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병원계 "대리수술, 우리도 화난다"…'선 제명' 자정
전문병원계 "대리수술, 우리도 화난다"…'선 제명' 자정
  • 홍완기 기자 wangi0602@doctorsnews.co.kr
  • 승인 2021.10.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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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병원' 계기, 대리수술 시 전문병원 취소 기준 국회와 논의
전문병원협의회 "의료접근성·비용 부담 완화 등 전문병원 기여"
'대리수술' 의혹이 불거진 인천 21세기병원 정문. [사진=홍완기기자] ⓒ의협신문
'대리수술' 의혹이 불거진 인천 21세기병원 정문. [사진=홍완기기자] ⓒ의협신문

'대리수술' 의혹으로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던 인천 21세기병원과 관련, 전문병원계는 '회원 제명'을 결정하는 등 자정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인해 실추된 국민 신뢰를 회복하고, 다시 전문병원 순기능을 활성화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 모멘텀을 만들고자 한 의도로 해석된다.

21세기병원 사건을 계기로 한 '전문병원 취소 요건' 마련 이슈는 지난 7일 국정감사에서 다시 조명되는 등 의료계의 관심을 또 한 번 끌고 있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국감 자리에서 전문병원 인증취소 기준 마련 필요성에 대한 질의에 대해 "인증 취소 법적 근거가 마련돼야 한다고 본다"며 "국회와 협의하겠다"고 답한 바 있다.

이 가운데 전문병원협의회 역시 논란이 된 병원을 제명하기로 하고, 국회와 함께 취소 기준을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정재훈 대한전문병원협의회 총무위원장(수원·아주편한병원장)은 15일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21세기병원 대리수술 의혹 사건과 관련 "전문병원 활성화를 통한 여러 순기능이 있다. 이런 부분을 강조해야 하는 시점에서,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인해 답보상태가 됐다"며 먼저 아쉬움을 표했다.

전문병원협의회는 지난 1일 개최한 임시총회에서 대리수술로 의료법을 위반한 혐의를 받고 있는 척추전문병원, 인천 21세기병원을 협의회에서 제명하기로 했다.

이상덕 협의회장은 당시 대리수술 발생에 대해 "참담한 심정"이라고 말하며 "지난 10년간의 공든 탑이 무너진 것 같다"고 호소했다.

전문병원제도 활성화를 위한 정책을 본격적으로 추진해가야 할 주요 시점에서, 21세기병원의 사례로 인해 전문병원 정책 전반에 대한 제동이 걸렸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는 것.

정재훈 총무위원장은 "전문병원은 상급종합병원 수준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단과병원의 역할을 하고 있다"며 "접근하기 어려운 대학병원과 달리 비교적 접근성이 좋고, 의료서비스 수준은 높다는 점에서 국민들의 편의성, 의료비 절감 측면에서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고 짚었다.

이어 "아직 사법부의 판단이 완결된 상태가 아니지만 윤리위원회의 권고를 받아들였다"며 "해당 사건으로 인한 회원들의 명예 실추, 그리고 사법부 구속영장 방부 등 상황들을 고려한 결정이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사건은 국민의 신뢰 실추 측면 외에도 전문병원 제도 활성화에도 제동을 걸었다는 점에서 파급력이 크다. 이에, 협의회 내부적으로도 발 빠르게 자정노력을 위한 조치를 취했다.

더불어, 협의회는 국회와도 긴밀한 논의를 진행 중이라는 입장도 전했다.

지난 6월 더불어민주당 허종식 의원과 김원이 의원은 각각 전문병원 지정을 취소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의료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김원이 의원은 전문병원이 3개월 이상 의료업 정지 처분을 받을 경우, 지정을 취소할 수 있도록 했다. 전문병원 지정 요건에도 최근 3년간 3개월 이상 의료업 정지 등 제재처분을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는 내용을 추가했다.

허종식 의원은 의료기관에 소속된 의료인, 의료기관 개설자 및 종사자가 무면허 의료행위 등 의료법 27조를 위반한 경우 의료기관 인증 취소와 전문병원 지정을 취소할 수 있도록 요건을 신설했다.

정 총무위원장은 "현재 국회에서 전문병원 지정 취소 근거를 마련한 법안이 발의됐다"며 "협의회 차원에서도 국회와 함께 관련 내용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알콜중독, 치료 잘 안 된다는 편견? 제대로 안 했기 때문!..."재정적·행정적 지원 필요"

정재훈 대한전문병원협의회 총무위원장(수원·아주편한병원장) (사진=홍완기기자) ⓒ의협신문
정재훈 대한전문병원협의회 총무위원장(수원·아주편한병원장) (사진=홍완기기자) ⓒ의협신문

한편, 이날 인터뷰에서는 알콜전문병원을 구체적 예로 들며 전문병원 활성화 필요성을 짚었다.

보건복지부 지정 알콜전문병원은 단 9곳으로, 병상 규모는 1200∼1300개 수준이다. 정부 통계상 치료가 필요한 알콜중독 환자가 100만명 가까이 된다는 점에서,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정 총무위원장은 "알콜중독의 경우, 치료가 잘 안 된다는 편견이 많다. 제대로 된 치료가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며 "세분화된 집중치료, 지역사회 연계가 제대로 진행된다면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 전문병원이 많이 생겼다면, 난치병이라는 편견은 생기지 않았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알콜중독 치료에 대한 수가가 인정되지 않고 있다. 전 세계적인 공인프로그램이 불인정되고 있는가 하면, 최소 필요 인력 기준도 반영하지 않는 상황"이라며 "이에 상급종합병원에서 알콜전문치료병동을 운영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오히려 상급종합병원에서 전문병원으로 전원을 하는 상황도 흔하다"고 전했다.

제대로 된 치료 시스템 확립을 위해서는 정책적인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 것. 이외 알콜중독은 뇌를 회복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짚으며 지역사회와의 연계를 치료단계부터 유지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정 총부위원장은 "알콜중독의 재발은 조기퇴원이 가장 큰 요인이라고 본다. 뇌가 회복되지 않은 상태로 퇴원하게 되면, 뇌가 여전히 술을 원하게 된다"며 "입원기간을 유지하고, 치료 과정 속에서 지역사회 정신보건센터나 사회복지시설 등과의 연계를 진행한다. 퇴원 후에도 연계가 잘 이뤄질 수 있는 계기가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알콜중독 환자들은 퇴원 후 바로 경제생활이 가능하다. 정책적 효용성 측면에서 상당히 의미가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알콜전문병원 사례에서 볼 수 있듯, 전문병원제도를 활성화하면 국민의료비 절감에 큰 기여를 할 수 있다고 본다. 질 높은 의료서비스를 받기 위해, 환자들은 대학병원을 찾지만 대기 시간이 상당하다. 전문병원이 해당 분야의 단과병원 역할을 수행하면서 의료접근성, 수준 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며 "전문적 치료를 위한 재정적·행정적 시스템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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