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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임신부 응급 제왕절개 수술로 생명 구해
코로나19 임신부 응급 제왕절개 수술로 생명 구해
  • 박승민 기자 smpark0602@gmail.com
  • 승인 2022.02.24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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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훈 홍성의료원 산부인과장 "모든 산부인과 의사 그랬을 것"
감염 우려 무릅쓰고 1시간 동안 수술 "분만 환경 조성 정부가 나서야"
분만 산부인과 사라져...공공병원 분만실 설치, 분만 수가 현실화 절실
최정훈 홍성의료원 산부인과장(사진=충청남도청) ⓒ의협신문
최정훈 홍성의료원 산부인과장(사진=충청남도청) ⓒ의협신문

지방의료원 산부인과 의사가 감염 위기를 무릅쓰고 제왕절개 수술로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임신부의 생명을 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주인공은 충청남도 홍성의료원에 근무하는 최정훈 산부인과장. 

충남 논산에 거주하는 임신부 A씨는 지난 7일 제왕절개 분만 예정일을 이틀 앞두고 평소 산전 진찰을 하던 산부인과 의사로부터 초음파상 양수가 적어 제왕절개 수술을 받아야 한다는 조언을 들었다. A씨는 집에 돌아가 출산을 위한 입원 준비를 서둘렀지만, 목이 붓는 등 코로나19가 의심되는 이상 증상이 나타났다. 코로나19 자가진단키트 검사와 PCR 검사 결과, 양성이 나왔다. 

코로나19 양성 확진을 받은 A씨는 양수파막 증상을 보였다. 코로나19 확진자의 제왕절개 분만이 가능한 음압 수술실을 갖춘 병원을 물색했지만 찾지 못했다. 

이 같은 소식을 접한 최정훈 홍성의료원 산부인과장은 진병로 소아청소년과장과 함께 응급 제왕절개 수술을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응급분만을 해야 하는 A씨를 실은 119구급차가 논산에서 홍성의료원으로 내달렸다. 

최정훈 산부인과장은 A씨가 도착하자마자 레벨 D방호복을 입고 홍성의료원 의료진과 함께 응급수술을 진행했다. 

응급수술 당시를 떠올린 최정훈 산부인과장은 "코로나19 감염 우려가 컸지만, 산모와 태아의 건강을 가장 먼저 생각했다"라면서 "아마 모든 산부인과 의사들이 비슷한 상황이라면 그랬을 것이다. 공공병원이 해야 할 역할 중 하나라고 생각했다"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일반적으로 제왕절개 수술이 30∼40분 걸린다면 이번 수술은 1시간이 걸렸다. 레벨 D 방호복을 입고 보호장구를 착용하고 수술하다 보니 5분도 안 돼 땀이 물 흐르듯 흐렀다. 보안경이 뿌옇게 되면서 시야를 가려 수술 시 어려움이 있었다"라면서도 "메뉴얼 대로 또박또박 진행해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라고 밝혔다.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는 상황에서 임신부들이 분만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언급한 최정훈 과장은 안정적인 분만 환경 조성을 위해 정부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정훈 산부인과장은 "출생률이 줄면서 분만이 가능한 산부인과가 점점 문을 닫고 있다. 앞으로 2∼3년 뒤에 또 다른 감염 위험이 오면 지금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 일어날 것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라면서 "각 공공병원마다 분만실을 설치하고, 의사를 배치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분만 수가의 현실화도 이뤄져야 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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