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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둥이 부모 절반 "더 이상 낳지 않겠다"
이른둥이 부모 절반 "더 이상 낳지 않겠다"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21.11.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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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치료 경제적 부담·전문시설 부족...출산율 높일 수 있는 지원 필요
임신부 코로나19 장기화 영향 NICU 방문·의료진 면담 제한 고충
감염 위험 높은 RS바이러스 예방접종 절반…보험급여 확대해야
■ 신생아중환자실에서의 의사와의 면담 빈도 및 고충 정도
■ 신생아중환자실에서의 의사와의 면담 빈도 및 고충 정도

저출산이 갈수록 심화되면서 이른둥이(임신 36주·2.5kg 미만 출생아)에 대한 다각적 지원책 마련이 출산율 높이기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한신생아학회는 지난 9∼10월 이른둥이 부모 320명을 대상으로 '2021 이른둥이 양육 및 치료 실태조사' 결과를 진행했다. 

이번 실태조사에서는 ▲신생아집중치료실(NICU)에서의 의사 면담 빈도·고충 정도 ▲이른둥이 RS바이러스(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 예방접종 경험 ▲이른둥이 재활치료 시 어려움·비용 ▲이른둥이 자녀 양육 시 어려운 점·필요 정보 등을 중점적으로 살폈다. 

실태조사 결과 코로나19 장기화로 NICU 면회에 제한을 받았으며, RS 바이러스 예방접종에 대한 정보부족과 보험적용 확대를 호소했다. 또 이른둥이 10명 중 4명에서 발달 지연 개선을 위한 재활치료가 필요했지만, 시간·경제적 부담, 전문 시설·인력 부족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자녀계획에도 변화가 있었다. 이른둥이 부모 절반 가까이 '더이상 자녀를 낳지 않을 예정'(48.1%)이라고 답했다. 이유로는 '이른둥이 치료 전념'·'경제적 부담' 등을 꼽아 출산율 제고 측면에서도 이른둥이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지원의 필요성을 시사했다.

■ 이른둥이 RS 바이러스 예방접종 경험
■ 이른둥이 RS 바이러스 예방접종 경험

세부 문항을 살펴보면 코로나19 이후 출생한 이른둥이 부모 65.6%가 NICU 면회에 제한을 받았으며, 이에 따라 아기 상태파악에 어려움을 겪었다(86.1%)고 답했다. '면회 전면 금지'(57.6%)가 가장 많았고, '월 3∼4회'(17.1%)·'월 8회 이상'(12.0%)·'월 1∼2회'(10.8%)·'월 5∼7회'(2.5%) 등이었다. 

10월부터 3월까지 환절기·겨울철에 유행하는 RS 바이러스의 예방접종과 관련해서는 정보부족과 보험혜택 확대를 호소했다. 

RS 바이러스는 2세 이하 영·유아의 95% 이상에서 최소 한 번 이상 감염되고, 3개월 이하 신생아가 감염되는 호흡기 질환 원인 바이러스 가운데 77%를 차지한다. 

RS바이러스 감염 위험이 높음에도 예방접종 경험은 절반을 약간 넘는 수준(57.5%)에 불과했다. 예방접종을 하지 않은 이유로는 '정보 부족'(46.6%)을 가장 많이 들었다.

현재 RS 바이러스 예방접종 보험급여 대상은 ▲생후 24개월 미만 기관지폐이형성증이나 선천성 심장질환이 있는 소아 ▲10월∼3월에 생후 6개월 이하인 32주 미만으로 태어난 이른둥이 ▲RSV 계절에 출생해 손위 형제자매가 있는 36주 미만으로 태어난 이른둥이 등이다. 

손위 형제자매가 없는 다태아(쌍둥이)와 외동인 이른둥이는 고가의 예방접종을 본인 부담으로 맞아야 한다.  

RS 바이러스 예방접종 관련 질문에 응답자 대부분은 '다태아와 외동을 포함한 모든 이른둥이에게 보험급여 혜택이 적용돼야 한다'(75.3%)고 답했다. 이번 조사에서 나타난 이른둥이 다태아 비중은 24.4%였으며, 손위 형제자매가 없는 경우가 78.1%에 달했다.

■ 이른둥이 재활치료 시 어려움·비용
■ 이른둥이 재활치료 시 어려움·비용

이른둥이의 발달 지연 개선을 위해 10명 중 4명이 재활치료를 받았지만, '치료기관 방문에 따른 시간적 부담'(31.5%), '비싼 치료 비용'(30.2%), '전문 시설·인력 부족'(28.4%)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평균 재활치료 기간은 16.7개월이었으며, 재활치료 의료기관은 '종합병원·대학병원'(56%)이 가장 많았다.  

월평균 재활치료 비용은 '99만원 미만'(68.1%)이 대부분이었으나 '100∼199만원'(21.8%)도 적지 않았다. 

재활치료를 받지 못하는 이유 역시 '치료 비용이 너무 비싸서'(39.6%)가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으며, '전문시설은 있지만 대기가 너무 길다'(22.9%), '시간적 여유가 없다'(20.8%), '전문 시설이 없다'(12.5%) 순으로 나타났다. 

이른둥이 양육에서 어려운 점으로는 '양육정보 부족'(45.6%)을 가장 많이 꼽았으며, '경제적 부담'(27.2%)·'양육 인력 부족'(12.2%), '주변 시선·편견'(10.0%) 등이 뒤를 이었다.  

양육 정보 관련해서는 '재활치료 비용·지원'(28.5%), '발달 지연 여부'(25.7%), '국가 지원 정책'(23.8%), '성장 발달 관련 내원 시기'(20.3%) 등이 필요하다고 답변했다. 

■ 이른둥이 자녀 양육 시 어려운 점·필요 정보
■ 이른둥이 자녀 양육 시 어려운 점·필요 정보

이른둥이 출산으로 자녀계획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이른둥이 부모 절반 가까이 '더 이상 자녀를 낳지 않겠다'(48.1%)고 답했으며, 이유로는 '향후 태어날 아기가 또 이른둥이일까봐'(43.9%), '태어난 이른둥이 치료에 집중'(18.3%), '이른둥이 치료 경제적 부담'(14.0%) 등을 꼽았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은 0.84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여성 한 명이 가임기간(15∼49세)에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 수가 한 명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합계출산율은 지난 2018년 처음으로 1명 이하(0.97명)로 떨어진 후 2019년(0.91명)에 이어 더 낮아졌다. 

이번 실태조사 역시 출산율 제고 측면에서도 이른둥이를 건강하게 잘 키우기 위한 사회적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했다.
 
박문성 대한신생아학회장은 "2020년 합계출산율이 0.84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가운데, 출생아 중 이른둥이 비중은 매년 꾸준히 늘고 있다. 모든 아이가 소중하지만 출생 이후 2∼3년 간 집중적인 케어가 필요한 이른둥이에 대해서는 더욱 큰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며, "올해 실태조사를 통해 이른둥이 가정이 코로나19로 인해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고, 재활치료와 관련해서도 치료비, 전문시설의 부족 등 여러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앞으로 학회도 정부 및 여러 기관들과 협력해 이런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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