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부터 다독하는 습관 때문에 특별히 내게 영향을 끼친 책을 고르려니 한참을 망설여진다.
그렇다고 어릴 때 내가 즐겨 읽으면서 꿈을 키운 '빨강머리 앤'이라고 할 수도 없고, 늘 가까이 하지만 항상 실천이 어려운 성경의 잠언이라고 말하기도 그렇고, 읽었던 책 마다 모두 경이로움을 느꼈기 때문인지 한 권을 끄집어내기가 쉽지는 않다.
전문 지식인인 의사들이 교양 서적으로 꼭 읽었으면 하는 책으로 피터 F. 드러커 박사의 '자본주의 이후의 사회(Post-Capitalist Society)'를 추천하고 싶다.
우리는 정보와 기술의 시대에 살고 있으며 지식이 자본이라는 것을 절감하지만 수 많은 정보로 인한 혼동뿐 아니라 지식의 정의에 어려움을 느끼기도 한다. 지금 우리가 살아 가고 있는 사회가 어떤 사상적 철학적 경제적 배경 위에 설립이 되었고 그 변화 과정과 미래 사회에 대한 석학의 깊은 안목을 읽을 수 있으며, 아울러 지식의 의미에 대한 시대적 변화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놓은 책이라고 할 수 있다.
내가 인문학을 전공했다면 훨씬 일찍 그의 저서들을 대할 수 있었겠지만 인터넷 활용으로 정보에 눈뜨기 시작하면서 사회 과학에 대한 지적 욕구가 늘면서 접한 책이기 때문에 내 마음속에 깊게 각인이 되었으리라 생각된다.
정치학,경제학,사회학,철학,경영학 교수,소설가,경영 컨설턴트,평론가,저널리스트 등 다양한 호칭을 갖고 있는 피터 드러커 박사의 저서에서 지식사회로의 변화 과정과 지식의 새로운 의미, 지식인의 책임과 교육에 대한 해박한 설명에 매료되는 기회가 될 것이다.
우리가 전에 가슴 두근거리며 읽었던 고전 소설이나 철학과 사상의 주인공들이 그 책 속에서 반갑게 우리를 맞아줄 것을 확신하며 책 속에 있는 내용처럼 우리들의 지식이 사회적 실행 능력을 갖게 될 때 진정한 지식인으로서 전문가가 될 수 있으리라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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