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여권 들어온 '암종불문 항암제', 임상현장 기대감
급여권 들어온 '암종불문 항암제', 임상현장 기대감
  • 고신정 기자 ksj8855@doctorsnews.co.kr
  • 승인 2022.05.28 06:00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로즐리트렉·비트락비 4월 1일부터 건강보험 적용
"희귀 유전자 변이 암 환자에 새로운 치료옵션 제시"
ⓒ의협신문
조병철 연세의대 교수(세브란스병원 연세암병원 폐암센터장)

한국로슈의 '로즐리트렉(성분명 엔트렉티닙)', 바이엘코리아가 내놓은 '비트락비(성분명 라로트렉티닙)' 등 NTRK(Neurotrophic receptor tyrosine kinase) 유전자 융합 양성 종양 치료제들이 4월 1일부터 급여 적용을 받게 됐다.

이른바 암종불문 항암제로, 이들 치료제가 급여권에 들어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NTRK 유전자 융합 양성 종양은 NTRK 유전자가 다른 유전자와 융합돼 변이된 TRK 단백질을 생성할 때 발생하는데, 이들 치료제는 발암인자 역할을 하는 이 TRK 변이 단백질을 억제해 항암효과를 낸다. 

특정 유전자 돌연변이에 따른 작용, 즉 TRK 변이 단백질이 확인된 경우 폐·두경부·유방·식도 등 종양이 발생된 부위와 관계없이 두루 작용하기 때문에 암종과 조직을 가리지 않는다 해서 암종불문 항암제라는 별칭이 붙었다. 

로즐리트렉은 2020년 4월 NTRK 유전자 융합 고형암 치료제로 국내 허가를 얻었으며, 비트락비는 이보다 한달 늦은 5월 같은 효능으로 품목허가를 받았다.

급여 도전도 로즐리트렉이 빨랐는데, 올해 4월 1일을 기점으로 두 약제가 함께 급여 열차에 올랐다. 

급여적용 범위는 국소 진행성, 전이성 또는 수술적 절제 시 중증 이환의 가능성이 높으며 기존 치료제(혹은 치료요법) 이후 병증이 진행되었거나, 현재 이용 가능한 적합한 치료제가 없는 미국암네트워크(NCCN) 가이드라인 카테고리 2A이상의 고형암이다. 

암종불문 항암제 급여 시대, 무엇이 달라질까?

로즐리트렉 임상에 연구자로 참여했던 조병철 연세의대 교수(세브란스병원 연세암병원 폐암센터장)를 만나 자세한 얘기를 들어봤다. 

ⓒ의협신문

Q. 4월 1일자로 로즐리트렉과 비트락비 급여가 시행됐다. 이른바 암종불문 항암제의 등장인데, 기존 항암제와는 무엇이 다른가?

=기존의 항암제가 특정 암종, 혹은 EGFR처럼 특정 유전자 돌연변이에 대한 치료제였다면 로즐리트렉과 전반적으로 대부분의 고형암에서 발견되는 NTRK 유전자 변이에 대한 치료제다. 기존 항암제가 특정 암종이나 특정 유전자 돌연변이에 대한 표적 치료제 개념이었다면, 암종불문 치료제는 암종과 상관없이 해당 유전자 돌연변이가 있으면 그 약제를 쓸 수 있는 개념이라고 보면 된다. 

Q. 암종불문 항암제가 급여권에 들어온 것은 처음이다. 임상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다고 보나.

=환자 수가 매우 적은 편이기는 하나, 의료진과 환자 입장에서는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환자를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치료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급여로 쓸 수 있는 약제가 존재하고, NTRK 유전자 변이 환자가 실제로 존재한다는 여러 가지 근거가 있기 때문에 앞으로 임상의들이 이를 찾으려는 노력에 나설 것이다. 일례로 폐암의 경우 환자가 EGFR, ALK, ROS1 유전자 변이에 음성이라면, 낮은 확률이기는 하지만 NTRK 유전자 변이가 아닌지 확인하려는 시도가 이뤄질 수 있다. 세포 독성 항암제나 면역 항암제 등은 NTRK 유전자 변이 환자들에서 반응률이 거의 제로에 가깝기 때문에, 해당 변이여부를 확인하고 적합한 치료제를 사용하는 일은 중요하다. 

Q. 로즐리트렉 임상에도 연구자로 참여했다. 약제의 효과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로즐리트렉의 경우 효과 면에서 암종과 상관 없이 NTRK 유전자 변이가 존재하면 반응률이 고르게 나타났다. 임상에 참여한 환자들이 아주 많지는 않지만, 이들 모두에서 고르게 임상 결과가 나타났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더 많은 데이터를 만들 수 있으면 좋겠지만 워낙 환자 수가 적어, 원하는 만큼의 데이터를 확보하려면 꽤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때문에 미국 식품의약품안전국(FDA)에서도 암종에 무관하게 NTRK 유전자 변이를 보이는 환자를 모아 약제의 임상적 유용성을 통합분석한 '바구니 임상(Basket Trial)' 결과를 기반으로 허가를 냈다. 환자의 미충족 수요를 충분히 충족시킬 만한 데이터라고 판단했다고 보인다.

Q. 여러 가지 암종에 두루 작용하는 것이 장점일 수 있겠으나, 약제 선택에 있어서는 이들 각 암종에서 약제의 효과가 일관되게 나타나는지, 각 암종 표준 치료법에 비해 더 나은 효과를 보장할 수 있는 지가 관건이 될 것 같다.

=실제 이를 비교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FDA에서도 암종 불문 치료제에 대해서는 추적 관찰을 요구한다. 리얼 월드 데이터를 추가로 업데이트 해 나가야 된다. 후속 데이터가 필요하긴 하겠지만, 현재 데이터도 의미가 있다. 

Q. 적어도 NTRK 유전자 변이를 가진 환자들에게는 더 나은 치료 옵션으로 고려할 수 있다는 의미인가.

=그렇다. 4기 NTRK 유전자 변이 양성 폐암 환자를 예로 들어 본다면, 기존 세포 독성 화학 요법에 따른 생존율은 4∼5개월로 추정할 수 있다. 로즐리트렉의 무진행 생존 기간 중앙값(mPFS)은 11개월 정도로 보고 있으니 더 나은 좋은 치료 효과를 보인다고 할 수 있다. 두개 내 반응률 또한 60% 이상이라고 보고되고 있기 때문에 뇌와 중추신경계(CNS) 보호에도 상당히 효과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Q. 임상 현장에 전하고 싶은 말씀 

=의료진이 환자에게 더 좋은 약을 선사해 주려면 좀 더 부지런해져야 한다. NTRK의 경우 워낙 희귀한 유전자 변이다 보니 환자는 물론, 저처럼 평생을 항암 치료를 전문으로 해도 한 번도 보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때문에 환자와 의료진 양쪽 모두의 인지도 향상이 필요할 것이라고 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