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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락치기' 수가 협상 없어지나?
'벼락치기' 수가 협상 없어지나?
  • 홍완기 기자 wangi0602@doctorsnews.co.kr
  • 승인 2021.06.0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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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보공단 재정운영위원장 "7월 환산지수 제도 개편 시작할 것"
"SGR 모형 제 역할 못해…새로운 모형 개발 등 제도 개편 필요"
윤석준 국민건강보험공단 재정운영위원장 ⓒ의협신문
윤석준 국민건강보험공단 재정운영위원장 ⓒ의협신문

"당장 7월부터라도 내년도 환산지수 계약을 위한 새로운 제도 개편을 준비해야 한다."

수가 협상에서 밴드(추가 소요 예산) 설정의 '키'를 쥐고 있는 국민건강보험공단 재정운영위원회가 새로운 제도를 연구, 내년 수가 협상을 5월이 아닌 연초부터 진행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매년 수가 협상 직전에야 나오는 밴딩 폭에 대한 지적은 이전부터 나왔다. 의협을 비롯한 의료공급자 단체는 제한된 시간 속에 정보 부족으로 충분한 검토와 논의가 어려운 상황에서 협상을 해야 한다며 지속해서 불만을 표하고 있다.

올해 처음으로 재정소위를 진행한 윤석준 국민건강보험공단 재정운영위원장은 4일 보건복지부 전문기자협의회와의 간담회에서 "20년의 세월을 이어온 잘못된 관행을 이제는 바꿀 때가 됐다. 악순환을 끊어야 한다"면서 "올해 7월부터 새로운 제도를 만들어 내기 위한 작업을 시작해 내년 초에는 공급자와 가입자가 함께 토론하는 방식을 제안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올해 수가 협상 역시 12시 마감 시한을 넘겨 새벽까지 진행했다. 4년 만에 수가협상안을 타결한 대한의사협회와 국민건강보험공단 간의 의원급 환산지수 협상도 13시간 동안 계속됐다.

윤석준 재정운영위원장은 '밤샘 협상'을 개선하기 위해서라도 협상 기준점에 대한 새로운 모형을 개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주요 참고자료인 '지속가능한 목표진료비 증가율(Sustainable Growth Rate:SGR) 모형'이 기준점으로서 제역할을 하지 못한 만큼 새로운 모형 개발에 무게를 실은 것이다.

윤석준 위원장은 "구체적인 합의점을 만들어 낼 기준선이 불분명하다보니 당연히 (협상이) 길어질 수밖에 없다"면서 "데이터나 협상 방식에서 기존 SGR이 아닌 다른 모형을 개발하는 등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SGR 연구는 매년 연말에 발주한다. 이후 연초에 연구를 시작해 수가 협상 시작하기 바로 전 데이터가 나온다"며 "이러한 악순환을 끊기 위해선 올해 7월부터 환산지수 수가 계약과 관련된 새로운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더불어 "새로운 제도 개발은 연구용역의 형식이 될 것"이라면서 "제도개선을 긴 호흡으로 연말까지 정리하고, 연초부터 관계자들과 토론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재정운영위 전체회의와 건정심에서도 제안했고, 많은 위원이 동감했다"고 전했다.

매년 지적되고 있는 의원-병원급 간 환산지수 '역전 현상'에 대해서도 고민이 크다고 전했다.

이번 건강보험정책위원회에서는 공단 최종 제시 인상률(병원 1.4%, 치과 2.2%)을 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부대결의 사항을 채택된 만큼, 역전 현상에 대한 지적이 어김없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윤 위원장은 "점점 더 (역전 현상이) 벌어지게 돼 있다. 지금대로 하면 더 벌어질 것"이라면서 "의료전달체계를 다시 복원해야 한다는 관점에서 봐도 사실은 반대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절대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봤다.

그러면서 "지금 같은 모형으로 협상하고 타결하게 되면 역전 현상은 바꾸기 어렵고 더 벌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새로운 제도가 필요하다. 현재 제도가 갖고 있는 모순으로 중요한 논거가 되는 부분이 수가 역전 현상이다. 지금처럼 그대로 가면 간격이 더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다만 "물론 병원은 의원과 달리 다른 검사나 볼륨을 늘릴 수 있는 여지가 많다. 실제 총진료비 규모에서 역전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4년 만에 타결점을 찾은 의원급 환산 지수 협상에 대해서는 '진일보' 했다고 평가했다.

윤 위원장은 "결과만 놓고 보면 지난해에 비해 진일보했다고 본다. 하지만 아직 소위 협상이라는 절충을 위한 제도적 틀을 갖고 있는 것에 비해서는 미흡한 것이 사실"이라며 "의협 집행부가 바뀌면서 (전 집행부에 비해) 상대적으로 협상에 가치를 뒀다고 본다. 이러한 차이에서 지난 집행부에서는 한 번도 타결하지 않았지만 이번엔 타결이 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가입자들의 태도가 특히 강경했다며 지난한 협상 과정을 회상했다.

윤 위원장은 "가입자들은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피폐해진 삶을 호소했다. 실제 마이너스를 기록한 GDP 등은 가입자들의 어려운 상황을 짐작할 수 있는 지표다. 그만큼 역대급으로 합의가 어려웠고, 시간도 상당히 걸렸다"면서 "가입자들이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공급자들의 어려움을 일부나마 인정했기 때문에 이 정도의 수치(평균 2.09%)가 나온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끝으로 "파이의 50%를 차지하는 병협과의 협상이 결렬된 점은 상당히 아쉽다. 이번에 병협과 치협과 타협하지 못했는데 정신은 계속 갖고 가야 한다고 본다"면서 "구체적인 수치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제도를 개선해야 하는지, 또 효과적으로 타협의 정신을 가져가기 위한 부분을 논의해야 제대로 된 마무리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열리는 건정심 소위에서 이런 부분과 함께 제도 개선과 플러스알파에 대한 논의를 시작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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