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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와 우울증 조기판별 쉽지않다

치매와 우울증 조기판별 쉽지않다

  • 조명덕 기자 mdcho@kma.org
  • 승인 2004.03.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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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와 우울증은 노인의 정신건강을 위협하는 가장 흔한 노인 질환이지만, 치료법과 예후가 서로 다르기 때문에 초기 감별이 중요하다. 그러나 초기 증상이 매우 비슷할 뿐만 아니라 동시에 나타나는 경우도 많아 감별이 쉽지 않다.

최근 6년간 기억장애를 주소로, 서울대병원과 분당서울대병원 치매클리닉에 내원한 65세이상 노인환자 404명중 약 40%에 달하는 160명이 우울증상을 보였으며, 38명은 당장 치료를 요하는 주요우울증 환자로 조사됐다.

노인성 우울증은 젊은 성인에 비해 기억·집중력의 장애가 심해 마치 치매처럼 보이기 때문에 '가성치매'라 불리기도 한다. 그러나 우울증으로 인한 인지감퇴는 치매와 달리 인지기능 개선제 복용으로도 잘 호전되지 않는다. 또 노인성 우울증은 적절히 치료할 경우 회복률이 80%에 이를 정도로 예후가 좋지만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면 만성적인 통증 등 신체증상을 겪게 되고 자살의 위험도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울증을 동반한 기억장애는 그렇지 않은 기억장애와 예후나 발병기전에서 차이를 보이며, 환자 대부분은 우울증상을 자발적으로 호소하지 않아 진료의사가 적극적으로 평가하지 않을 경우 간과할 위험이 높았다.

경한 우울증상을 동반한 기억장애 환자는 우울증상을 동반하지 않은 기억장애 환자에 비해 3년내 주요우울증 발생 위험성이 5배 가량 높은 반면, 치매의 위험성은 약 2/3 수준으로 낮아 뚜렷한 예후의 차이를 보였다.

또 우울증상을 동반한 기억장애는 알츠하이머병의 위험 유전자인 아포지단백 유전자의 영향을 받지 않는 반면, 우울증상을 동반하지 않는 경우는 영향이 뚜렷해, 발병기전도 다를 가능성이 지적되고 있다.

따라서 치매에 대한 평가는 반드시 우울증에 대한 평가와 함께 시행돼야 하며, 노인성 우울증의 8~50%가 치매로 진행되기 때문에 인지감퇴와 우울증상에 대한 평가는 진단초기는 물론 치료과정에서도 정기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이와 관련, 분당서울대병원 김기웅 교수(신경정신과)는 "치매는 인지장애, 우울증은 기분장애라는 편협한 질병관의 피해자가 더 이상 생기지 않기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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