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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2024-03-28 17:57 (목)
오미크론 변이 대책 때가 급하다
오미크론 변이 대책 때가 급하다
  • 염호기 의협 코로나19 대책전문위원장(인제의대 교수·서울백병원 호흡기내과) admin@doctorsnews.co.kr
  • 승인 2022.01.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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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유행 대비한 진료체계 전환…비상대책시스템 구축해야
의원-생활치료소-전담병원-중증병원 연계 종합계획 마련
의료기관 파산 위기…의료체계 유지 위해 정부 지원 필요
과학적 예측 위해 상시적·제도적 전문가 소통체계 구축을
염호기 의협 코로나19 대책전문위원장(인제의대 교수·서울백병원 호흡기내과) ⓒ의협신문
염호기 의협 코로나19 대책전문위원장(인제의대 교수·서울백병원 호흡기내과) ⓒ의협신문

우리는 다가올 미래를 예측해야 하는 기로에 서 있다. 아무리 전문가라도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과거로부터 축적된 자료가 있어야 하는 데 불행하게도 지난 2년간 코로나가 주고 간 여러 가지 정보 중 우리에게 알려진 것들은 매우 단편적이다. 지금까지 정부의 방역정책 중에 가장 아쉬운 부분이다. 

코로나19에 대한 여러 가지 정보들을 수집하여 전문가들과 미래예측을 위한 과학적 접근과 소통이 부족하다. 지금부터라도 소통을 강화하기를 바란다. 희망한다고 되지 않는다. 감염병 위기에서 공공기관 및 정부 관료들이 정권의 눈치를 보지 않고 전문가 단체와 법률적으로 소통하는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 오미크론 변이 전망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대책은 두 가지 가능성을 포함하여야 한다. 낙관적인 전망과 비관적인 전망 모두를 상정하고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첫째는 낙관적인 전망이다. 

외국의 경우를 참조하면 오미크론 변이는 매우 빠르게 우세종이 된다. 국내에도 1개월 후 우세종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기존 변이 보다 2∼3배 빠르게 전파되지만, 중증도는 낮다. 약 50%는 무증상이고 대부분 하루 이틀 목감기 증상을 보이는 경증이다. 

오미크론 변이종은 감기 바이러스처럼 토착화될 가능성이 높다. 

독감 유행 시기처럼 호흡기 증상이 있으면 외래에서 신속항원검사로 진단할 수 있다. 검사에서 양성이면 Paxrovid를 처방받는다. 현행 Paxrovid 투여 기준을 낮추어 중증을 진행하는 환자들이 줄어들 수도 있다. 집에서 5일 정도 격리 안정하고,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다. 왜냐하면, 코로나19 감염은 증상 발현 5일 전부터 감염력이 있다가 증상 발현 후 5일 정도면 전염성이 감소한다. 

모든 일을 낙관적으로 볼 수 없지만 모든 사람의 희망이기 때문에 정말 이렇게 되었으면 좋겠다. 

둘째는 비관적 전망이다. 비관적 예측은 쉽다. 전염력이 2∼3배 높다면 실제 환자는 10배 이상 생긴다. 코로나19 델타 감염이 하루 7000명까지 발생했으니 오미크론 감염은 이론적으로 하루에 7만 명이 생길 수 있다. 오미크론 변이의 중증도가 낮아도 감염자 수가 10배 늘어나면 최대 중환자 발생 수는 유사하게 생길 수 있다. 

그러므로 중환자를 위한 진료체계를 유지 관리하여 대비해야 한다. 

전문가들과 상의하여 중환자가 늘어 날 경우를 대비하여 특히 의료인력 예비군, 시설 및 장비에 대한 비상대책 시스템을 구축해 놓아야 한다. 최소한 지금 병상이 비어 있어도 한동안 유지하는 것이 좋겠다. 

비관적 전망과 낙관적 전망 사이에 어느 것을 선택할 필요는 없다. 여러 가지 전망이 전문가들 사이에도 혼재되어 있다. 비관적 전망과 낙관적 전망의 장점을 모두 선택해서 각각에 대하여 대비하는 것이 최선이다. 

■ 오미크론 변이에 대비한 의료기관 체계 정비 

오미크론 변이가 주종을 이루게 되면 오미크론 변이의 특성을 파악하여 몇 가지 대비가 필요하다. 

왜냐하면, 코로나19 감염병 대유행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의료기관의 안정적 운영이다. 코로나19 환자뿐만 아니라 비코로나 환자의 진료와 치료에도 필수적이다. 의원급 의료기관-생활치료소-코로나19 전담병원-코로나19 중증병원을 연계하는 종합적인 계획이 필요하다. 

첫째, 경증 및 무증상 환자의 증가로 재택치료체계를 수정·보완하여야 한다. 

치료 없는 이름뿐인 재택치료보다 중증으로 진행하는 환자를 찾아내는 진료가 중요하다. 지역사회 의원급 의료기관의 의사가 직접 비대면 진료를 통하여 환자의 상태를 살피고, 중증 악화 시에 이송시킬 수 있어야 한다. 

지금과 같이 콜센터 간호사 대응 방식으로는 중증 악화를 찾아내기 어렵다. 왜냐하면, 가만히 앉아 있거나 누워 있는 확진자는 질병이 한참 진행되기 전까지 산소포화도가 정상이기 때문이다. 체온과 산호포화도 만으로는 폐렴이 진행되어 숨이 차서 말하기도 힘든 중증 환자를 찾아내기 어렵고, 이송시기를 놓치기 쉽다. 의사가 진료해야 진단도, 치료도 가능하다. 의사가 진료하는 재택치료로 전환해야 한다. 

둘째, 모든 의료기관은 오미크론 변이에 대비하여 진료체계를 전환해야 한다. 

지금은 매일 같이 코로나 환자가 한두 명은 외래 진료실을 다녀간다. 오미크론 변이가 주종이 되면 일반 환자들 속에 (정형외과, 내시경, 검진, 시술, 수술, 외래 등)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된 무증상 환자가 들어올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마스크와 2-4종 보호구를 비롯해 개인위생 및 환기를 철저히 하고 진료하면 감염 가능성이 낮다. 오미크론 감염자를 위한 입원과 시술 및 수술을 할 수 있는 의료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된 절대적 환자 수가 증가하면 오미크론 감염자 중에 다른 질병이 있는 사람이 다수 발생한다. 이를 치료할 수 있는 의료체계를 정비해야 한다. 

셋째, 오미크론 변이가 대유행 하면, 의료기관 외래에서 신속항원검사를 시행하여 진료할 수 있다. 건강보험수가를 책정하여 유증상환자의 진료에 적용한다면 진단과 의료진 감염 예방에도 큰 도움이 된다. 아직 정식 승인을 받지 못한 신속 PCR 검사를 응급환자·중환자·시술·수술 전에 활용할 수 있도록 긴급한 승인도 필요하다.  
   
넷째, 오미크론 변이 대유행 시기가 오면 한시적으로 비대면 진료를 활성화해야 한다. 병원 방문을 최소화하여 병원이 감염의 원인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병원 내 코로나 환자의 발생으로 병원 역량을 소진 시켜서는 안 된다. 의료진 감염은 최악의 시나리오이다. 

■ 의료기관 파산 위기…필수의료 지원해야

의료는 사회 필수 재화라고 한다. 그래서 집단 파업도 못하게 한다. 

그런데 지금 자동 집단 폐업에 들어가게 생겼다. 많은 의료기관이 파산할 지경이다. 감염병 대유행에서 의료기관이 안정적 운영이 필수적이라면, 의료기관에도 소상공인 지원금을 지급해야 한다. 감염병으로 말미암은 부분적인 손실보상이 아니라 외국 사례처럼 과감하고 전면적인 손실보상 지원금을 지원하여 폐업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대외경제연구소에서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이번 코로나19 사태 시 의료기관에 지원한 국가지원금이 OECD 국가 중에 최하위에 속해 있다는 것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국가는 코로나19 진료체계를 갖추느라 격리병실 추가, 응급실 개조, 진료실 및 대기실 보수, 인력 보충 및 재배치 등에 들어간 보이지 않는 비용들에 대하여 의료체계 유지라는 측면에서 지원해야 한다.

■ 오미크론 변이 대비한 상시적·제도적 전문가 소통체계 구축 

코로나19는 변했고 또 변하고 있다. 그러므로 대책도 수시로 변해야 한다. 

아무리 소통을 강조하여도 법률적 제도가 없다면 공염불이 될 가능성이 높다. 감염병 위기에서 공공기관 및 정부 관료들이 정권의 눈치를 보지 않고 법률적으로 전문가단체와 소통을 해야 하는 법을 만들어야 한다. 

중대한 사안이 생기면 소통하다가 몇 달간 아무런 소식이 없는 경우도 허다하다. 

반면에 질병관리청의 백신협의체는 백신 접종을 성공적으로 이끈 주역이다. 매주 회의를 빠짐없이 진행하고 소통하였다. 백신 수급 상황, 배송 문제, 접종 관련 현장의 목소리를 여과 없이 논의하였다. 백신접종률을 높이는데 질병관리청과 대한의사협회·대한병원협회·대한개원의협의회의 등이 참여한 백신협의체의 공이 아주 크다. 매주 어렵고 힘든 상황임에도 저녁 늦은 시간까지 소통하려 노력했기 때문에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코로나19 백신 예방 접종률을 보였다. 질병관리청의 백신협의체처럼 전문가단체를 대표하는 전문가들과 소통체계를 법률로 제도화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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