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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2024-04-20 06:00 (토)
잘못된 이어폰 사용 '소음성난청' 부른다

잘못된 이어폰 사용 '소음성난청' 부른다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22.10.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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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이과학회, '코로나19 팬데믹 시대 청소년 이어폰 사용법' 공개
최대 음량 50% 이하 청취 권장…소음 환경 자제·교통사고 상황 금물
청력저하 이행 후 자각…난청 발생 땐 정상 청력 회복 안돼 예방이 최선

[그래픽=윤세호기자 seho3@kma.org] ⓒ의협신문
[그래픽=윤세호기자 seho3@kma.org] ⓒ의협신문

"이미 발생한 난청은 정상 청력으로 회복될 수 없습니다. 예방이 최선입니다."

전국민 모바일시대다. 통화뿐 아니라 각종 정보 습득, 선호하는 음악·영화 시청도 손 안에서 이뤄진다. 이렇다보니 자칫 귀 건강에 소홀할 수 있다. 누구나 갖고 있는 모바일기기인 만큼 이어폰으로 소리를 듣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하루 중 영상·음악을 이어폰으로 듣는 시간은 갈수록 늘고 있으며, 이어폰을 처음 접하는 연령층도 크게 낮아졌다. 게다가 청소년들은 코로나19 팬데닉 속 온라인 수업이 늘면서 이어폰을 통해 듣는 게 일상이 됐다. 성인뿐 아니라 아이들의 난청을 예방하고 귀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올바른 이어폰 사용이 더욱 중요해졌다. 

대한이과학회는 '코로나19 팬데믹 시대 청소년을 위한 안전한 이어폰 사용법'을 공개하고, 귀 건강에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이과학회가 권장한 올바른 이어폰 사용법은 지키기 어렵지 않다.

먼저 조용한 환경에서는 이어폰을 사용해도 상관없지만, 음량은 늘 최대치의 50%보다 작게 들어야 한다. 

지하철·버스·비행기·게임방 등 소음이 많은 환경에서는 가급적 이어폰 사용을 자제하고, 꼭 사용해야 한다면 외이도를 완전히 막는 이어폰 또는 귀를 완전히 덮어 외부 소음을 차단하는 헤드폰을 사용해야 한다. 이어폰에 소음제거 기능이 있으면 청각 보호에 도움이 된다. 

보행·운전·자전거 탑승 등 교통사고 위험이 있는 상황에서는 이어폰을 사용하면 안 된다. 

거의 10년전인 2013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청소년 22.6%가 하루 80분 이상을 이어폰으로 음악을 들었다. 모바일 기기 발전과 빨라진 인터넷 접속환경, 다양해진 콘텐츠를 감안하면 현재의 이어폰 이용 비율과 시간은 가늠키 어려울만치 급상승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장시간 소음에 노출되면 내이(內耳) 유모세포 손상에 따라 소음성난청이 발생한다. 특히 청소년에게는 영구적인 난청을 유발하는 주요 요인이 되고 있으며, 아직까지 확실한 치료법이 없기 때문에 예방이 최선이다.  

미국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85dB 크기의 소음에 8시간 이상 노출되면 소음성난청 위험이 커지고, 115dB 이상의 소음에는 아무리 짧은 시간이라도 노출되지 않도록 권장하고 있다. 

국내에서 만들어진 스마트폰의 경우 15단계로 음량조절이 가능하며, 최대 음량으로 들을 경우 99.9∼100.3dB의 소리에 노출된다. 15단계 중 10단계를 넘어서면 청각 손상 경고창이 뜨는 데, 이 때 출력되는 소리 크기는 85dB 정도다. 가급적이면 경고창이 뜨기 전 수준의 음량으로 들어야 한다. 그러나 기기마다 음향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청각 보호를 위해 최고 음량의 50% 이하로 듣는 게 안전하다.

주변에 소음이 많은 환경에서는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소음 때문에 무의식적으로 음량을 높이기 때문이다.

사용자가 음원을 명확하게 듣기 위해 사용하는 음량 조건을 '선호청취음량'(preferred listening level)이라고 한다. 고요한 환경에서는 선호청취음량도 작지만, 소음 환경에서는 자연스럽게 선호청취음량이 커지게 되고 이때 청력 손상이 발생한다. 

지하철에서 음악을 듣거나, 비행기에서 영화를 보는 경우 음량이 너무 큰 상태로 장시간 소음에 노출될 수 있다. 버스나 게임방 등 소음 환경에서도 마찬가지다. 

지하철의 경우 70dB의 주변 소음이 발생하고, 비행기는 83dB의 소음이 발생한다. 이런 소음 환경에서는 음악이나 영화의 소리를 정확히 듣기 위해 선호청취음량이 과도하게 커지게 된다. 만약 10시간 이상 비행이 소요되기 미국행일 경우 이어폰을 계속 사용하면 85dB 이상 소음에 8시간 이상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 미국 질병관리청의 소음성난청 기준을 넘는 수치다.

이어폰의 종류도 소음성난청에 영향을 준다. 이어폰 형태나 기능 등에 따라 외부 소음 차단 성능이 다르기 때문이다.

귓구멍을 꽉 막는 형태의 이어폰은 외부 소음 차단 효과로 선호청취음량을 낮추고, 귀를 완전히 덮는 헤드폰도 머리에 잘 밀착하게 되면 외부 소음 차단 효과가 좋기 때문에 청각 보호에 도움이 된다. 최근 개발된 소음제거 기능을 탑재한 이어폰·헤드폰도 소음 환경에서도 선호청취음량을 작게 유지할 수 있어 귀 건강에 유용하다.   

이어폰 사용으로 인한 교통사고 환경 노출 위험도 크다.  

지난 2012년 조사에 따르면 116건의 보행 관련 교통사고 가운데 피해자 74%가 이어폰을 사용하고 있었다. 사고 직전 자동차 경적이나, 주위의 경고 음성을 듣지 못한 결과라는 지적이다. 더군다나 소음제거 기능이 있는 이어폰·헤드폰을 착용한 경우 위험은 더 높아진다. 보행·운전·자전거 탑승 등 교통사고 위험이 있는 상황에서는 이어폰을 사용하면 안 된다. 

대한이과학회·대한청각학회·한국보건의료연구원은 청소년들의 소음성난청 예방에 공동 대응하고 있다. 전문가회의를 통해 청소년의 소음성 난청을 예방하고 청력저하 학생들에 대한 교육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교육과 홍보 가이드라인 및 자료집을 제작·배포하고 있다. 

대한이과학회는 "소음성 난청은 서서히 특정 고주파수부터 나빠지기 때문에 스스로 자각하기 어렵고 이명이 발생하거나 이미 청력저하가 중간 주파수까지 진행되고 난 후 자각할 수 있다"라며 "이미 발생한 난청은 정상 청력으로 회복될 수 없다. 예방이 최선이다. 정기적으로 주파수별 청력검사를 통해 청력 이상을 조기에 발견해 더 진행하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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