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연세의료원 한동관 부총장겸 의료원장과 김조자 간호대학장, 박찬숙 호스피스봉사자 책임자 등이 배석한 가운데 호스피스기금 1천만원을 전달한 자원봉사자 박영자씨(63·구로구 고척1동)의 소박한 바램은 한 겨울 한파를 녹일 만큼 훈훈했다.
박영자씨는 1월5일 한통의 전화를 받고 기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연말을 맞아 각종 행사를 벌이던 한 백화점에 소원을 써 냈는데 당첨이 됐다는 전화가 온 것. 박씨가 써냈던 소원은 “암환자를 비롯해 어려운 환자들이 많은데 이 분들을 위해 작은 힘이나마 보탤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것이었는데 뜻밖에도 당첨이 됐다.
박씨는 65년 여군 대위로 군대를 예편한 후 이웃의 어려운 사람들을 돌봐왔으며 92년 본격적인 자원봉사자 교육을 받은 이래 세브란스병원에서 4천5백시간이 넘게 환자와 그 가족들의 아픔을 나눠왔다. 대부분 꺼리는 에이즈환자을 돌보는 것도 박씨의 몫. 친가족들마저 외면한 에이즈환자의 손과 발이 되어 주고 이발과 목욕을 시켜주며 수발을 드는 일을 마다하지 않아 에이즈로 인해 시력을 상실한 채 투병하고 있는 한 환자는 박씨를 이모라고 부르며 의존할 정도다.
이번 소원성취카드 행사를 진행했던 애경백화점의 신재혁과장(판촉팀)은 “많은 사람들이 응모했지만 적어낸 소망을 위해 꾸준히 실천해온 분들을 뽑았다. 자신도 넉넉한 형편이 아닌데 남을 위해 봉사하는 박영자씨에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박씨는 1993년 자신의 시신을 연세의대에 기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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