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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2024-04-25 18:04 (목)
"간호법, 보건의료인 일자리 빼앗아" 약소직역 분노

"간호법, 보건의료인 일자리 빼앗아" 약소직역 분노

  • 홍완기 기자, 박승민 기자 wangi0602@doctorsnews.co.kr
  • 승인 2023.02.26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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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만 보건복지의료연대 "민주당, 약자 외면" 규탄
예비 보건의료인 자유발언 "왜 우리 일자리를 빼앗나?"

강용수 대한응급구조사협회장, 강성홍 대한보건의료정보관리사협회장, 조영기 대한방사선사협회장은
강용수 대한응급구조사협회장, 강성홍 대한보건의료정보관리사협회장, 조영기 대한방사선사협회장은 "의료의 상생과 협력을 주장하는 약소 직역 단체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는 규탄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의협신문

약소직역 단체들이 "진짜 약자는 간호사단체가 아니다"라며 울분을 토했다. 간호사 외 보건의료인을 꿈꾸는 학생들은 "왜 우리의 일자리를, 배울 수 있는 기회를 빼앗나?"라며 분노에 찬 목소리를 냈다.

대한응급구조사협회·대한보건의료정보관리사협회·대한방사선사협회·한국노인복지중앙회·한국재가노인복지협회·한국재가장기요양기관협회 등은 2월 26일 여의대로에서 열린 간호법, 면허취소법 규탄 총궐기대회에서 "의료의 상생과 협력을 주장하는 약소 직역 단체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는 규탄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강성홍 대한보건의료정보관리사협회장은 "간호사가 만물박사냐?"고 반문, 간호사 직역이 약소 직역의 업무 범위를 침범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여기에 간호법까지 더해진다면 이러한 침탈은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간호사는 약자가 아니다. 어떻게 의료인 중 가장 많은 인원이면서 보건의료 전 영역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간호사가 약자가 될 수 있겠나?"라고 꼬집었다.

강성홍 회장은 "간호사는 누구와도 협력하지 않은 보건의료분야의 횡포자다. 간호조무사에게는 헌법에 보장된 교육의 기회를 박탈하고, 보건의료정보관리사의 고유 업무인 진단코드 업무까지 뺏어 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무엇보다 간호사만을 위한 간호법은 보건의료의 타 분야의 발전을 저해하게될 것이라고 분석, 간호법을 통과시키는 국회의원들이 정말 약자를 대변하고 있는지를 짚어보라고 비판했다.

또 "보건의료분야에서 자기들보다 힘이 더 약한 직종에게 무자비하게 횡포를 부리던 간호사들이 이제는 의사 영역까지 침범하려 한다"면서 "이들을 약자라 할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특히 간호사들에 "가짜 약자 단체"라며 진짜 약자인 약소 보건의료단체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줄 것을 재차 호소했다.

강용수 대한응급구조사협회장은 "의료를 논하면서 의사를 적으로 규정하고 간호독점법을 밀어붙이는 간호협회는 분명 국민에게 심판 받을 것"이라면서 "다양한 보건의료의 협력적 구조를 근본적으로 부정하고, 보건의료인력의 다양성을 말살하는 간호법안을 정의롭게 반대한다!"고 외쳤다.

(왼쪽부터) 권태엽 한국노인복지중앙회장, 김양희 한국재가노인복지협회장 ⓒ의협신문
(왼쪽부터) 권태엽 한국노인복지중앙회장, 김양희 한국재가노인복지협회장 ⓒ의협신문

권태엽 한국노인복지중앙회장은 "공정과 상식, 공존과 상생을 말했으나 우리는 다시 슬픈 역사를 맞이하게 됐다"며 "부당하고 비합리적이며 국민 건강을 위협하는 간호법 제정을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간호법은 간호사 본인들이 의사 행세를 해 짝퉁 의사를 만들어내고 약소 직역 일자리를 강탈해 의료복지 안의 각 직역 전문성을 허물어버리는 법안이다"며 "봄이 다가오고 있지만, 이 자리를 함께해준 13개 보건복지의료연대에게는 봄이 오지 않고 있다. 우리에게 봄은 없지만 승리의 날을 위해 똘똘 뭉쳐 싸워나가자"고 목소리 높였다. 

김양희 한국재가노인복지협회장은 간호법의 문제점으로 ▲법률 체계의 일관성 저해 ▲불법 의료 등의 위험 야기 ▲보건의료인력지원법과의 충돌 및 보건의료 직능 내 갈등초래 등 3가지를 언급하며 "간호법 제정은 그동안 지속적으로 발전해 온 의료법을 부정하고 대한민국 보건의료체계를 붕괴시킬 것이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국회는 간호법과 같이 어느 한 직역만을 위한 법을 제정해 갈등과 불화를 조장하지말고 의료중심의 통합적인 지역사회 건강돌봄체계 구축을 위한 의료법 개정과 전체 보건의료 인력 처우개선을 위한 보건의료 인력지원법 개정을 추진해달라"고 촉구했다. 

예비 보건의료인 자유발언 "왜 우리의 일자리를 빼앗나?"

예비 보건의료인인 학생들도 규탄 대열에 합류했다. 당찬 목소리로 "수십만 학생들의 일자리가 달린 문제"라며 간호법의 즉각 철회를 촉구했다.

연세대학교 임상병리학과에 재학중이라고 밝힌 학생은 "간호협회는 동정심을 자극하는 위선으로 언론을 호도하고 있다. 간호법 제정을 계속 주장한다면 의료인에서 간호사를 제외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힘 없는 학생이지만 졸업 후 몸담게 될 보건의료체계가 이 싸움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면서 "간호사들의 표심을 얻고자 잘못된 약속을 해놓고, 그 약속을 지켜야한다는 미명으로 간호법을 밀어붙인 의원들은 40만의 표심이 그 책임을 함께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래의 일자리를 위협받고 있다는 학생의 호소도 나왔다.

김영준 학생(원광대학교 의무행정학과)은 "보건의료정보관리사를 꿈꾸는 학생이다. 업무를 하기 위해 국가 시험을 통해 자격을 얻고자 대학에 진학했다"라면서 "현재도 간호사는 보건의료정보관리사가 해야할 일을 하고 있다. 학생들은 어떤 희망을 가지고 공부를 해야 하는가?"라고 지적했다.

"간호업무만으로도 일자리가 넘친다. 의료현장에서는 간호사 부족을 이야기 한다. 간호사들이 타 직역 업무를 하니 인력이 부족한 것이 아닌가?"라고도 반문했다.

최윤선 학생(공주대학교 응급구조학과)역시 응급구조사의 업무 침탈을 지적, 간호법이 이러한 현상을 더 심화할 것임을 경고했다.

"응급구조사만을 바라고 지금까지 공부해 왔다. 그런데, 학생들이 최근 간호법이 통과되면 전과를 해야하는가? 라는 고민을 하게 됐다"며 "간호법은 간호사를 지역사회로 더 내보내겠다고 한다. 우리는 어디로 가야 하는가?"라고 물었다.

또 "간호법안은 결국 의료기관의 간호인력난을 부추길 것"이라면서 "저와 제 동기들이 본래 꿈대로 응급처치를 통해 현장에서 일할 수 있길 바란다"고 소망했다.

18년동안 일해온 응급구조사 역시 발언대 마이크를 잡고 "간호사는 응급구조사 업무를 침탈하고 있다. 사회적 명분이 없는 침탈 행위는 국민의 생명을 위협할 것"이라고 분명히 했다.

간호조무사의 학력을 제한한 데 대해 "간호조무사도 전문대에서 학업을 하고싶다"는 외침도 나왔다.

김이슬 간호조무사는 "고졸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싶었다. 하지만 전문대에 간호조무과가 없었다. 결국 다른 과의 전문대로 진학할 수 밖에 없었다"며 "이러한 경험을 상당수의 간호조무사들이 겪고 있다. 간호조무사는 왜 고졸 아니면 간호학원 출신어야 하는가?"라며 울먹였다.

끝으로 "간호사가 아닌 간호조무사로서 당당히 인정받고 싶다. 또 간호조무사로서 환자에 대한 간호를 더 잘하고 싶다"면서 "전문대를 갈 기회마저 막는 직종은 어디에도 없다. 왜 그 길을 막고 있나?"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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