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가운데 환자 대부분은 '토요일에도 병원문을 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설문조사들이 발표되어 눈길을 끌고 있다. 의료수요자들은 토요일 진료가 필요한 이유로 '평일에 시간이 없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주 5일 근무제가 시행되면 토요일에 시간을 내어 병원을 찾을 생각인데, 병원이 쉬면 어떡하냐는 것이다. 한 환자는 '아픈 때가 따로 정해졌는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심지어 환자 10명 중 3명은 현재 다니는 병원이 토요일 휴무제를 시행하면 다른 병원에 가서라도 진료를 받겠다고 응답했다. 만약 이 통계대로라면 토요일에 문을 닫는 병원으로선 토요일 진료 환자의 30%를 놓치게 된다는 의미다. 이쯤 되면 병원으로선 선택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이미 예산의 50~60%가 인건비에 매인 병원들은 낮은 수가로 인해 진료보다는 장례식장이나 원내 부대시설을 통해 수지를 맞춰 겨우 적자를 줄여나가는 형편이다. 게다가 민주노총 산하단체인 보건의료노조는 민주노동당의 원내진출로 인해 활동에 탄력을 받고 있으며, 집요하게 산별교섭을 요구함에 따라 올 임금협상 등에서 험로가 예상된다.
가장 좋은 방법은 손실분 만큼의 수가인상일 것이다. 지난해 병원협회가 실시한 연구에서 5.1~9.3%의 수가인상이 필요함이 적시됐다. 그러나 올해 7월에는 대형병원에서만 시행하는 만큼 전체 요양기관에 적용되는 수가 인상을 주장하기에는 설득력이 약하다는 것이 병원계의 딜레마다.
그러나 주 5일제가 병원경영 혁신의 촉매제가 될 것이란 전망도 만만치 않다. "위기는 기회"라는 말처럼 주 5일제란 난제를 기회로 활용하는 병원계의 지혜가 그 어느 때보다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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