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의원 어려움 호소에 "못하면 하지 말라"고…요?
동네의원 어려움 호소에 "못하면 하지 말라"고…요?
  • 홍완기 기자 wangi0602@doctorsnews.co.kr
  • 승인 2022.01.24 06:00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홍완기 기자 ⓒ의협신문
홍완기 기자 ⓒ의협신문

"재택치료(관리 의료기관 참여)는 스스로 신청하는 거다. 현실적인 어려움이라든지 그런 것이 있으면…할 수 있는 기관만 받아 하고 있다는 말씀을 드린다"- 이기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통제관.

소규모 인원으로 운영되는 의원급 의료기관의 현실적 부담에 대한 보완 방안 질의에 방역 당국 관계자가 "할 수 있는 기관만 하라"는 취지의 답변을 했다. 다시 말해 '할 수 없는 기관은 하지 않으면 된다'고 한거다.

정말 그래도 되는 걸까.

정부는 최근 오미크론 대응 방안을 발표하면서 동네 병·의원 중심의 검사·치료체계 전환을 예고했다.

아직 소규모지만 1월 21일에는 서울시 의원급 재택치료 시범사업을 시작했고, 1월 26일부터는 오미크론 우세지역부터 호흡기전담클리닉 신속항원검사를 실시한다. 일부 지역을 시작으로 확산세에 따라 전국적인 적용 확대를 고려하겠다는 방침이다.

방역당국의 중장기 계획에서도 동네 의료기관 참여의 중요성은 재차 강조된다.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1월 14일 발표한 오미크론 분야별 대응 방안에 따르면, 장기계획에서 '일상적 의료전달체계' 전환을 예고했다.

특히 '동네 병·의원 중심 진료체계 전환'을 오미크론 의료대응 분야 6개 카테고리 중 하나로 선정할 만큼 정부의 강력한 추진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보였다.

중대본은 '일상적인 의료전달체계'로 진료체계 개편을 예고했다. 확진자 가운데 경증은 동네 병·의원에서 외래 진료·처방을 받고, 중등증 이상은 감염병 전담병원 등에서 입원 치료를 하는 방안이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동네의원의 코로나19 검사·치료 역할 확대는 필수적인 상황으로, 추후에는 대부분의 동네 의료기관이 여기에 참여해야 한다는 얘기다.

소규모 의료기관의 하소연에 "싫으면 하지 말라"는 답변이 아쉬운 지점이다.

사실 방역 당국 관계자의 아쉬운 대응은 의원급 재택치료 참여 논의 당시에도 나왔다.

김지연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진료지원팀장은 지난해 10월 12일 브리핑에서 동네의원의 재택치료 참여 가능성을 묻는 본지 질의에 "의원급 의료기관 중에서 24시간 대응이 가능하고, 코로나19에 대해서 적절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관이라면 참여가 가능하다"고 답했다.

동네의원의 의료인력 등 여건을 감안하면, 사실상 "불가하다"는 답변을 돌려 말한 셈이다.

실제 송민섭 대한의원협회 학술 부회장은 해당 발언에 대해 "말만 가능하다고 예쁘게 포장한 것이지 사실상 하지 말라는 얘기"라고 지적했다.

최근 서울시의사회 주축으로 마련한 '컨소시엄 구성을 통한 24시간 대응'이나 '재택치료지원센터' 등 대응 방안을 제시할 수도 있었지만 "못하겠으면 하지 말라"는 식의 입장을 편 것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인해 다시 동네의료기관의 참여를 바라봐야 하는 상황이 됐다.

확산세가 아니었더라도 방역 당국은 초창기 '단계적 일상 회복' 계획을 발표하면서 이미 동네의원의 역할을 강조해 왔다.

오미크론 확산으로 인해, 잠시 잊혀진 '단계적 일상 회복'을 다시 시작하려면 코로나19 확진자 수에 영향을 받지 않는 의료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특히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코로나19 확진자 수에 영향을 받지 않고, 지역별 격차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동네의료기관의 역할 확대가 반드시 필요하다.

중장기적 관점에서 수없이 '필요하다'고 얘기하면서도, 의료기관 호소에는 번번히 '싫으면 말라'는 식의 대응에 아쉬움을 넘어 큰 섭섭함을 느낀다. 끝으로 한 줄평..."그 답변 넣어 두세요".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