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칼럼 의료법에서 규정한 '직접 진찰 후 처방전 발급' 의미
법률칼럼 의료법에서 규정한 '직접 진찰 후 처방전 발급' 의미
  • 이준석 변호사/의사(법무법인 담헌) admin@doctorsnews.co.kr
  • 승인 2022.07.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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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직원 가족 대면 없이 진료 후 독감백신 처방...면허자격정지처분 예고
의료법 제17조의2 위반으로 처벌 안돼...독감백신 질병 진찰 필요 환자 아냐
이상소견 없는 독감백신 접종 희망자 의료법 제17조의2의 '환자' 인지 의문
이준석 변호사/의사(법무법인 담헌)
이준석 변호사/의사(법무법인 담헌)

최근 종합병원에서 근무하는 의사들이 병원 내 다른 직원들의 요청을 받고 직원들의 가족이나 지인들의 예진표를 받아 대면없이 진료한 후 환자 예진표에 환자 상태를 체크하고 자필·서명한 후 전자처방전을 발송해 독감백신을 처방했다는 이유로 의료법 제17조의2에 해당하여 의사면허 자격정지처분을 예고하는 사전통지서를 받은 사례가 있었다.

그런데 위와 같은 사례가 종래 대법원 판례의 취지와 의료법 명문규정에 의하더라도 과연 의료법 제17조의2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는지가 의문일 수 있으며, 코로나19의 유행 이후 불가피하게 비대면 진료가 과거보다 활성화되고 있는 사회적 분위기와 정책적 필요성에 비춰보면 비대면 진찰 후 처방전 발행에 있어서 더욱 위법성 적용에 신중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살피건대 의료법 제17조2에서의 처방전 발급과 관련해 판례(대법원 2013.4.11.선고, 2010도1388판결)는 「의료법 제17조의2는 스스로 진찰을 하지 않고 처방전을 발급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규정일 뿐 대면 진찰을 하지 않았거나 충분한 진찰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처방전을 발급하는 행위 일반을 금지하는 조항은 아니다. 따라서 죄형법정주의 원칙, 특히 유추해석금지의 원칙상 전화 진찰을 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자신이 진찰'하거나 '직접 진찰'을 한 것이 아니라고 볼 수는 없다」고 판시함으로써 재진환자를 전화로 진찰하고 비만치료제의 처방전을 발급해준 행위가 의료법 제17조의2 위반죄는 아니라고 판시하였다.

다만 또다른 판례(대법원 2020.5.14.선고, 2014도9607판결)에서는 「'직접'이란 '스스로'를 의미하므로 전화 통화 등을 이용하여 비대면으로 이루어진 경우에도 의사가 스스로 진찰을 하였다면 직접 진찰을 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도 현대 의학 측면에서 보아 신뢰할 만한 환자의 상태를 토대로 특정 진단이나 처방 등을 내릴 수 있을 정도의 행위가 있어야 '진찰'이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고, 그러한 행위가 전화 통화만으로 이루어지는 경우에는 최소한 그 이전에 의사가 환자를 대면하고 진찰하여 환자의 특성이나 상태 등에 대해 이미 알고 있다는 사정 등이 전제되어야 한다」면서 유죄 취지로 판시하였다.

상기 대법원 판례는 의료법 제17조의2에서 명시하고 있는 '직접 진찰'이 비대면이 아닌 대면 진찰만을 인정한다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진찰'해야 함을 의미한다는 것임에는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대면 진찰이 무한정 허용되는 것이 아니라 최소한 전화 통화 등을 통한 비대면 진찰 전 환자의 특성이나 상태 등을 알기 위한 대면 진찰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이고, 그러한 까닭에 상기 대법원 판례에서는 재진 환자의 경우에는 전화 진찰 후 처방전 발행이 위법하다고 볼 수는 없겠으나 초진 환자의 경우에는 환자의 특성이나 상태를 알 수 없기 때문에 전화 진찰만으로 처방전을 발행하는 것은 위법하다는 취지로 판시하였다.

그런데 처음 언급한 상기 사안의 경우는 대법원 판례의 취지에 의하더라도 의료법 제17조의2 위반으로 처벌할 수 없다는 것이 필자의 개인적 견해이다. 

왜냐하면 비록 독감백신 접종 희망자에 대해 직접적인 대면 진찰이 이루어진 것은 아니지만 독감백신 접종 희망자는 치료를 요하는 질병에 대한 진찰이 필요한 환자가 아니기 때문에 비대면 진찰이 아닌 직접적 대면 진찰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또한 아무런 진료도 없이 독감백신을 처방한 것이 아니라 독감백신 접종 희망자가 직접 작성한 예진표를 의사가 '직접 확인'한 후 처방전을 발행하였기 때문에 의료법 제17조의2에서 규정한 '스스로 진찰'의 조건을 충족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만약 독감백신 접종 희망자가 예진표에 이상소견을 기재했다면 의사는 접종 전 대면 진찰을 시행했을 것인데, 예진표에 이상소견이 없다는 내용을 기재했다면 설사 의사가 접종 희망자를 대면했더라도 진찰의 필요성이 없기 때문에 이러한 경우 비대면 진찰 전 의사가 환자를 대면하고 진찰하여 환자의 특성이나 상태 등에 대해 사전에 알고 있어야 한다고 볼 여지는 없다. 

또한 아무런 이상소견 없는 독감백신 접종 희망자를 의료법 제17조의2에서 규정한 '환자'라고 해석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따라서 상기 사례에서 의사가 예진표를 직접 확인하고 독감백신을 처방했는데 예진표에 의하더라도 이상소견이 없어 대면 진찰의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면 추후 의사면허자격정지처분에 대한 행정처분이 그대로 부과될 경우 행정소송 등 법적 대응을 한다면 승소의 가능성이 상당히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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