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위한 바른 소리, 의료를 위한 곧은 소리
updated. 2024-04-19 11:38 (금)
한국형 공공의료의 모순…윤석열 정부의 보건의료 방향은?

한국형 공공의료의 모순…윤석열 정부의 보건의료 방향은?

  • 박승민 기자 smpark0602@gmail.com
  • 승인 2022.04.16 06:00
  • 댓글 1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규식 원장 "공공의료 정의 모순으로 정부의 정책 혼선 지속돼"
"공공병원 의료만 공공의료라는 정의에 갇혀 정책 전반 꼬였다" 비판
지방 의사 부족 해결책으로 공공병원을 설립?…"잘못된 발상" 지적

이규식 건강복지정책연구원장ⓒ의협신문
이규식 건강복지정책연구원장ⓒ의협신문

공공의료를 공공의료기관이 생산하는 의료로 한정시킨 한국형 공공의료에 대한 지적과 함께 지방 의사 부족 등 보건의료의 전반적인 문제를 공공의료의 문제로 연결하는 것은 올바른 접근이 아니라는 의견이 제시됐다.

이규식 건강복지정책연구원장은 4월 13일 <이슈페이퍼>를 통해 '윤석열 정부가 바로잡아야 할 의료정책'으로 한국형 공공의료의 문제점과 개혁을 언급했다. 

이규식 원장은 "민주주의가 좋은 것은 5년마다 정권이 바뀌면서 지난 정권까지 집행된 정책을 되돌아보면서 잘못된 정책을 고쳐나갈 기회를 가질 수 있기 때문"이라며 "다만 의료분야는 2000년 김대중 정부에서 만들어진 잘못된 정책이 20년이 지나도 고쳐지지 않아 그 폐해가 적지 않다. 이번에 윤석열 정부에서는 의료분야의 잘못된 고질적 정책을 바로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작성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우선 이 원장은 한국형 공공의료 정의의 모순에 관해 짚었다.

공공보건의료에 관한 법률에서 '공공의료란 국가, 지방자치단체 및 보건의료기관이 지역·계층·분야에 관계없이 국민의 보편적인 의료이용을 보장하고 건강을 보호·증진하는 모든 활동'으로 정의했지만, 같은 법률에서 공공보건의료사업을 '보편적 의료 이용과는 무관한 사업'으로 정의하고, 공공보건의료수행기관을 '보편적 의료 이용과는 거리가 먼 공공병원 위주로 사업기관'으로 명시하며 공공의료로 정의된 내용과 상반된다는 것.

이 원장은 "전국의 모든 보건의료기관을 건강보험 요양기관으로 강제 지정하고 있음에도 공공의료수행기관을 별도로 정의하는 것은 분명한 모순"이라며 "정부는 공공의료를 여전히 공공의료기관이 생산하는 의료에 한정하고 있어 정책 혼선이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공의료를 발전시킨다는 목적에 따라 설립된 국립중앙의료원에서 공공보건의료사업본부와 공공보건의료연구소를 설치해 민간병원과는 관련 없는 활동을 하고 있다"며 "모든 국민이 건강보험을 통해 의료서비스를 받는 현실에서 공공의료기관을 대상으로 별도의 정책을 전개하고 사업을 평가하고 사업지원을 해야 할 이유가 어디에 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공공의료의 잘못된 정의로 불거지는 또 다른 문제로 의료분야의 문제가 발생하면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을 찾기보다 모두 공공의료가 취약해 문제가 일어났다는 식으로 본질을 회피해 문제의 근본적 원인을 찾지 못하는 점도 언급했다.

이 원장은 "관료들의 입장에서 의료분야 문제를 공공의료 탓으로 돌리면 편하게 순간을 모면한다"라면서 "다만 올바른 의료정책의 수립을 연기하는 꼴이 되어 문제가 더욱 곪아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지방에 의사가 부족한 문제의 원인을 공공의료가 취약한 데서 찾는 것은 잘못된 발상이라고 꼬집었다.

이 원장은 "지방에 의사가 부족한 것은 진료권이 붕괴되어 환자가 쉽게 수도권 병원으로 집중하다 보니 의사도 환자를 따라감에 따른 결과"라며 "공적재정으로 생산하는 의료를 공공의료로 간주하고, 진료권 설정과 환자의 의뢰체계를 제대로 정립한다면 해결 가능할 문제를 공공병원을 설립한다는 잘못된 발상으로 이어가는 것은 앞으로의 문제를 하나 더 추가하는 우를 범하게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이미 우리나라는 병상이 과잉되어 이를 줄이는 정책을 채택해도 늦은 형편인데, 공공병원의 건립으로 병상을 더욱 늘려 어떻게 하자는 것인지 도대체 알 수가 없다"며 "공공병원 의료만 공공의료라는 '한국형 정의'에 갇히게 되면 의료정책 전반의 문제를 더욱 꼬이게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원장은 "의료정책 문제의 원인을 의료정책의 접근 전략을 잘못한 것에서 찾아야 한다"라며 "우리나라가 유럽 의료보장국가나 일본에 비해 의료보장의 보장률도 낮고 의료가 영리화되고 있음을 고려한다면, 건강보험 의료가 공공의료라는 정책으로 전환하고 국립중앙의료원에 설치된 불필요한 공공보건의료사업 기구들도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관련기사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