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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기 외국어 구사, 인지능력 향상·뇌연결망 변화 확인 
아동기 외국어 구사, 인지능력 향상·뇌연결망 변화 확인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21.12.10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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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 KAIST 교수팀, '미국국립과학원회보'에 논문 게재 
다언어 사용 아이 뇌 후두엽-전전두엽간 강한 연결성 증명
퇴행성 뇌질환에 동반 인지능력 저하 방어 연구에 도움 기대
■ 다언어 사용아동과 단일언어 사용 아동의 뇌 전체 연결망 차이를 나타내는 이미지.
■ 다언어 사용아동과 단일언어 사용 아동의 뇌 전체 연결망 차이를 나타내는 이미지.

아동기 외국어 구사 여부가 인지능력을 향상시키고 뇌 연결망에 변화를 가져오는 것으로 밝혀졌다. 

정용 KAIST 교수팀(바이오및뇌공학)과 마빈 천 미국 예일대 교수팀(심리학)은 미국 국립보건원(NIH) '청소년 뇌 인지 발달 연구'(ABCD Study) 데이터를 사용해 발달단계에 있는 9∼10세 아이들의 인지기능 점수와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MRI)을 분석한 결과, 모국어 외 다른 언어를 추가로 사용하는 아이들은 모국어만 사용하는 아이들에 비해 기억을 측정하는 인지 과제에서 높은 점수를 나타냈다. 또 다언어 사용은 아이들의 뇌 전체 연결망에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확인됐다. 

권영혜 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박사과정이 제1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11월 118권 49호에 출판됐다. 논문 제목은 'Predicting multilingual effects on executive function and individual connectomes in children: an ABCD Study'. 

뇌는 과제를 수행할 뿐만 아니라 쉬고 있을 때도 특정 영역들이 활성화된다. 기능적 자기공명영상을 통해 활성화되는 각 영역을 관찰할 수 있고, 이 영역들이 서로 어떻게 연결이 돼 있는지 기능적 뇌 연결망을 계산할 수 있다. 

뇌 모든 영역 간의 연결 패턴을 나타내는 뇌 전체 연결망은 사람마다 다르고, 나이·지능·인지기능 등 고유한 특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알려져 최근 뇌 과학 분야에서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연구팀은 뇌의 특정 영역에 국한하지 않고 뇌 전체의 연결망에 초점을 맞춰, 여러 언어를 하는 아이들과 하나의 언어만 사용하는 아이들이 서로 다른 뇌 전체 연결망을 갖는 것을 관찰했다. 

기억 관련 과제를 수행할 때 다언어 사용 아이들은 단일언어 사용 아이들에 비해 뇌 후두엽과 피질하 영역 간 강한 연결망을 보였다. 아이들이 아무 과제를 수행하지 않는 휴지기에도 두 그룹 간 차이가 관찰됐는데, 다언어 사용 아이들에게서 뇌 후두엽과 전전두엽 간 강한 연결성을 보였다.
 
이와 함께 기계학습을 통해 아이들이 기억 관련 과제를 수행할 때와 휴지기일 때 나타나는 뇌 전체 연결망만으로 그 아이가 여러 언어를 사용하는지 한 언어를 사용하는지를 성공적으로 예측할 수 있었다. 

또 다언어 사용 아이들이 기억 관련 과제를 수행할 때 관찰되는 기억 관련 연결망만으로 해당 과제에서 어떤 점수를 얻었는지 예측할 수 있었다. 

단일 언어사용 아이들에게서는 이런 현상이 발견되지 않았는데, 이는 다언어 사용 아이들의 뇌 전체 연결망이 그들의 행동과 더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발달단계에 있는 9∼10세 아이들의 다언어 사용 여부가 뇌 전체 연결망에 변화를 주는 것을 확인했다. 

이 연구를 바탕으로 다언어 사용의 영향이 발달단계를 거치며 성인이 될 때까지 어떻게 변화하는지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더해 다언어 사용은 알츠하이머와 같은 퇴행성 뇌질환에 동반되는 인지기능 저하를 방어하는 뇌인지 예비능을 가져오는데, 이 현상을 연구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권영혜 박사과정은 "성인보다 언어사용 기간이 짧은 9∼10세 아이들에게서도 여러 언어의 사용이 인지기능과 뇌 연결 패턴에 영향을 주는 것을 확인했다"라며 "향후 연구를 통해 어렸을 때부터 형성된 이런 차이가 시간이 흐르면서 어떤 형태로 자리잡아 성인이나, 노인이 되어서까지 영향을 주는지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산업통상자원부, 미국 국립보건원 등의 지원으로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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