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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권투쟁 횃불 다시 올랐다

의권투쟁 횃불 다시 올랐다

  • 최승원 기자 choisw@kma.org
  • 승인 2003.12.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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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의사회 역시 15일 '올바른 의료제도 개혁을 위한 궐기대회'를 통해 건강보험제도의 전면 재검토와 '조제위임제도(의약분업)' 재평가를 촉구하며 의권쟁취 투쟁의 불꽃을 이어 나갔다.

강원도의사회를 필두로 시작된 권역별 궐기대회는 16일 울산시의사회, 17일 부산시의사회를 거쳐 20일까지 11개 시도의사회별 궐기대회가 집중 개최될 예정이어서 회원들 사이에 의료사의 한 획을 그은 2000년 의권쟁취 투쟁이 재현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게 했다.
강원도의사회는 13일 원주시 원주기독병원 대강당에서 '12/13 의권 회복을 위한 강원의사 궐기대회'를 450여명의 회원들이 참가한 가운데 개최하고 실패한 조제위임제도(의약분업)의 선택분업 전환과 건강보험 제도의 전면적인 개선을 촉구했다.

풍물패의 북소리로 시작된 이날 대회에서 정종훈 강원도의사회장은 "의사들이 머슴처럼 참고만 살다보니 부당청구나 하는 부도덕한 집단으로 매도를 당하게 됐다" 고 말하고 "이제는 아닌 것은 아니다. 잘못된 것은 잘못됐다고 얘기하자" 며 투쟁의지를 다졌다.

김재정 의협회장을 대신해 참석한 김세곤 의협 상근부회장은 "조제위임제도와 건강보험제도의 왜곡된 틀을 깨기 위해 죽기를 각오하고 4년만에 전장에 나섰다" 며 "무너진 의권과 피폐해진 국민의 건강권 수호를 위해 다시 한번 투쟁의 깃발을 높이 세웠다" 는 결연한 의지를 밝혔다.

이어 연대사 발표에 나선 김인구 춘천시의사회장은 "의사의 앞날은 순전히 회원들이 얼만큼 단결할 것인가에 달려있다" 고 말하고 "많은 회원들이 좌절과 실망감에서 벗어나 의협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달라" 고 강조했다.
강원도의사회는 이날 사회주의적인 건강보험의 구조개선과 실패한 조제위임제도의 선택분업으로의 전환, 의협의 의권회복을 위한 총력투쟁 건의 등 3개항의 결의문을 채택했다.

전국적인 의사결의 대회의 시작을 알린 이번 강원의사 궐기대회는 당초 추운날씨와 무관심 등으로 회원들의 참석률이 저조할 것이란 일부의 우려를 비웃기라도 하듯 450여명의 회원이 행사장을 가득 메운 가운데 각종 투쟁구호와 '선구자', '아침이슬' 등을 합창, 지난 2000년 의권쟁취 투쟁이 재연되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을 낳게했다.

인천시의사회는 13일 송도비치호텔에서 현안 대책회의를 열고 내년 1월 중 건강보험의 전면 재개편 및 현행 비민주적인 수가협상 시스템의 근본적인 개편을 촉구하는 집회를 갖기로 결정했다.

현안대책회의에서는 의협 박효길 보험담당부회장이 참석해 그동안의 수가결정 과정에서부터 24명의 건정심위의 위원 가운데 의약계 대표는 8명에 불과하고 계약당사자인 공단이 공익대표로 참여하고 있는 모순 및 비민주성 때문에 건정심위를 탈퇴하게 된 배경을 소상히 보고했다.

박 부회장은 특히 "복지형 공공보험 아래서는 의사들이 점점 더 힘들어질 것이다. 저수가가 되더라도 마음이 편해야 산다. 건강보험의 큰 틀을 바꾸는데 주력해야 한다" 고 강조하며 "이제는 선택의 기로의 서 있다" 는 말로 현행 건강보험 틀의 전면적인 개편을 강조했다.

이어 "의협이 수가동결에 따라 발생하는 잉여 건보재원을 백혈병, 혈우병 등 소아 희귀난치성 질환을 위한 재단설립을 시민단체에 제의한 것이 회원들의 의견수렴을 거친 것이 아니다, 2.65% 인상 분은 개인의 재산이다" 라며 의협 집행부를 겨냥한 일부 불만의 소리가 나오자 "대승적 차원에서 봐달라, 의협이 이익단체만은 아니며, 건강보험의 새 틀을 이루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고 설명했다.
권용오 인천시의사회장은 인사말에서 "독선적이고 모순된 수가협상시스템의 근본적 개선을 주장해야 한다, 피해당사자인 의사들이 이의제기하지 않으면 틀은 바뀌지 않는다" 며 회원들의 깊은 관심을 촉구했다.

한편 인천시의사회는 현안 대책회의에 앞서 이날 6시30분부터 시 이사, 구군회장 및 자문위원, 의료발전연구위원 연석회의를 갖고 의권회복을 위한 집회 및 향후 대책을 숙의했으며, 시기적으로 연말보다는 1월중에 집회를 갖는 안이 좋겠다는데 의견을 모았으며, 이후 현안 대책회의에서 이 안이 그대로 채택됐다.

제주도의사회는 15일 중소기업지원 센터에서 200여명의 회원들이 모인 가운데 '올바른 의료제도 개혁을 위한 궐기대회'를 갖고 ▲건강보험제도 전면 재검토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수가결정 거부 ▲조제위임제도의 재평가 촉구를 내용으로 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홍만기 제주도의사회장은 대회사를 통해 "파행을 거듭하고 있는 의료제도를 이번 기회에 바로 잡아야 한다" 며 "제주도의사회는 단결된 모습으로 투쟁의 선봉에 설 것" 이라고 밝혔다.

김재정 의협회장은 격려사에서 "현행 의약분업은 의사만 하고 약사는 안 하는 제도" 라며 "감옥에 가고 죽는 한이 있더라도 회원들을 선도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 고 강조했다.
또 김 회장은 "비겁하고 비굴하게 살기 위해 2.65% 수가인상을 받아들일 수는 없다" 고 힘주어 말했다.
김순택 전 제주도의사회장은 투쟁사에서 "의료의 사회주의화를 결코 묵과할 수 없다" 며 "건강보험과 의약분업의 틀을 바꾸기 위해 분연히 일어서자" 고 역설했다.

강병철 이사의 선창에 따라 구호를 제창한 제주도의사회 회원들은 조성제 이사의 낭독과 함께 채택한 성명서에서 "우리는 실패한 의약분업과 보험재정 파탄의 상황에서도 고통분담을 위해 수가인하를 묵묵히 견뎌왔으나, 이제 경영악화와 진료권 침해로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다" 고 전제하고,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결정 거부 ▲의약분업 재평가 ▲건강보험제도 전면 재검토 ▲의료수가의 현실화 ▲의료계 요구 거부에 따른 문제점은 정부 책임 등의 내용을 결의했다.

한편, 의협회장과 회원과의 대화시간에서 2.65% 수가인상분을 거부한 것과 관련, 향후 대책을 묻는 질문에 대해 김 회장은 "수가인상분을 제외한 금액만을 보내라고 정부에 공문을 보냈다" 고 답변했다. 이어 "그래도 정부가 인상분을 포함한 수가를 지급할 경우 회원들이 환자 일인당 200원 정도를 걷어서 이를 모아 백혈병 환자를 돕는 기금으로 사용하는 방안을 고려 중" 이라고 밝혔다.

또 초진료를 자꾸 재진료로 분류하는 공단의 문제점을 지적한 김정헌 회원(가정의학)의 물음에 김 회장은 "이는 2001년에 개정된 고시에 의한 것으로 정부도 잘못을 인정하고 있다" 며 "다만 고시 변경에 소요되는 비용 때문에 개정작업이 늦춰지고 있으며 곧 정정될 것" 이라고 답했다.

이날 서귀포지역 회원들의 참여가 약간 저조했을 뿐, 회원수가 적은 제주도의사회 회원들은 전반적으로 높은 참석율을 기록하며 열렬한 관심과 호응으로 집회에 참석, 투쟁열기를 지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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