돼 있어 전쟁 발발과 동시에 교전당사국에 즉시 통보해줌으로써 전화로 부터 보호해준다.

근대에 혈액관련사고가 빈발한 까닭은 관리가 허술해졌기 때문이 아니다.검사방법과 관리기법이 발달함에 따라서 심지어 10년이 지난 혈액관리에서도 오류를 찾아낼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고를 계기로 적십자사의 혈액사업을 신뢰할 수 없다하여 국립혈액원과 같은 국가기관을 신설하자는 일부 시민단체들의 움직임은 매우 적절치 않다.역설적이지만 만일 정부에서 직접 관리하는 혈액원이었다면 치명적인 잘못을, 그것도 10년이나 지난 오류를 드러내 놓고 발표할 수 있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

검사혈액원의 통폐합, 검사의 완전자동화 및 혈액 통합전산망 구축 등을 위해 질병관리본부(구 국립보건원)안에 전문부서(가칭 혈액안전과)를 신설키로 한 복지부의 계획을 환영하면서 행여 혈액사업에 대한 수십년의 노하우를 갖춘 적십자사를 무시하거나 국제적 혈액사업사업망을 도외시한 망발이 없기를 바란다.아울러 선진국에서 처럼 수혈시 필요한 환자 또는 가족은 반드시 필요한 양 만큼의 헌혈을 하거나 아니면 아주 고가의 수혈비용을 부담시키도록 법제화하는 것도 고려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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