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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2024-03-28 17:57 (목)
전국 `醫' 한 목청 정부는 들리는가
전국 `醫' 한 목청 정부는 들리는가
  • 김영숙 기자 kimys@kma.org
  • 승인 2000.06.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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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건·강·권 글씨가 하나씩 새겨진 글자판을 앞세우고 의대생 및 전공의로 이뤄진 자원봉사자들은 징과 장구, 북, 꽹과리등의 학생 풍물에 맞춰 진료권 사수, 보험재정 확충 등이 쓰여진 3백여 만장을 들고 입장, 대회장을 만장 물결로 가득 채우면서 분위기는 더욱 고조됐으며 장엄한 북소리와 함께 김재정 의협회장, 신상진 의쟁투위원장, 라석찬 병협회장을 선두로 내외빈·임원진이 입장. 신상진 의쟁투위원장이 김재정 의협회장에게 협회기를 전달하는 순간 참석자들은 일제히 `신상진', `김재정'을 연호했으며 “휴진이라는 제살 깍기까지 하는 투쟁에 대해 정부는 집단이기주의로 매도, 끝까지 밀어붙이고 있다. 가열찬 투쟁을 위해 다시 뭉쳤다. 국민건강권과 의사 생존권을 위해 끝까지 투쟁을 선포한다”는 사회자의 선언에 참석자들은 큰 환호로 화답, 투쟁열기를 달궜다.

○…신위원장은 김재정 의협회장, 라석찬 병협회장, 김재전 의협 명예회장, 박길수 의협 대의원회 의장, 김두원 의협 직전회장, 지제근의학회장, 박희백 의정회장, 김동준 개원의협의회장, 이영해 여자의사회장, 천희두·김성규 전 대의원회 의장, 손재현 의협감사, 한광수 서울의사회장 외 16개 시도지부장, 유태준 중소병원협의회장, 김현집 서울의대 교수협의회장, 주신구 병원의사회장, 김대중 전공의협의회장, 김남훈 전국의대 연석회의의장 등을 차례로 소개. 내빈소개에서는 전국 의대교수를 대표해 결의대회에 처음 나온 김현집 교수, 전공의와 학생 대표들이 소개될 때 특히 열렬한 환호가 나와 개원의, 봉직의, 전공의, 학생등 모든 분야를 망라해 하나로 뭉친 의사들의 자긍심을 읽을 수 있었다.

○…이어 지난2월17일 여의도 문화마당에서의 결의대회 이후의 경과보고 순서에서 김인호 의무이사가 5월30일까지의 의약분업 상황을 조목 조목 소개하면서 ▲선진국 수준의 전문 및 일반의약품 분류 재조정 ▲진료수가 적정화 ▲의약분업에 소요될 재원조달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 ▲대체조제시 의사의 동의, 생물학적 동등성 확보 ▲약사의 임의조제를 근절할 수 있는 하위법을 명확히 제시할 것 ▲약화사고에 대한 책임소재의 명시 등 요구사항을 결연한 목소리로 하나 하나 제시. 의료보험현안 경과보고에서 김방철 보험이사는 수가계약제와 심사기구 독립을 포함한 국민건강법과 관련 “보건복지부는 건강보험법상의 수가계약제의 애초 취지와는 달리 겉모습만 갖춘 채 실제로는 고시제도를 지속하려 하고 있다”고 무늬만 수가계약제를 질타.

○…김재정 의협회장은 대회사에서 “지금 이 시간 앞으로 우리나라의 의료를 이끌어 나갈 의대생들이 수업거부를 이야기하면서 인간에 대한 사랑보다는 미움을 배워가고 있다. 환자들과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환자들의 고통을 어루만져 주어야 할 우리 후배 전공의들 역시 사표를 던지려 하고 있다.

또 학생교육과 연구, 진료에 전념해야 할 교수들도 의료현실에 심한 허탈감을 나타내고 있고 개원의사들은 폐업도 불사하겠다고 한다. 오늘날 사태를 이 꼴로 만든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가. 바로 국민건강을 대변하는 의료계의 정당한 주장까지도 집단이기주의나 기득권 수호를 위한 행동으로 매도하고 애써 외면해온 정부에 책임이 있지 않느냐 ”며 특유의 호소력 있는 어법으로 투쟁의 정당성을 역설. 또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정부의 의약분업 안에 반대하는 것이 절대 아니다. 정부의 의도대로 의약분업이 되면 엄청난 부작용과 후유증이 초래될 것을 우려한다”며 이런 충정을 이해하고 냉철히 판단해 줄 것을 재차 당부하면서 “정부안에 대한 문제점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의약분업제도에 협력할 의사가 추호도 없다”고 투쟁의사를 천명.

○…연호와 박수속에 등장한 신상진 의쟁투위원장은 “서구식도 일본식도 아닌 정체불명의 의약분업을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며 대내외에 투쟁을 선포했다. “정부가 6월15까지 7만의사의 정당한 요구를 수용하지 않는다면 우리 모두는 6월20일부터 무기한 폐업 투쟁으로 맞설 것'이라며 전면전을 선포했다. 신위원장은 “이제 기회는 단 한 번 밖에 없다. 사소한 입장이나 견해 차이를 단결의 힘으로 녹여내자”며 7만의사의 단결을 호소했으며, “우리는 반드시 승리할 것이다”는 마지막 말로 강철같은 투쟁의지를 불태웠다. 대회사와 투쟁사가 진행되는 동안 32.5도의 폭염에도 불구하고 모자도 쓰지 않은채 만장을 든 학생·전공의 자원봉사자들, 그리고 참석자들도 흐트러짐 없이 대회를 지킴으로써 결연한 투쟁의지를 과시.

격려사를 위해 나온 라석찬 병협회장의 “국민의 건강을 위해 편익을 우선해야 한다”며 병원내 조제실을 존속해야 한다는 요지의 발언에 참석자들은 다소 언짢은 반응. 박길수 의장과 김동준 개원의협의회장은 의사들의 정당한 요구를 집단이기주의로 매도하는 정부의 처사를 질타. 지제근 의학회장은 격려사에서 의사들의 봉사와 헌신으로 한국의료의 발전을 이루었으나 이에 대한 정당한 평가가 이뤄지지 못하고 일방적 희생만 강요되는 현실를 환기시키고, 생존권을 위협받은 상황에서 의사의 사기는 떨어지고 의사와 환자 사이에 꼭 필요한 신뢰에 커다란 상처을 안겨준다며 이는 어떤 제도로도 회복시킬 수 없다며 안타까움을 피력.

○…전국 의과대학 교수를 대표해 김현집교수가 나와 5월28일 전국의과대학 교수협의회의 결의를 전달하자 참석자들은 교수들의 동참에 큰 환호를 보냈다. ▲정부당국은 의사들의 정당한 요구를 받아들일 것 ▲의사들을 집단이기주의로 매도하지 말 것 ▲의사들이 마음놓고 환자를 위해 최선의 진료를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 것이란 3개의 요구사항이 관철될 때까지 의협의 결정에 적극 동참할 것을 천명, 의약분업과 관련 교수들도 함께 투쟁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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