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위한 바른 소리, 의료를 위한 곧은 소리
updated. 2024-03-29 06:00 (금)
[신간] 너의 심장을 열어보고 싶은
[신간] 너의 심장을 열어보고 싶은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22.09.07 19:23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호준 지음/문학의전당 펴냄/1만원

곧 썩어질 인간의 육체를 향한 한탄과 연민이 시어로 옮겨졌다. 

김호준 시인(을지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공의)이 첫 시집 <너의 심장을 열어보고 싶은>을 펴냈다. 

이번 시집에는 인간의 죽음과 고통을 지켜보는 '의사의 시선'과 생명의 한계를 인식하는 '시인의 시선'이 불안하게 공존한다. 이런 의미에서 그의 시는 스스로에게 향한 고백이자 처방전이다.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격리된 이들이 늘어난 시대, 고통에 무감각한 시대에 전하는 울림이다. 그리고 고통에 무뎌딘 채로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지 않는 것에 익숙해진 현실에서 죽음과 마주해야 하는 인간의 운명에 다가선다.  

'메멘토모리'. 시인의 되뇌임이다. 

모두 쉰 여덟 편이 담겼다. 

◇제1부-달의 기운/방 안에서는 무슨 일이/삶은 반쪽으로/내일은 일어설 수 있을까/관(棺)/사막의 파수/월경(越境)/중력 1/중력 2/해빙/치타델레의 귀순/시참(詩讖)/제설/참례/심폐소생/미시/월경성기흉/들의 장례식에는 눈이/말/드레싱 ◇제2부-해부 1/해부 2/해부 3/해부 4/해부 5/해부 6/해부 7/해부 8/해부 9/해부 10/응급실 1/응급실 2/응급실 3/응급실 4/응급실 5/응급실 6/응급실 7/응급실 8/응급실 9/응급실 10 ◇제3부-어느 집착/탑정호에 묻다/무산(霧散)/금새/장미는 세다/시집/정원사/위태(僞胎)/연가/다시(茶詩)/흔한 기침약/탯줄/실조(失調)/코르사코프 증후군/침습(侵襲)/월유(月幽)/아니마/사과.

이정현 문학평론가는 시집 해설 '의사의 윤리와 시인의 윤리 사이에서'에서 "그의 시는 질병이 넘치는 세계는 인간을 세밀하게 분리하고, 특정한 '정상성'을 강요한다. 숫자와 효율이 강요되는 세계에서 인간의 개별적인 사연과 감정, 고통은 불필요한 소란으로 치부된다. '해부' 연작시와 '응급실' 연작시에 나타난 시적 주체의 고뇌는 지극히 비효율적이다. 그래도 시적 주체는 줄곧 비효율적인 '머뭇거림'을 고집한다"라며 "이 시집은 시인이 자신을 향해 발신한 편지이자 처방전이다.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격리된 자들이 늘어난 시대, 고통에 무감각해진 시대에 이 ㅂ이 지닌 울림은 각별하다"고 말했다(☎ 043-421-1977).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