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민간보험사 증식치료 구상권 청구 남발 '제동'
의협, 민간보험사 증식치료 구상권 청구 남발 '제동'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21.08.17 06:00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의협, 회원권익센터 '증식치료 구상권 피해' 민원 발빠른 대응...보험국 공조
심평원 "비급여는 행위 목록만 고시…세부 인정기준 정하고 있지 않다" 회신
의협 "민간보험사 행위 정의 빌미로 과잉진료·부당이득 구상권 행사 근거 없어"
ⓒ의협신문 김선경기자
ⓒ의협신문 김선경기자

대한의사협회가 회원권익센터에 접수된 민원사례에 대해 발빠른 대응을 통해 민간보험사의 부당한 구상권 행사에 제동을 걸었다.

지난 7월 3일 문을 연 회원권익센터에 접수된 첫 심층민원은 증식치료 적응증을 빌미로 민간보험사가 구상권 청구를 남발, 회원 피해가 우려된다는 내용. 

해당 민간보험사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증식치료 관련 행위 정의와 일부 학회가 진료 지침 등을 통해 제시한 '만성통증 환자의 동통완화 목적으로 실시'라는 구절을 내세워 "만성통증이 아님에도 증식치료를 한 것은 과잉 진료나 부당 이득"이라며 구상권 행사에 나섰다. 

의협은 민원 접수 후 곧바로 금융감독원에 해당 민간보험사에 대한 지도·감독을, 대한손해보험협회에 개선 조치를, 해당 민간보험사에는 구상권 청구 중단을 촉구하는 공문을 각각 발송했다. 

의협은 해당 민간보험사에 보낸 공문을 통해 "이같은 행태가 민간보험사에 반감을 갖고 있는 의료계 정서를 더욱 증폭시켜 결국 의료계와 보험업계의 신뢰관계는 더 이상 회복될 수 없는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부당한 의료기관 압박 행위 중단과 무분별한 공문 발송 및 법적 절차 진행이 아닌 적절한 손해율 조정방안 모색을 통해 의료계와 보험업계의 신뢰 관계가 회복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회원 피해를 막기 위한 노력도 이어갔다. 

의협은 각 시도의사회와 각과 의사회에 공문을 통해 "보험사가 적응증 판단 기준으로 내세운 심평원 행위 정의나 학회의 진료지침은 해당 행위를 시행하기 위해 학술적으로 활용하는 참고자료일 뿐 절대적인 법적 기준이 될 수 없다"고 알렸다. 의협 보험국 임직원들은 심평원이 지난 2019년 발간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기능과 역할> 책자 중 행위정의에 대해 기술한 내용을 찾아내 민간보험사의 주장을 반박하는 근거로 제시했다.  

심평원 책자에는 "행위정의는 관련 단체에서 제출된 의견으로 임상현장에서 발생되는 모든 사례를 포함하고 있지 않으므로 절대적 기준이나 표준적 지침으로 사용하기에 적합하지 않음"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기능과 역할(2019년) 책자 112~113쪽 행위정의 및 행위분류 개선 내용에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기능과 역할(2019년) 책자 112~113쪽 행위정의 및 행위분류 개선 내용에는 "행위정의는 관련 단체에서 제출된 의견으로 임상현장에서 발생되는 모든 사례를 포함하고 있지 않으므로 절대적 기준이나 표준적 지침으로 사용하기에 적합하지 않음"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의협신문

민간보험사의 부당한 행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도 나섰다.

보험사가 문제 삼은 '행위 정의'에 대한 개념을 명확히 하기 위해 심평원에 ▲건강보험 영역 상 증식치료 관련 고시 여부 ▲해당 고시 상 적응증 제한이 존재하는지 여부 등을 질의했다. 

결국 증식치료는 건강보험 비급여 행위로 별도로서 세부 인정기준을 정하고 있지 않다는 회신을 받아냈다. 

의협의 질의를 접수한 심평원은 8월 9일자로 회신한 공문을 통해 "증식치료는 건강보험 비급여목록에 등재돼 있는 행위(보건복지부 고시 제2005-89호)"라며 "이 행위에 대한 행위정의는 검토 당시 신청기관 제출자료, 관련 문헌 및 학회 의견 등을 참고해 작성됐다. 건강보험 비급여 항목에 대해서는 보건복지부장관 고시에 의해 행위에 대한 목록만 고시하고 있으며, 세부인정기준 등을 별도로 정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증식치료의 경우 행위에 대한 목록만 고시할 뿐, 별도로 세부적인 인정기준을 정하고 있지 않는다는 것.  즉, 증식치료 환자를 치료하는 경우 '급성이나 만성 통증' 등을 비롯한 적응증이나 세부 인정기준을 별도로 정하고 있지 않으므로 과잉진료나 부당이득으로 간주할 수 없다는 의미다.

증식치료 관련 대응을 주도한 김종민 의협 보험이사는 "증식치료 뿐만 아니라 다른 비급여 영역에서도 심평원의 자의적 판단인 행위정의 영역을 소송에 이용하는 보험사의 일련의 프로세스는 근절돼야 할 악습"이라며 "행위정의를 임의로 내리고 재판의 소송 근거로 삼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차원에서 적극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 보험이사는 "2018년 이후 고시기준에 의하지 않은 삭감은 없다. 명문화된 근거가 없는 심평원의 자의적 판단은 없어져야 할 부분"이라며 "있지도 않은 것을 판단하는 문화를 없앨 것이다. 의협 41대 집행부를 이 기조를 유지하겠다. 근거 중심을 요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회원에 대한 당부도 이어갔다. 

김종민 보험이사는 "아픈 얘기지만 고시기준이 있는데 숙지하지 못한 경우는 보호할 수 없다"며 "이런 사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알리고 계도해 나가겠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정당한 치료에 대해 있지도 않은 적응증을 빌미로 개입하는 것에는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8월 9일자로 대한의사협회의의 만성통증과 관련한 질의에 대해  회신한 공문. ⓒ의협신문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8월 9일자로 대한의사협회의의 만성통증과 관련한 질의에 대해 회신한 공문. ⓒ의협신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