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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 실상 진료실에서도 확인…전문의 78.5% '경험'

학교폭력 실상 진료실에서도 확인…전문의 78.5% '경험'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23.03.17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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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학교정신건강의학회,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조사결과 공개
자살시도 환자 경험 70%…후유증 성인 이후에도 지속 62.7%
"학교폭력 피해자 정신의학적 치료·관리 반드시 필요하다"

[자료=pixabay]
[자료=pixabay]

학교폭력의 실상이 진료실에서도 확인됐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78.5%가 학교폭력 피해자를 진료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살시도 환자 진료 경험도 70%나 됐다.

한국학교정신건강의학회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를 대상으로 시행한 조사결과를 공개했다. 학교정신건강의학회는 학교 내 정신건강문제를 전문적으로 다루고 있으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들이 가입돼 있다.

조사에 따르면 학교폭력 피해자들에게는 우울, 불안, 대인기피, 학교거부, 자해 등을 흔하게 겪고 있으며, 불면증, 분노 조절 장애, 자살 사고를 호소하는 경우도 많았다. 

학교폭력 후유증은 오랫동안 지속됐다.

피해자들은 대부분 외상후 스트레스 증후군이나 우울장애, 불안장애 진단을 받았으며, 정신의학적 치료를 받으면 증상 호전에 도움이 되지만 후유증은 수년 동안 이어졌다. 

심각한 것은 학교폭력이 중단됐다고 해서 바로 증상이 호전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전문의들은 학교폭력 중단으로 증상이 바로 호전된 환자를 경험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학교폭력이 중단된 이후에도 수년 동안 후유증이 지속되는 환자를 진료했으며(31.4%), 학교폭력 후유증이 성인이 된 이후에도 지속됐다(62.7%)는 응답은 더 많았다. 

피해자들의 공격 성향도 감지됐다. 

가해자에 대한 복수를 생각하는 환자를 진료한 경험이 90.2%나 됐으며, 구체적인 복수 계획을 세우는 환자 진료 경험(47.1%)도 적지 않았다. 

전문의 대부분은 학교폭력 피해자들에게 정신의학적 치료와 관리가 반드시 필요하다(63.1%)는 데 동의했다. 

복수까지 생각하는 것은 피해자들이 평생동안 고통받을 수 있다는 방증이다. 
 
학교폭력을 겪은 이후 엄청난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제대로 치료하지 않을 경우 아무리 오랜 시간이 지나도 트라우마를 상기시키는 작은 자극으로도 고통을 다시 경험할 수 있다. 

전문의들 학교폭력 예방을 위해 '안정적 학교 환경 도모'(33.7%)를 첫 손으로 꼽았다. '가정 내 지지적인 양육'(27.7%), '학교 폭력 예방 교육'(15.4%), '교사 역할 및 재량 강화'(12.3%) 등도 중요하게 생각했다. 

한국학교정신건강의학회는 "학교, 특히 중고등학교에서 학생들간 예의, 대인관계 기술 등 인성교육을 강화하고, 학교 폭력에 대한 이해나 대처법을 교육하는 등 예방 활동이 필요하다"라며 "교사와 학교의 학교 폭력 사후 조정 및 대처 역량도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학교 폭력 발생 이후에는 피해자, 가해자 및 방관 학생들의 정서, 사고 및 적응 과정에서 발생하는 여러 문제나 영향들을 좀 더 세밀하게 들여다보고 필요할 경우 정신건강 전문가의 개입이 가능할 수 있도록 평시 협조 및 지원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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