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비만보고서', 성인 59%·어린이 3명 중 1명 꼴 '과체중·비만'
개인 문제 아닌 정부·사회 책임 인식 확산…국가 차원 관리 절실
코로나19 팬데믹 속 한국도 비만·과체중 비율 급증…대책 마련 시급
세계보건기구(WHO)가 유럽 인구의 비만·과체중 비율이 감염병 수준에 이르렀다고 경고했다.
최근 발표된 <WHO 유럽 지역 비만 보고서 2022>에 따르면 성인 59%, 어린이 3명 중 1명(남아 29%·여아 27%)이 과체중·비만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에서 만성적 과체중과 비만은 사망·질병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이며, 해마다 120만명 넘는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다.
보고서는 "비만은 최소 13가지 유형의 암, 심혈관질환, 제2형 당뇨병을 비롯 비전염성 질환의 위험을 증가시키고 해마다 최소 20만건의 새로운 암 발생의 직접적 원인이 된다"라며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식품 소비·신체활동 패턴의 변화는 몇 년 동안 인구 건강에 영향을 미치며 이를 되돌리기 위해서는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비만은 복합적 요인이 작용해 발생하는 질병으로 인식해야 한다는 권고도 이어졌다.
보고서는 "어린이와 청소년은 건강에 해로운 음식·음료 마케팅 등 디지털 환경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다양한 각도에서 문제를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비만 원인은 단순히 건강에 해로운 식단과 신체활동 부족 문제보다 훨씬 더 복잡하다. 각국 정부가 비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건강에 대한 투자와 혁신을 촉진하고 회복력 있는 건강시스템을 개발함으로써 비만 궤도(trajectory)를 변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WHO는 이런 추세라면 유럽 53개국 중 어느 나라도 2025년까지 비만 증가를 감소시키려는 '비전염성질병'(Noncommunicable Disease)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비만·과체중 감소를 위해 ▲당(sugar)이 함유된 음료에 대한 세금 인상 또는 건강식품에 대한 보조금 확대 ▲건강에 해로운 식품의 어린이 대상 마케팅 제한 ▲1차 의료에서 비만·과체중 관리 서비스에 대한 접근 개선 ▲건강에 좋은 음식 권장·신체활동 향상 환경 조성 ▲선입견 개선 및 임신 관리·모유 수유 촉진·학교 기반 개입 ▲'평생 동안' 식이·신체 활동 개선 노력 등의 정책을 제안했다.
한국 상황도 만만치 않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남성 비만율(2019년 41.8%→2020년 48.0%)이 큰 폭으로 늘었으며, 소폭이지만 여성(2019년 25.0%→2020년 27.7%) 역시 증가했다. 서울시 초·중·고등학생의 과체중·비만 비율도 2019년 26.7% 대비 지난해 32.1%로 급증했다.
세계적으로 비만은 개인 문제가 아니라 정부가 책임져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한국 역시 비만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국가 차원의 관리가 절실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