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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 치료제 '라게브리오' 추가 투입, 어떤 환자에 쓸까?
먹는 치료제 '라게브리오' 추가 투입, 어떤 환자에 쓸까?
  • 고신정 기자 ksj8855@doctorsnews.co.kr
  • 승인 2022.03.23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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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처, 긴급사용승인...'다른 치료제 못쓰는 성인환자' 치료제로
약물 상호작용 자유롭지만, 낮은 치료 효과·안전성 우려 등 고려
ⓒ의협신문
MSD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라게브리오'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가 의료 현장에 추가로 투입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MSD의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라게브리오(성분명 몰누피라비르)'의 긴급사용승인을 결정했다고 23일 밝혔다. 

다만 투약 대상은 다른 코로나19 치료제를 사용할 수 없거나 다른 코로나 치료제가 임상적으로 적절치 않은 성인 환자로 제한됐다.

사실상 팍스로비드 등 기존 치료제의 사각지대를 메우는 보완재로 써야 한다는 의미다. 

국내 승인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2종으로 늘어 

라게브리오는 MSD가 내놓은 최초의 먹는 코로나19 치료제다. 치료제 개발 자체는 화이자의 팍스로비드보다 빨랐는데, 안전성과 효과성 논란이 일면서 고전해왔다. 

국내에서도 팍스로비드를 우선 도입 의료현장에서 활용해 왔는데, 약제 부족 현상과 더불어 팍스로비드 금기환자에 대한 대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추가 약제 도입 논의가 물살을 탔다.

팍스로비드와 라게브리오 모두 바이러스의 유전물질 복제를 막아 환자가 중증화하는 것을 예방하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감염 초기에 알약 형태로 먹는다는 점도 같다. 

코로나19 감염 후 5일 이내에 팍스로비드는 3알씩 하루 2번 총 30알, 라게브리오는 4알씩 하루 2번 총 40알을 먹었을 때 각각 임상에서 증명한 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약제 작용기전은 서로 다르다. 

팍스로비드는 단백질 분해효소를 차단해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는 방식이며, 라게브리오는 RNA 복제 단계에서 단백질 돌연변이를 일으켜 바이러스 생성을 억제하는 기전으로 작동한다.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MSD '라게브리오', 화이자 '팍스로비드'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MSD '라게브리오', 화이자 '팍스로비드'

효과성 높은 팍스로비드, 적잖은 금기 한계

임상으로 확인된 약제의 효과성은 팍스로비드가 높다. 표준 용법대로 복용했을 때 코로나19 환자의 입원 및 사망위험을 최대 89%까지 낮추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다만 적잖은 금기가 존재해, 취급이 까다롭다는 점이 한계로 꼽혀왔다. 간 질환자나 투석환자 등 신장애 환자에 사용 금기이고, 임부와 HIV-1 감염자에는 신중한 투여가 권고된다.

약물 상호작용 우려로 인한 병용금기도 적지 않다. 진통제인 페디딘·피록시캄·프로폭시펜, 항협심증제 라놀라진, 항부정맥제 아미다론·드로네다론·프로파페논, 항통풍제 콜키신 등 모두 23개 성분이 팍스로비드 병용금기 의약품으로 지정됐다.

식약처는 "렘데시비르는 주사제 형태로 환자가 스스로 투약할 수 없는 한계가 있으며, 팍스로비드는 사용 및 병용금기가 적지 않다"며 "확진자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렘데시비르나 팍스로비드를 사용하기 어려운 고위험 환자들에 라게브리오가 치료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라게브리오, 약물 상호작용에선 자유...효과·안전성 한계

정부의 설명대로 라게브리오는 약물 상호 작용면에서는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MSD에 따르면 현재까지의 연구결과 라게브리오는 음식물 섭취 제한이나 신장·간 장애에 따른 용량 조절이 필요치 않으며, 관련 약물상호작용 또한 확인된 바 없다.

약물상호작용이나 간 및 신장애 등의 기저질환으로 팍스로비드를 처방받지 못했던 환자에게 처방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약효나 안전성 면에서는 아직까지 물음표가 남았다. 라게브리오의 입원·사망 위험 감소율은 30%로 같은 경구용 치료제인 팍스로비드의 89%에 크게 못 미친다. 

잠재적 위험성에 대한 우려를 불식하는 것도 과제다. 

라게브리오는 코로나19 바이러스 유전물질(RNA)에 끼어들어가 돌연변이를 일으켜 복제를 막는 방식으로 작동하는데, 이 때문에 국내 외에서 암 및 기형 유발 등 약제의 잠재적 위험성을 경고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의약품안전처)

라게브리오, 임산부 및 18세 미만 소아·청소년 사용금기
수유부 및 가임기 여성·가임기 남성은 사용상 주의 필요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해 식약처는 이날 라게브리오의 긴급사용을 승인하면서, 투약 대상을 제한적으로 설정해 내놨다. 

'코로나19로 확진된 환자 중 중증으로 진행될 위험이 높은 성인 환자 가운데, 다른 코로나19 치료제를 사용할 수 없거나 다른 코로나 치료제가 임상적으로 적절하지 않은 환자'에 한해 사용을 허가 한다는 내용이다. 

임산부와 18세 미만 소아·청소년에는 약제를 사용할 수 없으며, 가임기 남성과 여성, 수유부의 경우 투약 후 관리 측면에서 주의사항이 붙는다. 

각각 약효 반감기와 정자의 체내 체류기간을 고려해, 수유부와 가임기 여성의 경우 마지막 투여 후 4일까지 수유를 중단하거나 피임해야 하며, 가임기 남성은 약을 먹은 뒤 3개월간 피임해야 한다는 주의를 주기로 했다. 

식약처는 "확진자 수가 크게 증가하는 상황에서 기존 치료제를 사용하기 어려운 환자들에 대한 치료 대안의 필요성, 식약처의 안전성·효과성 검토 결과, 전문가 자문회의 결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긴급사용승인을 결정했다"며 "사용과정에서 부작용 정보 수집 및 추가적인 안전사용 조치 등에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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