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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2024-03-28 17:57 (목)
백인백색 응급의학 전공한 그가 의료포털 꿈꾼 이유
백인백색 응급의학 전공한 그가 의료포털 꿈꾼 이유
  • 강민지 의협신문 명예기자(가톨릭관동의대 본과2학년) shlemj111@gmail.com
  • 승인 2022.04.0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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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동훈 메디스태프 대표
ⓒ의협신문

 

중앙대학교 의학과를 졸업한 후 현재 중앙대학교병원에서 응급의학과 진료교수로 재직 중이다.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대한의사협회 정책이사로 활동했다. 2018년 대한의사협회장에도 도전했다.

tvN <문제적 남자>에 출연하거나 의학드라마의 자문을 하는 등 의사로서 다양한 경험의 소유자. 눈치 빠른 독자라면 아마 짐작했을 법하다. <메디스태프> 기동훈 대표 이야기다. 젊은 의사를 중심으로 새로운 의료 플랫폼을 꿈꾸는 기동훈 대표가 이번호의 주인공이다.

ⓒ의협신문
ⓒ의협신문

Q. 응급의학과를 선택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첫번째는 가장 의사답게 일할 수 있는 과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응급실은 응급한 환자들이 오고 '먼저 온 순서'가 아닌 '응급한 순서'부터 진료하게 된다. 응급의학과 의사의 판단 아래 진료가 진행되고 응급실이 운영되는 방식에 매력을 느꼈다. 두번째는 응급의학과 의사들의 근무패턴을 보았을 때 투 잡을 할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나는 당시 사업과 관심이 많았고, 개인적인 버킷리스트도 많았다. 응급의학과 의사로만 살기에는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조금 더 다양한 분야에서 많은 일들을 해보고 싶어 응급의학과를 선택하게 됐다.

Q. 앱개발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있었나? 또 창업을 결심한 계기는?
일본의 M3 같이 해외에서는 의사들의 디지털 플랫폼으로 성공한 기업이 많다. 나 역시 의학과 IT를 접목하고 싶었다. 우리나라의 경우 대표적인 의사 디지털 플랫폼으로 메디게이트가 있다. 하지만 메디게이트는 웹 기반이며 앱으로 넘어갔을 경우 UI/UX가 불편하다는 단점이 있다. 젊은 의사들의 공간 필요성을 느꼈고, 구인구직을 구하는 부분도 좀 더 세련된 형태를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조금 더 빠르게 소통하고 접근할 수 있는 모바일 기반의 앱을 만들게 된 것이다. 또 조금 더 정제된 대화를 할 수 있는 공간이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무엇보다도 의학을 전공한 사람으로서 내가 제일 잘 할 수 있는 분야라는 생각이 들었다. 

Q. 메디스태프는 타깃층이 '의료인'으로 한정돼 있다. 한계점은 어떻게 극복했는지 궁금하다.
의사의 영향력을 생각하면 시장이 작지 않다고 생각한다. 또 다른 타깃층을 설정하는 것보다는 내가 잘 알고 있는 시장을 선택하는 것이 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의사로서 활동하고 있기 때문에 의사에게 필요한 서비스는 내가 잘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Q. 현재 메디스태프에서 주력하고 있는 업무와 분야가 무엇인가? 최종 목표는 어떻게 설정하고 있나?
기존에 있는 메신저를 고도화화는 것이다. 현재 게시판 고도화는 끝난 상태이고 클럽 고도화가 3월 중으로 끝날 것 같다. 메신저는 종단간 암호화를 통해 안전한 소통을 가능하게 할 수 있을 것 같다. 메신저 고도화가 끝나면 빠르게 의사시장을 확장해 전체 의료인들이 소통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자 한다. 최종목표는 의료 포털이다. 의료인의 디지털 플랫폼을 바탕으로 의료와 연관된 모든 영역들을 연결할 수 있는 회사로 성장하고자 한다. 

Q. 창업을 하면서 금전적인 문제 등 어려움은 없었는지?
사업을 하다보면 사람이나 금전적인 문제는 필연적으로 따라올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금전적인 부분으로 힘들었던 때도 있었다. 다행히 응급의로서 버는 수입이있었고 헬스케어 분야에 의사로서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분명 있었기 때문에 투자자를 만날 수 있는 기회들이 꽤 있었던 것 같다. 사람문제는 사실 굉장히 어렵다. 직원관리나 비즈니스 내의 이해관계에 대한 문제를 다루는 것은 쉽지 않았다. 사람에게 실망하기도 했지만 많이 배우면서 어려운 시간들을 견뎌냈던 것 같다.

Q. 앱개발을 하면서 기본적인 프로그래밍 지식을 따로 배웠나? 
배우진 않았으나 배워야할 필요성은 있다고 생각한다. 현재도 따로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도 하고 있다. 물론 현재는 이 부분은 개발자에게 위임한 상태이다. 하지만 개발자와 소통하는 과정은 필요하다. 특히 회사와 병원은 굉장한 차이가 있다. 병원의 경우 모든 것이 빠르게 돌아가야만 하고 또 실제로 빠르게 돌아간다. 하지만 회사는 그렇게 운영되는 것은 어렵고 하나의 일을 하려면 다른 하나의 일이 제외되는 경우가 있다. 또 개발이라는 것은 개발 외에도 기획, 디자인과 톱니바퀴처럼 유기적으로 운영돼야 하기 때문에 병원과의 시스템이 다르다는 것을 이해하고 그들과의 소통이 많이 필요하다.

Q. 의사생활을 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한 점이 굉장히 인상적이다. 
의대생 때부터 답답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폐쇄적인 특성을 가진 의과대학이 조금 불편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그러다 봉사활동 연합 동아리를 하면서 다른 학교 의대생들도 만나고 치대생, 약대생과 간호대생들도 만나면서 사회를 보는 눈이 넓어지기 시작했다. 의사 선배들의 지도 아래 빠른 시간 안에 진료할 기회가 있었고 환자를 만나게 되면서 이전보다는 세상을 보는 눈이 생기게 됐다. 졸업 후에는 인턴을 지원하는 대신 공보의를 지원했는데, 이 때의 경험이 또 하나의 터닝 포인트가 됐다. 교도소에 배치돼 교도소 의사로 일하게 되었고, 그 후에는 검찰청에서 일했다. 이때의 경험을 통해 의사 밖의 상황을 많이 접하게 되었던 것 같다.

Q. '의학'이라는 학문이 현재 하고 있는 일에 어떤 인사이트를 주고 있다고 생각하나?
의학은 근거 기반 의학(Evidence Based Medicine) 이다. 근거(Evidence)를 만들기 위해 시간이 필요하지만, 결국에는 이성적인 사고를 위해 필요한 것이 EBM이다. 의학이라는 학문이 굉장히 매력적인데 그 이유는 이과적이고 논리적인 학문이며, 동시에 인문학이 결합된 학문이기 때문이다. 이런 부분들이 비즈니스를 하거나 어떤 결정을 내릴 때에도 굉장히 많은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특히 응급의학과 의사로서 환자를 처치할 때 충분한 근거가 있는가, 문제가 될 소지는 없는지, 문제가 된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대응할 수 있는 트레이닝을 받게 된다. 응급실은 이런 것들을 조금 더 빠르게 결정하고 이런 훈련을 받는데, 이런 부분이 사업에 도움이 된다. 또 응급실은 간호사, 그리고 다른 과의 선생님들과 함께 일하기 때문에 팀으로 운영되는 시스템이 회사를 운영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Q. 의대 재학중에는 어떤 역량을 키우는 것이 좋을까? 또 창업을 꿈꾸는 학생이나 비임상 진로를 희망하는 학생들에게 조언한다면?
다른 역량을 키우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시간을 쪼개면 1∼2개 정도의 역량을 쌓는 것은 가능할 것 같다. 역량은 경제분야일 수도 있고, 음악일 수도 있고, 인문학일 수도 있다. 본인이 하고 싶은 것을 정하고 방학이나 기타 시간들을 쪼개서 도전한다면 1∼2개 정도의 역량을 쌓는 것은 가능하다고 본다. 사업, 창업을 위해서는 사실 어떤 분야의 지식이든 다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사업은 굉장히 구조가 복잡하고 결국에는 전문가들의 도움이 필요하고 협업이 필요하다. 그래서 학생 때에는 본인이 하고 싶었던 것들을 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의사사회가 굉장히 다원화되면서 비임상진로의 방향은 굉장히 여러 가지가 있다. 기초의학 연구를 통해 바이오에 진출할 수도 있고, 의학드라마를 쓰는 작가가 될 수도 있다.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도 많아질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본인이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이다. 세상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사람의 성향에 따라 다르지만 항상 '도전'을 추천하고 싶다. 그리고 결국은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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