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의료 상황에서 중환자 병상 효율적 배정 시급
재난의료 상황에서 중환자 병상 효율적 배정 시급
  • 박승민 기자 smpark0602@gmail.com
  • 승인 2022.04.05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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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윤리연구회, '재난의료 상황서 윤리적 병상 배정 방안' 논의
염호기 위원장 "국내서 중환자 병상 운영 위한 논의 부족" 지적
병상 배정 절차 확보 및 배정 시 법률적·재정적 시스템 보완 필요
ⓒ의협신문
의료윤리연구회는 4월 4일 염호기 대한의사협회 코로나19 대책 전문위원회 위원장을 초청해 '재난 의료 상황에서 윤리적 병상 배정'을 주제로 강의를 진행했다.ⓒ의협신문

코로나19 등과 같은 재난 상황에서 중환자 병실 배정의 우선순위를 정하기 위해 재난상황에서의 중환자 관리계획, 병상 배정 절차 확보, 병상 배정에서 법률적·재정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의료윤리연구회는 4월 4일 염호기 대한의사협회 코로나19 대책전문위원회 위원장(서울백병원 호흡기 내과)을 초청해 '재난 의료 상황에서 윤리적 병상 배정'을 주제로 강의를 진행했다. 

염호기 위원장은 "병상 배정을 하려면 기본적으로 환자를 분류해야 한다. 재난상황에서 환자를 분류하는 것은 전쟁에서 대량전상자의 분류, 응급실에서 환자 분류, 중환자실 병상 배정을 위한 환자 분류 등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라며 "각각의 경우 목적이 조금 다르다. 특히 재난 의료 상황에서 중환자실의 병상 배정은 더 많은 환자를 살리기 위한 목적으로 중환자 진료 우선순위, 소생 가능성 환자 결정, 의료기관의 안정적 운영 등을 고려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이날 염 위원장은 "우리나라는 재난 의료 상황에서 중환자실의 입실 우선순위를 정하기 위한 논의와 준비가 아직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 염 위원장은 "재난상황에서 병실 배정 우선 순위 적용을 병상 가동률 몇 % 시점에서 해야 하는지, 우선순위가 같은 환자는 병상 배정 기준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 중환자실 퇴실 기준의 우선순위는 어떻게 할 것인지, 재난상황 중환자실 병상배정에 관한 법률적 책임은 어떻게 할 것인지 등에 대한 윤리적인 문제가 존재한다"고 짚었다.

또 방역 당국이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마련했다고 발표한 중환자 병상의 통계에 대해 "우리나라 중환자 병상은 1200개가 넘어가면 이름만 중환자 병상이다"라고 지적한 염 위원장은 "지금부터라도 중환자 병실 배정을 위한 시스템을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염 위원장은 재난 의료 상황에서 윤리적 병상 배정을 위해서는 ▲재난상황 중환자 관리 계획 ▲병상 배정 절차 확보 ▲병상 배정 법률적 및 재정적 보완 등이 이뤄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특히 병상 배정 절차 확보에서 환자를 분류할 때 환자를 진료하는 임상 의사가 직접 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분류 판정위원회, 재판정위원회 등의 환자 분류 기구를 별도로 설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염 위원장은 "현재 국내에서는 의료인에게 환자 분류의 결정을 하게 하고 환자 분류에 따른 윤리적 책임을 지게 하는 등 의료인에게는 매우 불합리한 상황을 만들고 있다"라며 "미국은 임상의사와 환자분류를 하는 팀은 별도로 구성해 임상의사가 환자 분류 결정에서 윤리적인 갈등과 스트레스를 최소화하고 환자 분류 시스템을 더욱 객관화하는 등의 합리적 의사결정이 이뤄진다"라고 말했다. 

이 밖에 염 위원장은 법률적·재정적 지원을 통해 중환자를 돌볼 수 있는 의료인력과 시설 등의 인프라를 갖출 수 있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염 위원장은 "재난상황에서 환자 분류를 통해 중환자실 병상 배정을 하게 되면 의료인은 형법으로는 업무상과실치상과 살인, 민법으로는 불법 의료에 관한 민사상 책임,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연명의료결정법 등의 다양한 법률적인 책임을 면하지 못한다"라며 "법률적 보완이 꼭 필요하다"고 짚었다.

이어 "중환자실의 질적 진료의 향상을 위해서는 재정적 지원도 따라줘야 한다"며 "코로나19 방역으로 총 4차례 66.8조원의 예산이 쓰였지만 대부분 백신에 활용되고 의료 지원에는 거의 쓰이지 않았다. 우리나라는 국가 시스템도 좋고 방역도 잘하지만, 의료기관에 대한 투자는 굉장히 인색하다"고 덧붙였다. 

이어진 토론에서 김이연 의협 홍보이사는 "이번 강의를 통해 윤리적 병상 배정에서 의료 자원을 투입하는 원칙을 만드는 학문적인 노력과 행정적인 노력이 같이 진행돼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에서 중환자 병상이 1200개가 넘어가면 그 이상부터는 중환자 병상이 제대로 작동할 수 없다는 지적에 동감한다. 중환자 병상도 (환자 분류처럼)단계별로 나눠서 분배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이 된다. 많은 아이디어와 지혜가 모여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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