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보험 분쟁' 초기에 '호미'로 막아야
'의료·보험 분쟁' 초기에 '호미'로 막아야
  • 송성철 기자 medicalnews@hanmail.net
  • 승인 2021.11.0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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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한경 변호사, 신경외과의사회 필수강의 "법률 위험 점검...초기 대응 중요"
"행정처분 받으면 경영 위기...법률 전문가 자문 통해 초기 대처해야 위험 줄여"
고한경 변호사(유앤아이파트너스 법률사무소)가 10월 31일 세종대에서 열린 대한신경외과의사회 추계 학술대회에서 '알면 이익이 되는 의료법들'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의협신문
고한경 변호사(유앤아이파트너스 법률사무소)가 10월 31일 세종대에서 열린 대한신경외과의사회 추계 학술대회에서 '알면 이익이 되는 의료법들'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의협신문

의사로서 환자를 잘 진료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만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예기치 못한 '의료·보험 분쟁'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왔다.

고한경 변호사(유앤아이파트너스 법률사무소)는 10월 31일 세종대에서 열린 대한신경외과의사회 추계 학술대회에서 '알면 이익이 되는 의료법들'을 주제로 강연했다.

고 변호사는 강연을 통해 "진료하는 의사라면 누구나 건강보험심사평가원(방문 심사), 국민건강보험공단(방문 확인), 보건복지부와 보건소(현지 조사), 실손보험회사(보험 분쟁), 환자(의료 분쟁) 등과 각종 분쟁을 겪을 수밖에 없다. 법률적인 위험이 예상된다면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 초기부터 적극 대응하는 것이 위험을 줄일 수 있다"라면서 "의료법과 국민건강보험법을 비롯한 보건의료 법률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으면 낭패를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고 변호사는 현재 대한신경외과의사회·대한줄기세포조직재생학회·대한IMS학회·대한근골격계초음파학회 고문 변호사를 맡아 법률 자문을 하고 있다. 의료분야는 물론 바이오·스타트업·벤처 기업 관련 소송과 법률 자문도 맡고 있다. 

고 변호사는 "치료 결과에 대한 불만이나 비급여 과다 부담을 이유로 민원을 제기하면 현지 조사와 환수로 그치지 않고 의료법·국민건강보험법 위반과 행정 처분까지 뒤따를 수 있다"라면서 "업무·자격 정지 처분으로 인해 경영 위기 상황이 발생하기 전에 법률 전문가 자문을 거쳐 합의와 중재 등을 통해 초기에 대처하는 것이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최근에는 실손보험사가 행정처분 결과를 놓고 의료행위 자체에 문제가 있지 않았냐며 의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경우도 있다"라고 밝힌 고 변호사는 실제 의료 현장에서 문제가 된 사례를 소개하며 대응 방법을 설명했다.

■ 피부관리사, 의료기기 사용 사례 
A 원장은 B 물리치료사를 고용해 도수치료실을 운영하면서 피부관리실도 함께 운영했다. C 환자가 도수치료 대기 시간이 길어지고 있는데 대해 불만을 토로하자 B 물리치료사는 피부관리실장(피부관리사)과 협의해 서비스 차원에서 고주파치료기로 온열치료를 했다. 

고 변호사는 "의료기사가 아닌 피부관리사가 의료기기를 사용한 것은 무면허 의료행위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형 형사 처벌을 받을 수 있고, 양벌 규정을 적용해 주의와 감독을 게을리한 의사도 처벌을 받을 수 있다"라면서 "의료인에게 자격정지 3개월, 의료기관에 업무정지 3개월 행정처분을 하면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전문가의 조언을 받아 판단해야 하고, 초기에 잘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무면허 의료행위 사건이 언론을 통해 이슈가 되면서 사람의 생명 또는 신체에 중대한 위해를 발생할 우려가 있는 수술·수혈·전신마취를 하게 한 의료인의 면허를 취소할 수 있도록 의료법 조항이 추가됐다"라고 언급한 고 변호사는 "더욱더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 촉탁의 계약 없이 사회복지시설 진료 사례
A 원장은 사회복지시설의 요청을 받아 요양 중인 노인을 가끔 진료했다. 환자를 도와준다는 생각에 정식 촉탁의 계약을 맺지는 않았다. 사회복지시설 실사 중에 이런 사실이 발견됐다.

고 변호사는 "현행 의료법 제33조는 의료행위를 안전한 공간에서 혹시 모를 응급상황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환자나 보호자의 요청에 따라 진료하거나 응급환자를 진료하는 경우 등을 제외하고 의료기관 외 의료행위를 제한하고 있다"면서 "환자나 보호자의 요청이 있다 하더라도 명확한 증거를 제시해야 하고, 원외 진료의 필요성을 입증해야 하는 데 법원이나 검찰은 이를 거의 인정하지 않고 있다. A 원장은 결국 의료법 위반으로 500만원 이하의 벌금형 처벌과 자격정지 3개월 행정처분을 받음에 따라 곤란한 상황에 직면했다"라고 밝혔다.

■ 직원·직원 가족 본인부담금·비급여 할인 사례
A 안과병원은 복지 차원에서 직원·직원 가족·친인척 진료 시 본인부담금과 비급여 진료비를 할인해 주다 의료법 위반으로 기소됐다.
 

의료법 제27조 제3항은 '누구든지 국민건강보험법이나 의료급여법에 따른 본인부담금을 면제하거나 할인하는 행위, 금품 등을 제공하거나 불특정 다수인에게 교통편의를 제공하는 행위 등 영리를 목적으로 환자를 의료기관이나 의료인에게 소개·알선·유인하는 행위 및 이를 사주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고 변호사는 "A 안과병원의 본인부담금·비급여 할인에 대해 1심에서는 무죄가 나왔지만, 2심에서는 본인부담금 면제 행위는 의료법 위반으로 판단해 검찰 구형보다 더 많은 벌금을 선고했다"면서 "진료비 할인을 둘러싼 의료법 위반 논란을 피하기 위해서는 원내에 기준을 두고, 직원과 직원 가족 등 제한적으로, 비급여만 할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 병원 홈페이지 시술 후기·사진 게시 사례
A 병원은 홈페이지에 시술 후기와 사진을 게시하고 있다. 보건소에서 의료법 위반이라며 소명을 요구했다.

고 변호사는 "대부분 업체에 의뢰해 의료기관 홈페이지나 블로그 등을 이용해 의료광고를 하는 경우가 많다. 업체에서 다 알아서 했기 때문에 나는 몰랐다고 항변하지만 검찰이나 경찰은 관리 책임이 있다고 판단한다"면서 "'전국 최고'라는 식의 최상급 표현을 쓰는 것은 주의해야 하고, 계약서에 책임 소재를 명기할 필요가 있다"라고 조언했다.

"그런 법이 있는지 몰랐다거나 미리 왜 알려주지 않았냐는 항변은 법원에서 먹히지 않는다"라고 언급한 고 변호사는 "부지불식 간에 법을 위반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직원들과 법률적 위험이 없는지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고 권유했다.

강의 직후 "비급여 진료비 동의서 보관기간은 몇 년으로 해야 하냐?"에 관한 질문이 나왔다.

고 변호사는 "의료법 시행규칙에 진료기록부·수술기록 10년, 환자 명부·검사소견기록·방사선 사진·간호기록부·조산기록부 5년, 진단서 3년, 처방전 2년 등 각각 보관기간을 정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비급여 동의서는 별도의 보관 기간을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환자 본인의 서명이 있고, 진료기록 등에 포함된다는 표현이 있는만큼 그에 준해 보관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라면서 "비급여 진료비 동의서 보관기간에 대해서는 명확한 행정해석이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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