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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2024-04-19 15:39 (금)
"의사가 영업사원에게 거꾸로 협박받기도 하더라!" 환자정보 유출 수사

"의사가 영업사원에게 거꾸로 협박받기도 하더라!" 환자정보 유출 수사

  • 최승원 기자 choisw@kma.org
  • 승인 2021.10.29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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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병원 환자정보 제약사 유출 경찰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 입건
김형석 전 리베이트 전담 검사 "처방내역 주면 수사받을 수도"

유명 대학병원에서 제약사로 환자 병명과 처방내역, 주민등록번호나 이름 등이 유출된 것으로 보도돼 논란인 가운데 '어떤 경우에도 절대 환자 정보를 제약사에 유출해서는 안 된다'라는 경고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으로 처벌받는 것은 물론 리베이트 수수 혐의의 정황 증거로 법원이 판단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KBS가 27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과 가톨릭대 산하 병원들, 고려대 병원 등 유명 대학병원에서 민감한 환자 정보 수십만 건이 JW중외제약으로 유출돼 관련 의료진과 직원이 입건됐다는 경찰 조사 결과를 보도하면서 의료계의 우려를 사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경찰 중대범죄수사과가 지난해 12월 리베이트 사건을 수사하던 중 주요 대학병원에서 수액제를 처방받은 환자의 정보가 담긴 서류뭉치를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의 경우 10만건의 환자 정보가 넘어갔는데 환자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처방 의약품뿐 아니라 에이즈 감염 여부도 유출된 정보에 포함된 것으로 보도돼 충격을 주고 있다.

경찰은 이 병원 약무국 관계자가 환자 정보를 엑셀로 정리해 영업사원에게 넘긴 것으로 보고 있다.

김형석 변호사(법무법인 화우)는 28일 JW중외제약 사건 보도와 관련해 "'처방 내역'을 제약사에 주지 않아야 한다"라며 "(검찰에 있을 때) 처방 내역을 준 사실이 확인되면 리베이트 수수혐의를 두고 처방 패턴 등을 꼼꼼히 조사하게 된다"라고 밝혔다.

김형석 변호사는 2019년 10월까지 '서부지검 리베이트 수사 전담반장(식품의약조사부장)' 겸 '정부합동 의약품 리베이트 수사단장'을 맡아 국내 리베이트 수사를 지휘했다.

제약사에게 처방내역이 건너가는 이유는 다양하다.

A개원의는 "전공의 시절부터 10여년을 알고 지내던 제약사 영업사원이 자신의 실적을 보고하기 위해 필요하다며 절실하게 부탁하면 거절하기가 어렵다"고 밝혔다.

김형석 변호사(전 서부지검검 리베이트 전담반장)
김형석 변호사(전 서부지검검 리베이트 전담반장)

사실 제약사의 경우 분기별 매출 집계를 내기 때문에 굳이 개별 의료기관의 처방 내역이 필요하지는 않지만 한 제약 관계자는 "중간 간부급 직원들이 자신의 영업성과를 보고하기 위해 무리하게 자신이 관리하는 지역의 처방내역을 영업사원을 통해 집계하려다 무리수가 발생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김형석 변호사는 "검찰에 있을 때 처음에는 처방을 부탁하는 처지였던 영업사원이 영업성과 탓에 회사에서 궁지에 몰리자 거꾸로 의사를 협박하는 상황도 여러 건 봤다"며 "몇몇 의사는 리베이트 수수 사실을 고발하겠다는 영업사원의 협박에 지옥을 경험하기도 하더라"라고 밝혔다.

검찰이 리베이트 사건에서 말단 영업사원까지 처벌받는 사례가 많지 않다 보니 대담하게 의사를 협박하는 상황까지 발생하는 것.

경찰은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등 환자 정보를 유출한 병원과 관계자를 개인정보보호법 혐의로 최근 입건하고 참고인 조사에 최근 들어갔다.

JW중외제약 측은 영업 실적을 증빙하기 위한 목적이었고, 다른 용도로 활용하지 않았다고 해명했지만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에 따른 처벌은 물론 리베이트 수수 조사로까지 불똥이 튈 수 있다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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