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인백색 주식투자에도 공감능력이 필요하다?
백인백색 주식투자에도 공감능력이 필요하다?
  • 강민지 의협신문 명예기자(가톨릭관동의대 본과2년) shlemj111@gmail.com
  • 승인 2022.07.05 06:00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살려주식시오'...정신건강의학과 의사 박종석, 투자입문서 쓴 사연

 

 

'살려주식시오.' "'살려주세요" 그리고 '주식'의 합성어일까. 유쾌하지만 왠지 모를 쓸쓸함이 느껴지는 이 책의 제목을 듣고 책의 저자를 인터뷰하고 싶어졌다. 당연히 주식에 대한 책일 것이라 기대했기에 적어도 경제분야에서 일하는 사람이거나 경제신문 기자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했다. 하지만 그 저자는 조금은 의외의 인물이었다. '살려주식시오'의 저자는 경제전문가가 아니라 '정신과 의사' 인 박종석이었다. 연세대학교 의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정신과 의사로 일하고 있는 그는 벌써 책을 3권이나 출판한 기성 작가다. 저작 활동 뿐만 아니라 벤처기업 투자가 겸 자문활동, 그리고 정신과 의사라는 직업까지 활발한 활동을 하는 그만의 비결은 무엇일까 궁금해졌다.

한때 주식 중독에 빠져 좌절을 겪었던 박종석 원장은 그 경험을 바탕으로 주식투자 심리를 다룬 <살려주식시오>를 저술했다. 

Q. 의대에 진학한 계기가 궁금하다. 
80년대생들이라면 대부분 공감할 것이다(박 원장은 1981년 10월 생이다). 중고등학교 때 IMF위기를 겪은 세대들은 경제적 붕괴가 가족의 삶을 어떻게 무너뜨리는지 생생히 겪었다. 흙수저 집안의 외동아들이 경제적 자립을 이룰 수 있는 최선의 선택지가 의사였고, 부모님도 간절히 바랬다. 법대에 가는 방법도 있었겠지만, 나는 큰 시험에 항상 긴장하고, 공포증이 있는 편이라 사법고시와 고시원 생활을 견뎌낼 자신이 없었다.

Q. 정신건강의학으로 전공을 정한 데는 특별한 이유가 있었나? 
개인적으로 예상치 못한 일에 즉각적으로 대응하는 능력과 짧은 시간에 상황을 판단하고 대처하는 능력이 좀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충분히 시간을 두고 숙고한 뒤 계획을 짜서 적응하는 분야가 더 잘 맞다고 생각해서 정신과와 재활의학과를 두고 고민했다. 
그 중 정신과를 선택한 것은, 개인적으로 가족과 친한 친구 중에 우울증을 겪은 사람이 많았고, 그런 질환이 주변인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도 잘 알고 있었다. 나와 내 주변의 삶에 더 공감해주고 행복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방법을 공부하고 싶어 정신과를 택하게 됏다. 

Q. <살려주식시오>는 어떤 책인가?  
심리 전문가가 쓴 경제입문서라고 말하고 싶지만 실은 부끄러운 내 실패의 기록이라고 얘기하고 싶기도 하다. 주식투자 초보자라면 누구나 경험하게 될 실수와 자만심, 그리고 자책과 후회를 기술했다. 경제전문가가 아니라 정신과 전문의 입장에서, 투자종목이나 투자법이 아닌 투자하는 '사람'의 불안과 충동, 욕망 등에 초점을 맞췄다. 

투자에도 공감능력이 필요하다. 결국 투자는 자신의 욕망에 솔직해지는, 내가 어떤 사람이었는지를 알아가는 작업이다. 투자란 결국 자신의 불안과 타인의 불안에 공감하고 이를 예측하고 대처하는 일이라 생각한다.

Q. 투자 전문가가 아닌 정신과의사가 주식 관련 책을 썼는데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
2020년 초반 신사임당 유튜브에 출연한 것을 계기로 출판사에서 제의가 왔다. 처음엔 자신 없고 뜬금없다고 여겼지만, 나처럼 금융지식이 부족한 사람이 준비 없이 주식을 하면 이렇게 망한다는 반면교사를 주고 싶었다. 연세의대를 졸업하고, 정신과 전문의 자격이 있어도, 멘털 관리가 이렇게 힘들다는 것, 그리고 누구나 이런 과정을 거친다는 걸 알려줌으로써 지금 투자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위로와 작은 웃음을 주고 싶었다. 주식에 크게 실패했던 정신과의사로서 초보자들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을 거라는 생각도 들었다. 물론 그 생각조차 자만일수 있지만, 수없이 많은 날들을 내 자신과 환자들의 주식투자 문제로 고민해왔다. 유감스럽게도 주식 투자자 대부분은 초보자다. 이들에게 전문가가 아닌, 같은 경험을 한 동료로서의 인사이트를 공유하고 싶었다.

Q. 책 내용 중 "심리를 내 편으로 만들어야 수익을 낼 수 있다"는 말이 인상적이다. 주식 시장에서 재무제표나 다른 정보보다 이런 심리에 주목한 이유가 따로 있나?
물론 재무제표나 회계에 대한 기본지식 없이는 절대 투자를 시작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투자에도 공감능력이 필요하다. 결국 투자는 자신의 욕망에 솔직해지는, 내가 어떤 사람이었는지를 알아가는 작업이다. 투자란 결국 자신의 불안과 타인의 불안에 공감하고 이를 예측하고 대처하는 일이라 생각한다.

위즈덤하우스에서 나온 박종석 원장의 주식투자 심리의 법칙서. 

Q. 책에서 주식중독에 빠져 전 재산을 날리는등 주식투자에 실패했던 경험을 고백했다. 그럼에도 다시 주식 투자에 뛰어들었다.
부동산을 샀고, 개원이 어느 정도 안정이 된 상태에서 다시 주식투자를 고려했다. 2020년 4월쯤 코로나19 팬데믹 패닉으로 코스피가 1450대까지 과대 낙폭한 시점이라 당시에는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내가 주식에 실패했던 건 주식이나 종목이 나빠서가 아니라 내가 부족해서였다. 예전보다는 성장했고 준비됐다고 느꼈기에 다시 도전했다. 단, 투자방식이 예전보다는 훨씬 계획적이었고 치밀했다. 물론 지금도 많이 부족하기에 시행착오를 겪지만, 배우고 성장하려는 자세를 유지하려고 한다.

Q. 학창시절이 궁금하다. 
'세란극회'라는 의대 연극반 활동을 했다. 무척 소심하고 무대공포증이 있어서 조발표도 못하고 실습때는 항상 뒤로 숨는 학생이었는데 연극반 덕에 적극성이 많이 생긴 것 같다. 지금 생각해보면 발성법이나, 방송에서 떨지 않고 인터뷰 할 수 있게 된 것도 그 덕분인 것 같다.

Q. 의대생들이 재학시절 어떤 역량을 키우면 좋을 것으로 생각하나?
내가 무엇을 잘하고 좋아하는지 본과 4학년이 돼서야 확신하게 됐다. 의사에 대해 명확한 비전을 가진 학생도 있지만 나처럼 미래에 대한 불안과 모호한 정체성을 가진 학생도 분명 있을 것이다. 의대생에게 가장 중요한 건 주의와 관심을 외부나 미래가 아니라, 나 자신과 오늘에 집중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얼마나 빨리' '정확하고 솔직하게' 깨닫는 것이 행복해지는 방법이 아닐까. 또한 시험이나, 진로, 미래 등 불안을 다스리는 자신만의 루틴을 만드는 능력도 필요하다고 본다.
 
Q. 의대생에게 경제 공부를 권하는지 궁금하다. 또 한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지 알려달라?
반드시 경제와 회계를 공부할 것을 추천한다. 가계부를 꼭 써보고 경제관련 교양서적과 유튜브 채널 몇 개는 구독하는 것을 추천한다. 경제신문 한 개는 꼭 오프라인으로 읽어보고, 이코노미스트 저널도 매주 구독하면 좋을 것으로 생각한다.

Q. 본업은 정신과의사다. 정신과의사로서 특별히 더 필요한 역량이 있다면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나? 
타인의 말을 아주 오랫동안, 인내하며 들어주는 능력, 때로는 이성이나 팩트가 아니라 그 사람의 감정에 더 집중하는 능력이 아닐까 생각한다. 또 하루 종일 환자 30명의 우울한 얘기를 들어도 그날 밤 쉽게 까먹을 수 있는 회복탄력성이 필요하다

Q. 마지막으로 앞으로 어떤 삶을 계획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의사로서의 본업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정신과의사로서 상대적으로 부족한 영역, 소아나 노인분야에 대해 많이 공부하고 있고, 최소 20년은 더 정신과 의사로 지내고 싶은 바람이다. 작가와 벤처기업 투자가 겸 자문의 활동을 계속 이어나갈 계획이고, 그외 유튜브 활동도 꾸준히 할 예정이다. 50대가 되면 여행 다니면서 글을 쓰는 유튜버로도 활동하고 싶고 웹소설이나 웹툰에도 언젠가 도전해보고 싶다. 개인적으로 '닥터프렌즈'와 '우리동산' 선생님들께 정말 많은 영감을 받고 배우고 있다. 이 자리를 빌려 방송하고 글쓰는 의사로서, 동료와 후배들에게 정말 좋은 기회를 열어준 <닥터프렌즈>, <우리동산>(유튜브)선생님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전하고 싶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