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외과의사회 "한국의료는 후진적 감시·통제에 속박"
정형외과의사회 "한국의료는 후진적 감시·통제에 속박"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21.09.06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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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법 관련 성명…"깊은 자괴감·모멸감 든다"
'의사면허 규제법' 등 각종 의료악법에 하나된 목소리로 대응 강조 

대한정형외과의사회는 9월 4일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법 관련 성명을 내어 "한국 의료는 감시와 통제라는 후진적이며 관치적인 잣대로 속박되고 말았다"고 토로했다.

일주일에 절반 이상의 시간을 수술장에서 보내는 외과 의사로서 깊은 자괴감과 모멸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는 지적이다. 

정형외과의사회는 "수술을 행하는 의사를 잠재적 범죄자로 규정하고, 언제 범죄를 저지를지 모르니 격리된 공간에서 지켜봐야 한다는 식의 사고와 인식은 의료인들에게 모멸감을 넘어 수치심을 느끼게 하지 않을 수 없다"며 "국민 건강권을 보호하기 위해 의료인으로서의 전문성을 보호받아야 할 권리가 있으며,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직업수행을 보호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이은 의료 악법에 대한 회원들의 관심도 호소했다. 

정형외과의사회는 "생존권이 걸린 의사면허 규제 의료법 개정안이 국회통과를 목전에 두고 있다. 더 이상은 묵과할 수 없다"며 "13만 의사회원 모두가 국민의 건강권과 의료제도에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의료정책, 각종 법령, 정치권의 공약, 언론보도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의권에 도전하는 각종 규제에 맞서 하나된 목소리로 이겨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아래는 대한정형외과의사회 성명서 전문. 

성명서

전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을 수 없는 수술실 내 CCTV 설치 의무화 법안이 지난 8월 3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였습니다.

동 법안과 관련하여 전 의료계 뿐 아니라, 법조계에서 조차 헌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직업수행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한다는 강력한 주장들이 있었습니다.

이례적으로 세계의사회도 CCTV법안에 대해, 전체주의 경향의 성격을 지적하며 현재의 상황을 주목할 것이라 우려의 서한을 보내왔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여러 논란에도 불구하고 결국 정부와, 다수의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거대여당은 본인들의 뜻을 관철시켰습니다.

우리 의사들의 합리적인 주장을 뒤로하고, 여당의 유력 정치인과 실체가 묘연한 시민단체, 여론에 편승한 전형적인 인기영합주의 입법을 강행한 것입니다.

CCTV법안은, 연간 수백만 건 이상의 수술이 이뤄지는 대한민국 의료 현실에서 수술실 내 의료인 모두를 잠재적인 범죄자로 만들었습니다.

이 자리를 통해 꼭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습니다.

인권과 자율의 가치를 지향하는 이 시대에, 우리나라의 의료는 거꾸로, 감시와 통제라는 후진적이며 관치적인 잣대로 속박되고 말았습니다.

일주일에 절반 이상의 시간을 수술장에서 보내는 외과 의사로서 깊은 자괴감과 모멸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습니다.

단언컨대, CCTV 강제화 법안은 우리나라 의료 수준의 답보를 넘어 퇴보를 시킬 것입니다.

미국의 1/20, 일본의 1/5, 대만의 1/2 에 불과한 우리나라의 세계 최저 수술수가에 시달리는 외과계 의사들에게 수술을 포기하게 만드는 강력한 명분이 될 것입니다.

CCTV 설치로 인해 의료사고로 인한 소송은 높아질 것이고, 배상금액은 천문학적으로 커지고 의료소송을 부채질할 소송브로커가 판을 칠 것입니다.

이는 결국 수많은 의료인들이 국가의료체계에 필수적인 수술현장을 떠나게 만들 것이며, 의과대학 학생들이 환자의 생명을 지키며 최전선에서 싸울 미래 외과계 의사로서의 길을 기피하게 만들 것입니다.

정부와, 국민들에게 말씀 드립니다.

의사는 본인의 전문분야에 대한 십 수 년 동안의 의학공부와 수련의 기간을 거쳐야 비로소 환자를 수술할 수 있는 의료인이 됩니다.

일련의 수련과정을 통해 수술을 하거나 의료행위를 함에 있어, 의료인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최선을 다하도록 몸과 마음을 수련합니다. 그리하여, 의사와 환자간의 확고한 신뢰를 바탕으로 하여 환자를 치유하는 과정을 만들어 갑니다.

그 어떤 의료인도, 불신과 감시하에서 최선의 의료행위를 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수술을 행하는 의사를 잠재적 범죄자로 규명지어, 언제 범죄를 저지를지 모르니 격리된 공간에서 지켜봐야 한다는 식의 사고와 인식은, 의료인들에게 모멸감을 넘어 수치심을 느끼게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 의료인들 역시, 국민의 건강권을 보호하기 위해 의료인으로서의 전문성을 보호받아야 할 권리가 있으며,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직업수행을 보호받아야 합니다.

의료계 스스로의 자정과 책임을 통해 의료전문가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권장하는 것이 성숙한 사회의 모습일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모든 의사 동료 회원들에게 고합니다.

2021년 8월 31일은 의료계의 흑역사로 기억될 것입니다.

코로나라는 국가적 재난상황 속에서 최전선에서 목숨을 걸고 사투를 벌이고 있는 우리 의사들에게 돌아온 것은 '수술실 내 CCTV 설치'입니다.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우리의 생존권이 걸린 의사면허를 규제하는 내용의 의료법 개정안이 국회통과를 목전에 두고 있습니다.

더 이상은 묵과할 수 없습니다.

우리 13만 의사회원 모두가 국민의 건강권과 의료제도에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의료정책, 각종 법령, 정치권의 공약, 언론보도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우리의 의권에 도전하는 각종 규제에 맞서 하나된 목소리로 이겨내야 할 것입니다.

2021.09.04
대한정형외과의사회장 이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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