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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 의료장비 설치 개정안은 1차 의료 몰락 의미"
"특수 의료장비 설치 개정안은 1차 의료 몰락 의미"
  • 박승민 기자 smpark0602@gmail.com
  • 승인 2022.07.21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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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외과의사회 성명…"영국식 사회주의 의료 체계 이식 계기될 것"
ⓒ의협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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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신경외과의사회가 CT, MRI 등 특수의료장비 설치 인정 기준 개선안과 관련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1차 의료를 담당하는 신규 개원의들의 입지를 약화시키는 등 의료의 근간을 흔드는 문제를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올해 초 6개 의약단체가 참여하는 보건의료발전협의체 제25차 회의에서 특수의료장비 개정안을 논의했다. 특수의료장비 개정안에는 CT는 100병상, MRI는 150병상 이상 자체 병상을 확보해야만 설치할 수 있다. 아울러 자체 보유 병상이 부족한 의료기관의 공동 활용 병상 규정을 폐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대한신경외과의사회는 7월 21일 성명을 통해 "현재 특수 의료장비 설치 기준은 분명히 문제점을 가지고 있지만, 이에 대한 개정은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지 새로운 문제를 만들거나 일을 더 꼬이게 해서는 안 된다"며 "해당 개정안은 대다수를 차지하는 중소병원의 신규 개원을 사실상 금지하는 것이며, 신규 개원의들의 입지를 약화시키고 불평등을 강요하는 것"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해당 개정안의 결과로 대학병원을 포함한 일부 종합병원들만이 특수 의료 장비를 보유할 수 있게 된다면, 이는 1차 의료의 몰락을 의미하며 '한없는 기다림'으로 표현되는 영국식 사회주의 의료 체계를 우리나라에 이식하는 계기가 된다"고 우려했다. 

신경외과의사회는 "21세기에는 21세기적인 사고를 하고 유연하게 접근해 의료 전달체계를 더욱 효율적인 방향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명서

최근 보건복지부와 보건의료발전협의체에서 논의되고 있는 '특수의료장비 설치 인정 기준 개선안'의 구체적인 내용이 알려지고 있다. 흘러나오는 바에 따르면 현재 시행중인 공동 활용 병상 규정을 폐지하는 대신, 특수 의료장비를 설치하기 위해서 CT는 100병상, MRI는 150병상의 자체 병상을 보유하도록 하여 자체 보유 병상이 부족한 의료기관의 CT, MRI 설치를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것과 병원 이전 시 병상을 줄일 수 없도록 하고 명의가 변경되는 경우 등록을 취소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재 특수 의료장비 설치 기준은 분명히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이에 대한 개정은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지 새로운 문제를 만들거나 일을 더 꼬이게 해서는 안 된다. 제시된 개정안은 개선보다는 개악에 가까우며 당장 눈에 보이는 가시적인 문제와 20~30년후 매우 장기적인 관점에서 의료의 근간을 흔드는 커다란 문제를 가지고 있다

150여개의 자체 병상을 소유한다는 것은 병원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중소병원의 신규 개원을 사실상 금지하는 것이다. 수도권과 도시 지역의 특수의료 장비는 이미 포화에 도달하였으므로 향후 150병상이하의 병원에서 특수의료 장비는 설치할 수 없다. 이는 1차 의료를 담당해야하는 신규 개원의들의 입지를 약화시키고 불평등을 강요하는 것이다. 

또, 현재 개원중인 의료기관의 특수 의료 장비는 인정되지만, 명의가 바뀌는 양수·양도에서 특수의료장비 이전 역시 금지되므로 유한한 수명을 가진 현 개원의들이 은퇴하면 이들 특수 의료 장비들도 사라지게 된다. 이러한 결과로 대학병원을 포함한 일부 종합병원들만이 특수 의료 장비를 보유 할 수 있으며, 수도권과 도시지역에서 조차 CT, MRI 촬영을 위해서 대학병원에 가야만 하는 것을 의미한다. 대학병원과 종합병원에서의 진료는 바람직한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1차의료의 몰락을 의미하며 '한없는 기다림'으로 표현되는 영국식 사회주의 의료 체계를 우리나라에 이식하는 계기가 된다. CT와 MRI를 촬영하기 위해 대학병원을 찾아야하고 몇 달씩 기다려야 하는 최악의 상상이 현실화되어 의료는 한순간에 붕괴될 것이다. 그러므로 개정안이 1차 의료를 붕괴시켜 무너뜨리는 근원적 시발점이 될 것임은 자명하다. 

공을 하늘로 던져 올려 떨어지는 궤적을 계산하기 위해서는 복잡한 포물선 방정식과 미분방정식, 뉴튼의 물리 법칙이 필요하지만, 그런 것들을 계산하지 않아도 눈으로 보면서 낙하지점을 예상하여 다시 공을 잡을 수 있다. 개정안의 결과가 어떨 것이라는 것은 복잡한 시뮬레이션이 없어도 쉽게 예측할 수 있으며, 우리는 개정안이 가져오는 의료 체계의 붕괴와 그로인한 우리나라 의료의 퇴보를 우려할 뿐이다. CT와 MRI는 더 이상 최신 의료장비라고 할 수 없으며, 최초 진단도구로 사용되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보편적인 진단도구가 되었다. 21세기에는 21세기적인 사고를 가지고 유연하게 접근하여 의료 전달체계를 더욱 효율적인 방향으로 개선하여야 한다. 

영혼을 가진 복지부 공무원들에게 묻는다. 결과를 정녕 모르는 것인가?

대한신경외과의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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