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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이후 요양병원 갈 길은?...치매·재활 등 전문병동제

코로나이후 요양병원 갈 길은?...치매·재활 등 전문병동제

  • 김영숙 기자 kimys@doctorsnews.co.kr
  • 승인 2022.03.23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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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병원협회 춘계학술대회, 요양병원 뉴노멀 시대기능·역할 제시
요양병원 72.9% "기능분화 필요하다"..간병서비스 법제화도 제언

ⓒ의협신문
대한요양병원협회는 23일 2022 춘계 학술세미나를 열어 코로나 이후 뉴노멀 시대를 맞아 요양병원의 역할과 기능을 정립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했다. ⓒ의협신문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해  대한요양병원협회가 요양병원의 역할과 기능을 재정립하기 위한 방안으로 치매·재활·암·호스피스 등 전문병동제와 간병서비스 법제화를 제언했다. 

대한요양병원협회는 23일 오전10시부터 서울 백범김구기념관 컨벤션홀에서 '포스트 코로나 뉴노멀 시대의 요양병원 기능과 역할 발전방안'을 주제로 춘계학술세미나를 온라인 생중계 방식으로 개최했다. 

첫 번째 주제토론 세션에서는 요양병원협회가 이경아 가천대학교 교수(한국보건의료정책연구소장)에게  연구용역을 발주한 '노인의료전달체계 확립을 위한 요양병원 역할 정립'이 발표됐다.

이경아 교수는 "현재 1600개 요양병원이 일괄적 형태로 운영함에 따라 환자의 의료요구에 따른 맞춤형 서비스 제공이 불가하다"며 "요양병원 대상 환자군을 명확히 하고 적합한 의료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도록 요양병원의 기능분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번 연구에서 요양병원 210개를 대상으로 기능분화 필요성을 물은 결과  72.9가 "필요하다"고 응답했으며,  "아니다"는 응답은 27.1%에 불과했다. 질병군에 따라서는 재활이 82.9%로 기능분화 요구가 가장 컷으며, 호스피스 81.9%, 치매가 79.5%, 암 77.2% 순이었다.

이 교수는 단기적으로 기능이 분화된 '센터제 혹은 전문병원제'를, 중장기적으로는 기능별 요양병원을 세분화해 인력과 시설, 장비를 갖추고 최소 기준을 충족한 요양병원에 대해 '기능형 요양병원'으로 지정하는 로드맵를 제시했다. 실제 기능분화 방안에 대한 설문에서 병원 전체를 기능분화하는 방안은 53.9%가 찬성했으며, 센터 및 전문병원제로 기능분화하는 것은 86.2%로 훨씬 높았다. 

ⓒ의협신문
요양병원협회의 연구용역 의뢰를 받아 '노인의료전달체계 확립을 위한 요양병원 역할 정립'을 연구한 이경아 가천대 교수가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의협신문

이교수는 이와함께 "요양병원 제도 도입 취지에 맞게 중(장기) 입원의료기관으로서의 역할을 명확히 하려면 진료기능강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서는 요양병원 적정성 평가항목을 진료중심으로 개편해 구조(50):진료(50)의 기존 방식을 구조(30):진료(70)으로 진료부문 가중치를 대폭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경증환자의 수가는 동결하되 의료최고도, 의료고도, 의료중도환자의 정액수가를 10∼15% 인상하는 등 수가 보상 방안도 제시했으며, 요양병원 의료회송 체계 강화도 언급했다.

요양병원은 환자의 중증도 및 복합질환 특성에 따라 필요시 환자를 다른 의료기관으로 신속하게 의뢰하여 효율적 노인의료전달체계 확립에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의뢰후 환자 치료가 종료돼 요양병원에서의 추가적 진료가 필요할 경우 다시 해당 요양병원으로 환자를 재의뢰해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환자 진료의 연속성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존 요양병원과 장기요양시설의 중간형태로 요양병원의 운영형태도 다양화할 필요성이 있다고 제언했다. 요양병원의 사회적 입원을 줄이기 위해서는 의료적 처치는 완화하고 퇴원 및 연계를 위한 준비기간 동안 입원할 수 있는 곳을 제도적으로 마련해 줘야 한다는 것으로, 이같은 중간 시설에 대한 설문에서 요양병원 68.6%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어 '노인의료전달체계 구축을 위한 요양_의료 연계 및 간병제도 개선'을 발표한 임은실교수(대구보건대학교)는 요양병원 간병제도 개선안으로 요양병원형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모델를 개발해야 한다고 밝혔다. 간병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요양병원의 특성을 고려해 간호사 배치 기준은 완화하고, 병동 지원 인력 및 요양보호사 등 간병인력비율을 높이는 모델 개발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우선 순위가 높은  병동제 도입 등 단계적으로 도입하되 불필요한 건강보험 재정 지출을 줄이려면 간병서비스 필요수요를 정확히 측정하고 불필요한 요양병원 이용을 막기 위한 제도적 개선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아울러 임 교수는 "요양병원 간병비를 건강보험 제도권 안에서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요양병원 이용자의 간병요구도가 높으며 간병인 인력이 간호인력보다 많다는 점, 간호 및 간병 인력비용 절감을 위해 병실당 병상수를 과밀하게 운영해 입원환경이 열악하고 이로 인해 감염 및 재난 사고로 환자안전의 문제로 이어진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다만 사회적 입원에 대한 합리적 관리 기전을 필요하고 요양병원의 간병비 급여화로 환자본인부담금 저하로 인한 불필요한 이용 및 과다 공급 발생이나 건강보험 재정 확중의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김철준 요양협회 부회장(대전웰니스병원장)은 "요양병원은 적절한 약물치료, 재활운동, 간호 및 간병서비스가 필요한데도 재활서비스는 규제를 받고 간병은 개인에 맡겨졌다. 10여년간 요양병원은 사회적 비용이 크고 낭비라는 생각으로 차별받아 왔지만 수요가 있었기에 요양병원이  증가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일본과 우리와의 차이는 개호직이 정규직으로 보험수가에 의해 품질이 관리돼 왔다는 것"이라며, "전문병동제와 간병서비스의 법제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미라 보건복지부 의료기관정책과장은 "(보건의료계에서)십수년간 논쟁만 하던 사안이 코로나 19 상황에서 한시적이라도 이뤄지고 있다"며, 보건의료의 급격한 환경 변화를 언급하며, "어려움 속에서도 또다른 가능성을 보고 역량을 드러내 수 있는 시간이다. 환경과 기술이 달려졌기에 보다 빠르게 결론을 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이날 주제발표에서 제시된 안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한편 이날 기평석 요양병원장은 "코로나로  요양병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코로나 전담요양병원과 코로나 환자의 진료와 관련해 전염병 관리에 요양병원이 중요함을 알려줬다. 하지만 지원이 없는 습관적인 규제중심의 정부 정책은 안타까운 현실"이라며 "변화하는 시대의 요양병원 역할을 제시하고 노인의료전달체계의 핵심역할로 요양병원의 주요 과제를 토론해 정책이 마련될 수 있도록 춘계 학술대회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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