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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2024-03-29 06:00 (금)
시론 문회장님원고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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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편만섭 기자 pyunms@kma.org
  • 승인 2004.03.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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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 의회민주주의가 정착되기까지는 대단히 어려운 과정을 겪었었다. 서구에서는 기독교적인 전통이 국민의 기본권리를 존중하는 사회의 틀을 발전시키는데 도움이 되었었다. 그러나 우리는 유교적인 관습과 지정학적인 요소의 영향으로 왕정, 군정, 식민 지배를 겪은 후에 대통령제와 내각책임제 등 교과서에 있는 여러 형태의 정치제도를 경험하면서 오늘의 의회민주주의 제도를 힘겹게 달성하게 되었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우리나라의 의회민주주의 제도가 수준 높고 원활하게 운용되고 있다고 볼 수는 없다. 오늘날 우리들이 경험하고 있는 정치적 혼란과 국민들의 불안을 보면서 우리의 의회민주주의의 취약점을 실감하게 된다.

의회민주주의가 올바르게 운영되기 위해서는 국민들의 다양한 목소리가 자유롭게 국정에 반영되어야하며 지역과 직종의 의견들이 국정에 조화롭게 반영되어야 할 것이다. 의협이 창립된 이후 의사단체는 의료정책에 관한 목소리를 국정에 반영하기 위하여 꾸준하게 노력을 해왔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여러 이유 때문에 사회의 관심을 끌 정도의 큰 효과도 없었으며 정부당국의 잘못된 시책에 대한 피해자의 입장에서 시정을 호소하는 정도에 지나지 않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의료보험제도의 도입과 잘못된 의약분업제도의 일방적인 도입시도에 대한 반대투쟁으로 의사단체의 정치적 활동이 강화되기 시작하였다. 이런 과정에서의 고통과 희생을 감내해 왔으며 세계 여러 나라 의사회의 주목을 받게 되었다.

의회민주주의에서는 국민에 의해 선출된 국회의원이 국민의 대변인이 되어야함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세력으로 등장한 시민단체들이 의권수호를 위한 노력에 큰 문제점으로 등장하게 된 것이 뼈아픈 경험으로 남게 되었다.

국민으로부터 선출되지도 않을뿐더러 구성에서부터 모호한 점이 없지 않은 수많은 시민단체가 전문성도 없이 의료정책에 깊숙이 개입되어 어느 때에는 행정부보다 더 강한 무소불의가 권력을 갖게 된 것은 우리시대의 특성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잘못된 의료정책으로 수많은 국민들이 피해를 보아도 시민단체가 책임 진일도 없고 질수도 없다는 사실도 주목해야 할 것이다.

각 직종단체가 자기들의 권익을 지키거나 발전시켜나가기 위한 정치적 행위는 당연히 허용되어야 하지만 현재 우리사회에는 공정성과 합리성에서 크게 편중되고 있다. 노동단체, 교원단체나 기업 등은 국민입장에서 볼 때 좀 지나치다고 느껴지는 행위를 하더라도 별 문제가 없을 뿐더러 법을 무시하는 행위에 대해서 가해지는 법적재재는 대단히 부드럽다.

이제 법에 대한 불복종 운동도 공공연하게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폭력적시위도 서슴지 않고 있다. 이에 비해 의사단체의 저항운동은 집단이기주의, 수구적이라는 일방적인 비난으로서 압박을 받고 있다. 자기직능의 권익수호를 위한 행위가 어떤 때에는 정당한 권리행사가 될 수 있는 반면 의사들만이 집단이기주의라는 비난을 받아야하는 고정치 못한 현실 속에 우리들은 살고 있다.

이런 불공정한 여건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의협은 정치세력화를 강력히 추진되지 않을 수 가 없는 것이다. 오죽하면 전공의가 노조결성에 나서고 있는가 하는 현실을 깊이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다.

의사단체의 정치세력화라는 과제는 대단히 중요하며 우리들의 앞날에 중대한 영향을 남기기 때문에 대범하고도 신중해야 할 것이다. 치밀한 준비도 있어야 할 것이며, 지도자에게는 시국을 보는 경륜이 필요할 것이다. 이에 몇 가지 과제에 대한 의견을 개진하고자 한다.

1. 반복되는 홍보활동을 통한 국민의 이혜와 지지를 얻어야 한다.
지난 2월 22일의 궐기대회 후에 언론인들의 평가를 들은 일이 있었다. 좋지 않은 기상조건에도 불구하고 잘된 대회라는 평가가 있었지만 과연 국민의 몇 %가 의협의 주장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는가 하는 것에 대해서는 의문이 있었다.

사회주의 의료가 어떤 것인지를 이해하는 사람들은 국민 중의 일부 유식 층에 속하고 있으며 소수이지만 죄경된 사고를 갖은 사람들은 사회주의에 덮어놓고 찬동할 수 도 있다는 것이다. 의약분업제도만 하더라도 세월이 흘러가니 잘못된 제도로 인한 손실과 피해가 만성화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있다.

병원의 운영상태와 3시간 3분 진료나 입원실을 얻기 위해서 장기간 대기하는 현상, 응급실의 후진적인 상태 등이 정부가 아닌 의사나 병원의 경영자의 책임과 같이 생각하는 국민들이 있다는 것도 사실이다.

우리들의 주장이 국민들에게 침투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반복된 홍보활동이 필수적이다. 정치세력화가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다수 국민의 지지를 얻어야 할 것이다. 정치에서는 다수가 지배하고 결정권을 갖는 것이 상식이다.

다수의 국민이 우리의 주장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강력한 홍보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예산의 상당부분이 홍보활동에 투입되어야 하며 홍보대상은 일반대중이 되어야 할 것이다. 특히 의료에 관심이 많은 고령자들, 어린이를 키우고 있는 젊은 여성들이 중요한 대상이 되어야 한다. 의사단체가 빈번하게 접촉하는 환자가 가장 효과적인 홍보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서로가 너무나 시간의 제약을 받기 때문에 병의 진료에 관한 문제를 제외하고는 환자가 대화의 대상이 되지 않고 있다. 여기에 홍보상의 취약점이 있기 때문에 방법이 반드시 모색되어야 한다. 과거에 비해서 의협의 홍보 전략은 크게 발전하기는 했으나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니다.

우리나라의 의료와 의사라는 전문직의 앞날이 위기에 처해있다는 공통된 인식만 있으면 이를 극복하는 방법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이다. 쉽게 대중에 접근하고 지지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 반드시 있을 것이다.

2. 조직의 정비와 전략에 관한 연구
일본의사회는 다개미회장 시절에 의사를 괴롭히는 국회의원후보를 당선시키지는 못해도 낙선은 시킨다고 장담했었는데 선거에서 표를 좌우할 수 있는 강한 영향력을 인정받고 있었다. 그로인해 일본의사회의 의료정책에 관한 정치적 힘을 발휘 할 수 있었다. 불행하게도 우리는 아직까지 이런 능력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근래 시민단체 등에서 낙선운동을 공개적으로 전계하고 있는데 이런 방법을 우리들도 생각해 볼 때가 되였다고 믿는다. 선거에서 의사들의 득표능력은 아직도 알려지지 않고 있다. 솔직히 말해 아직까지는 크게 평가받을 만한 능력을 발휘 못했다. 지난번 대선 때에는 후보자 측과 소속정당의 대단히 미흡한 선거운동 방식에 원인이 있었지만 의사단체와 소속회원들이 표에 접근해서 효과적인 운동을 하지는 못했다고 평가되었다.

우리끼리 모여서 의견교환이나 하고 똑같은 말만 되풀이해서는 소용이 없다는 것은 분명했다. 그리고 의사단체의 조직상의 중대한 결함을 내부에서의 이해관계의 상치에서 오는 행동통일상의 문제점에 있다. 의협회원에는 여러 직능이 있는데 개원의, 근무의, 수련의, 교수와 병원 경영자들도 포함되어 있다.

지난번의 '포괄수가재'에 관한 반대투쟁에서 의협과 자매단체간의 심각한 의견차이가 있었는데 이는 대단히 불행한일이며 앞으로 의사단체의 정치세력화에도 하나의 장애요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목전의 이해관계만 앞세우고 의료와 의학의 앞날을 보지 못하는 사람들과는 심각한 대화가 있어야 할 것이다. 이런 단체간의 틈새가 정치세력에 의해서 이용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3. 정치자금의 효율적인 사용
혹자는 의협의 정치적 자금을 의사출신의원을 지원하는데 사용되어야 한다는 주장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은 선진국의 조류를 참고로 하면 잘못된 생각이다. 일본의사회나 미국의사회의 정치활동의 현상을 참고로 해야 할 것이다.

후원하는 정치인의 선정에서는 폭을 넓혀야 하고 의료의 본질을 이해하고 사회주의적 사고를 갖지 않고 국정에 영향력이 큰 중진의원후보와 젊어도 논리적으로 밝고 장래성이 있는 후보를 선택하여야 할 것이다. 의협의 주장에 관심이 없거나 기여를 하지 못하는 경우에도 단지 의사출신이라는 이유 때문에 무조건 지원한다는 방식에는 문제가 있다. 크지도 않은 자원을 효과적으로 사용하여야 하며 합법적이고 투명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의협의 정치세력화는 크게 어려운 과제는 아니나 기대되는 성과를 얻기 위해서는 의협을 중심으로 전회원이 시간과 재정적기여, 홍보활동의 참여, 득표능력의 동원을 통한 올프랫싱의 희생과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이제 물러설 여우도 없는 상태인 것이다. 정치세력화의 성공을 위해서는 모든 회원이 발로 뛰고 소리 높여 외치고 희생을 각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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