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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2024-04-19 06:00 (금)
현장한 줄 '악플'에 병의원 경영 '휘청'

현장한 줄 '악플'에 병의원 경영 '휘청'

  • 이승우 기자 potato73@doctorsnews.co.kr
  • 승인 2021.11.0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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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 담은 의료기관 이용후기 만연...사실 아닌 허위 주장 적지 않아
경영 타격·트라우마 심각 "결국 환자에 피해...악플·키워드리뷰 금지해야"

[그래픽=윤세호기자 seho3@kma.org] ⓒ의협신문
[그래픽=윤세호기자 seho3@kma.org] ⓒ의협신문

인터넷과 SNS상에서의 의료기관에 대한 악의적 이용 후기와 허위사실 유포 등으로 의료기관들이 경영상 큰 타격을 받고 있음에도 별다른 해결책이 제시되지 않고 있어, 의료계의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대부분의 악의적 댓글, 후기는 의과학적이나 객관적 판단에 따른 것이 아니라 환자 개인의 감정적 판단에 따른 것이지만, 의료기관의 신뢰에 큰 손상을 입혀 의료기관이 휴·폐업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특히 경쟁 의료기관의 의뢰에 의한 의도적 악플 게재, 이유를 알 수 없는 허위주장 게재 사례도 적지 않아 '후기 테러'를 당하는 의료기관은 경영타격은 물론 심각한 정신적 트라우마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디지털 플랫폼 다양화로 악플·허위사실 유포 '심각'

최근 대한개원의협의회는 '가짜 영수증'을 근거로 제기하며 악플을 달거나 허위 사실을 유포하는 경우가 빈번한 상황을 사례별로 공개했다.

[사례 1] 가짜 영수증을 제시하며 우리 의원에서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사례라며 악플을 달고, 심지어 직원에 대한 인신공격으로 상처를 주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악플러의 다른 댓글을 보니 경쟁병원의 칭찬 일색이더라. 비급여도 없는 내과의원인데도 이지경이다.

[사례 2] 권고사직 안 시켜준 직원이 앙심을 품고 악의적 리뷰를 지속적으로 올렸다. 너무나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리뷰라 악의적으로 사용될 수 있고 의사가 소신 진료하는데 영향을 주고 있다.

[사례 3] 네이버 영수증 리뷰는 다분히 악의적이다. 영수증 리뷰로 인해 보건소 연락도 오기도 한다. 하지만 그 환자는 본원에 온적도 없는 환자다(영수증 도용 의심). 억울하고 허탈하다.

[사례 4] 네이버 리뷰에 병원주차장 불편하다는 것을 이유로 간호사가 불친절하다는 코멘트만 남기고 별점 반개씩 남긴 부부가 있다. 네이버에 항의했으나 정당한 리뷰라고 삭제가 안 된다고 한다.

[사례 5] (치료 등에 대해) 사전에 설명을 다하고 동의서에 사인까지 해 놓고도 나중에 설명을 못들었다고 한다. 일반적인 후유증이나 단순한 부작용에 대한 설명을 다했음에도 (빨리 낫지 않는다는 이유로) 설명을 못들었다고 댓글을 올린다. 그들에게는 한 줄 불평 불만을 토로한 것이지만, 신뢰를 생명으로 하는 의료기관을 무너뜨리기에 충분하다.

"댓글 독자들은 리뷰 객관성 따지지 않고 사실로 받아들인다"

병원 선택과 악플에 관한 연구논문을 작성하고 있다는 A 의료기관 마케팅업체 대표는 "객관적 검증 없이 제시한 리뷰 내용을 독자들이 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인터넷 및 SNS 리뷰로 인한 폐해를 우려했다.

A 대표는 "리뷰를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검증 절차 없이 모두가 사실로 받아들이게 된다"면서 "리뷰를 보는 사람들은 리뷰자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병원 선택을 할 때 악플에 영향을 받느냐?'의 질문에 거의 대부분이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보험 진료과일수록 영향을 받는 정도가 컸다. 병원 선택 시 인터넷 검색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는 인터넷에서의 리뷰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대변해 준다"고 밝혔다.

A 대표의 연구에 따르면 악플러들은 실제 경험을 부정적인 관점에서 감정적으로 쓰거나, 사실이 아닌 것을 마치 사실인 것처럼 쓰기도 한다.

첫 번째 경우라면 억울해도 환자의 개인 관점이기에 대응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사실이 아닌 내용의 글을 올린 경우에는 신고를 통해 악플을 내릴 수는 있다. 하지만 진위 여부를 가려내는 데 시간이 걸리고, 그 동안 해당 병원이 피해를 고스란히 감당할 수밖에 없다.

구체적인 사례를 살펴보면 의사가 진료가 없는 날임에도 자신을 피하고 있다고 리뷰를 쓰거나, 치료비가 1000만원이 넘는다며 존재하지도 않는 진료비를 써 놓는 경우가 있다. 또 멍자국을 괴사가 됐다고 리뷰를 올려 진료에 문제가 있는 것처럼 매도하기도 한다. 생길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해서 고지했음에도 마치 의료사고가 일어난 것처럼 글을 써서 올리는 사례도 있다. 게다가 아무리 신고해도 계속해서 악플을 달며 괴롭히기도 한다.

A 대표는 "이는 의사에게도 큰 트라우마로 남아 환자에 대한 두려움으로 남게 된다. 이는 방어진료를 하게 되고 소극적으로 진료를 할 수밖에 없어 결국 그 피해가 환자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면서 "인터넷과 SNS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이를 보완할 수 있는 건강한 리뷰 문화와 제도는 역부족한 실정이다. 상습적인 악플러들의 리뷰 권한을 축소하거나 제재를 통해 억울한 피해를 줄여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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