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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임세원 교수 4주기 추모의 밤 "슬픔 넘어 미래로"
故 임세원 교수 4주기 추모의 밤 "슬픔 넘어 미래로"
  • 김미경 기자 95923kim@doctorsnews.co.kr
  • 승인 2022.12.07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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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의사자 고 임세원 교수 추모의 밤 '다시 만날 그날에' 성료
의협·추모사업위원회, 안전한 진료환경과 정신의학진료 체계 개선 다짐
ⓒ의협신문
고 임세원 교수 추모 행사가 12월 6일 저녁 강남 한국컨퍼런스센터 대강당에서 열렸다. [사진=김미경 기자] ⓒ의협신문

진료실에서 환자가 휘두른 흉기에 안타깝게 명을 달리한 고 임세원 교수의 4주기를 기리는 추모의밤 '다시 만날 그날에'가 12월 6일 오후 7시 강남 한국컨퍼런스센터 대강당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에서는 고인에 대한 추억을 함께 나누며, 고인의 유지를 받든 추모사업의 의미와 향방을 모색했다.

고 임세원 교수는 2018년 12월 31일 당시 자신의 생명이 위급한 상황에서도 비상구가 아닌, 간호사실과 환자대기실로 이어지는 긴 복도로 나아갔다. 임세원 교수는 환자들과 간호사에게 상황을 알리고 대피시키느라 본인이 도피할 시간을 놓쳤다. 해당 사건은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되며 추모물결이 이어졌고, 의료인에 가해지는 폭력에 대한 경각심이 제고되기도 했다.

4주기 추모의 밤은 대한신경정신의학회와 대한정신장애인가족협회 주최로 열렸다. 오강섭 신경정신의학회 이사장, 조순득 정신장애인가족협회장, 곽숙영 보건복지부 정신건강정책관, 이필수 대한의사협회장 등 보건의료 각계에서 참석해 고인을 추모했다.

고 임세원추모사업위원회(이하 추모사업위원회)의 위원장을 겸임하고 있는 오강섭 신경정신의학회 이사장은 "추모사업위원회는 지난 3년간 YTN 라디오와 함께 추모콘서트를 열며, '마음이 아픈 이들이 편견과 차별 없이 치료와 지원을 받는 사회'라는 고인의 바람을 기억하고 마음을 모아왔다"며 추모 행사의 취지를 말했다.

이어 "추모사업위원회는 앞으로도 고인이 바라는 사회를 실현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활동해나가겠다.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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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필수 의협회장이 의협과 의사를 대표해 추모의 마음을 전하고 있다. [사진=김미경 기자] ⓒ의협신문

이필수 의협회장은 "대한의사협회 14만 의사를 대표해 고인을 향한 추모를 전할 때마다 여전히 가슴이 허전하고 먹먹함을 느낀다"면서 "안타깝게도 의료기관에서 폭력사건은 여전히 근절되지 않고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의협은 의료 현장에서 의료진과 환자들이 피해를 입는 일이 없도록 법과 제도적 장치 마련에 최선을 다하며 실제 행동에 임할 것이다. 추모사업위원회의 지속적인 활동도 함께 응원한다"고 말했다.

다음 순서로는 고인의 업적과 추모사업위원회 성과 소개가 이어졌다.

고 임세원 교수의 친우이자 추모사업위원회 간사이기도 한 백종우 경희의대 교수(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는 "임세원 교수는 한국형 표준 자살예방교육 '보고 듣고 말하기' 개발에 핵심적 역할을 했다. '보고 듣고 말하기'는 2022년 현재까지 207만여명의 국민과 267만여명의 국군(2018-2021 기준)이 수료했다"며 고인의 업적을 기렸다. 

그러면서 "타인의 생명을 구하기 위한 숭고한 희생정신을 보여준 임세원 교수는 2019년 5월 청조근정훈장과 더불어 보건의료계에서 여러 상을 수여받았다. 2020년 9월에는 의로운 자세와 행동으로 의사자에 선정됐으며, 2022년 4월 서울 국립현충원 이장식이 거행됐다"며 추모사업위원회의 경과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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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임세원 교수의 국립현충원 이장식이 2022년 9월에 거행됐다. [사진=김선경 기자] ⓒ의협신문

이어 '임세원 법'이라고도 불리는 정신건강복지법·의료법·응급의료법 3개 개정안이 국회에 통과된 것도 주요 성과로 소개했다. 해당 개정법안들은 정신질환자의 입원 및 치료 절차 강화와 의료인 폭행 가중처벌을 골자로 한다. 또 100병상 이상 규모의 병원에 경찰청과 연결된 비상벨 설치와 보안인력 배치를 의무화하는 조치도 시행됐다. 

백종우 교수는 "YTN라디오와 함께한 추모콘서트는 지난 3년간 코로나19의 여파에도 쉬지 않고 이어졌고, 2020년 1월 고 임세원 추모콘서트가 한국PD연합회가 선정한 이달의 PD상(라디오 특집 부문)을 수상했다"며 "고 임세원 교수 의사자 인정거부 취소 소송에 힘쓴 이유정 변호사와 김민후 변호사가 그 공로를 인정받아 2021년 대한민국 법무대상 수상식에서 송무대상을 수상키도 했다"고 밝혔다.

이후 신성식 중앙일보 기자, 황태연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 이사장, 법무법인(유) 원의 이유정·김민후 변호사, 김영미 분쟁전문 PD, 권순정 한국자살예방협회 교육위원장이 고인과의 인연을 얘기하며 추억하는 토크콘서트가 이어졌다.

특히 몇몇은 고인에게 진료를 받거나 도움을 받으며 마음의 짐을 덜어낸 사연을 진솔하게 풀어내 감동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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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임세원 교수 아들 임정섭 군(오른쪽)이 4주기 추모의 밤에서 유가족 대표로 감사를 전하고 있다. [사진=김미경 기자] ⓒ의협신문

고 임세원 교수의 아들인 임정섭 군은 유가족 대표로 감사를 전했다. 임정섭 군은 선친을 잃은 아픈 기억 외에도, 함께 영화를 보거나 소소하게 다툰 기억 등 임세원 교수와 보낸 일상적 추억을 함께 나눴다. 

특히 이날 임정섭 군은 "이런 비극이 또 다시 발생하면 안 되기에, 대응책이 계속 발전했으면 한다"며 "아버지는 자신만의 '희망의 근거'를 갖는 것을 중요시하셨는데, 여기 계신 모든 분들이 자신만의 희망의 근거를 찾고, 아직 찾지 못한 다른 분들을 도울 수 있도록 모색하기를 바란다"고 전해 감동을 안겼다.

임정섭 군이 미디어 관련 학과에 진학해 직접 제작에 참여한 고 임세원 교수의 다큐멘터리도 언급했다. 다큐멘터리 제작과정에서 임정섭 군은 사건 당시의 CCTV를 처음으로 시청했는데, "참혹한 장면에 슬퍼하고 분노했으나, 그동안 외면해왔던 아버지의 죽음을 인정하며 한 단계 나아가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날 사회를 맡은 김혜민 YTN 라디오 PD는 "임정섭 군이 조연출을 맡은 고 임세원 교수의 다큐멘터리는 12월 마지막 주 편성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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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임세원 교수의 아들 임정섭 군(왼쪽)을 향해 김창기 씨(오른쪽)가 '아빠가 아들에게' 곡을 부르고 있다. [사진=김미경 기자] ⓒ의협신문

추모 공연에는 그룹 '동물원'의 전 멤버이자 신경정신과의사인 김창기 씨와 가수 최승열 씨가 고인을 기리는 무대를 펼쳤다.

김창기 씨는 자신의 곡 중 '엄마가 딸에게'라는 곡을 '아빠가 아들에게'로 개사해 고 임세원 교수의 아들 임정섭 군에게 불러주며, "사랑합니다, 우리 아들"이란 말을 전해 눈물을 자아냈다. 

최승열 씨는 김창기 씨 자작의 고 임세원 교수 추모곡 '우리 다시 만날 그날에'를 열창하며 '고인을 다시 만날 때 따뜻한 세상을 만들겠다는 약속을 지켰다고 말할 수 있기를' 기원하는 메시지를 전했다.

추모사업위원회의 초대 위원장인 박용천 신경정신의학회 전 이사장은 "이제는 슬픔을 기쁨과 희망으로 승화시킬 때가 왔다"며 고인의 유지를 잇기 위한 추모사업과 행동을 독려했다.

또 "곧 '정신의학의 역사 1장'에 임세원 교수가 등재된 교과서가 나올 예정이다. 후학들과 다른 분야 동료들에게 '임세원'이라는 의인이 있었다는 커다란 족적으로 남을 것"이라며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정신의학회에서도 임세원 선생의 이야기를 알려, 전 세계 사람들에게 '대한민국이 올바른 사람을 기릴 수 있는 나라'임을 보이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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