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위한 바른 소리, 의료를 위한 곧은 소리
updated. 2024-03-28 17:57 (목)
분석 의원급 수가 계약 체결 의미는?...국민과 함께 '고통 분담'
분석 의원급 수가 계약 체결 의미는?...국민과 함께 '고통 분담'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21.06.01 13:43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의협 "코로나19 국가적 재난 상황 동참...심사숙고 결정"
심사숙고 끝에 내린 결정...불합리한 협상 구조 지속 개선
5월 31일 저녁 이필수 대한의사협회장과 의협 수가협상단 위원들이 의원유형 수가협상을 앞두고 전략을 논의하고 있다. ⓒ의협신문 김선경
5월 31일 저녁 이필수 대한의사협회장과 의협 수가협상단 위원들이 의원유형 수가협상을 앞두고 전략을 논의하고 있다. 왼쪽부터 조정호 의협 보험이사·김동석 의원급 수가협상단장(대한개원의협의회장)·이필수 회장·강창원 대한내과의사회 보험부회장·좌훈정 대한개원의협의회 기획부회장. ⓒ의협신문 김선경

대한의사협회가 코로나19 국가 재난 상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국민-정부-의료계가 고통을 분담한다는 차원에서 국민건강보험공단과 2022년도 수가인상률 3.0%에 합의했다.

5월 31일 오후 6시부터 다음날(1일) 새벽까지 이어진 마라톤 수가협상에서 의협은 요양기관단체 중 가장 먼서 수가협상 타결 소식을 전했다.

3.0% 인상에 따라 2022년도 의원급 의료기관에 투입하는 추가 소요재정은 3923억원이 됐다.

다른 유형의 경우 한방 3.1%(추가 소요재정 : 777억원), 약국 3.6%(추가 소요재정 : 1,167억원), 조산원 4.1%(추가 소요재정 : 0.2억원), 보건기관 2.8%(추가 소요재정 : 19억원) 등으로 타결됐고, 병원 및 치과 유형은 결렬됐다.

이번 요양기관단체의 수가협상에 따른 추가 재정 투입액은 총 1조 666억원(평균인상률 2.09% 규모)으로 전년 소요재정 규모(1.99%)보다 다소 늘었다.

의협은 이번 수가협상 결과에 대해 6월 1일 발표한 입장문에서 "코로나19라는 국가적 재난 상황에 동참한다는 의미에서 심사숙고 끝에 내린 결정"이라고 밝혔다.

의협은 수가협상을 진행하면서 모든 진료비 관련 지표가 마이너스로 떨어진 상황에서도 종사자의 고용 유지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의원급 의료기관이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적정수가 인상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건보공단 및 정부기관에서 공개한 각종 통계자료 와 공신력 있는 기관들에서 발표한 분석자료를 토대로 데이터를 제시하며 적정수가 타결을 위해 배수진까지 치고 나섰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5월 20일 발표한 <2020 건강보험 주요 통계>를 보면 총 진료비는 2019년에 비해 0.6% 늘었지만, 기관당 진료비는 1.4% 감소했다. 코로나19 장기화와 경기 침체로 인해 환자가 줄고, 급여비도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특히 의원급 진료비는 0.6% 감소했으며, 진료비 점유율 역시 0.3% 줄었다. 

실제로 [의협신문]이 5월 14∼20일 2022년도 의원급 의료기관의 수가협상을 앞두고 회원 69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의원 10곳 중 3곳은 매출이 40% 이상 감소하는 등 경영 위기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영이 어려운 와중에도 주 40시간 근무제 도입과 감염관리 등을 비롯한 노동 및 의료 정책의 변화로 최근 1년 동안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인력을 추가로 채용한 비율이 20.9%인 것으로 조사됐다. 

[의협신문]은 수가협상을 앞두고 5월 14∼20일 자체 설문조사시스템(닥터서베이)을 이용,  '경영실태 분석을 위한 대회원 긴급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조사 결과,  26.6%의 의료기관이 경영난으로 인해 '폐업을 준비'하거나 '1∼2년 내 폐업할 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경영위기 상황에도 주40시간 근무제와 감염관리 강화 등 정부의 노동·의료 정책에 발맞춰 인력을 고용한 의원급 의료기관이 20.9%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설문조사에는 692명의 회원이 응답했다. 신뢰도는 92%, 표본오차는 ±1.3이다 ⓒ의협신문(자료 분석=김학준 기자/그래픽=윤세호 기자)
[의협신문]은 수가협상을 앞두고 5월 14∼20일 자체 설문조사시스템(닥터서베이)을 이용, '경영실태 분석을 위한 대회원 긴급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조사 결과, 26.6%의 의료기관이 경영난으로 인해 '폐업을 준비'하거나 '1∼2년 내 폐업할 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경영위기 상황에도 주40시간 근무제와 감염관리 강화 등 정부의 노동·의료 정책에 발맞춰 인력을 고용한 의원급 의료기관이 20.9%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설문조사에는 692명의 회원이 응답했다. 신뢰도는 92%, 표본오차는 ±1.3이다 ⓒ의협신문(자료 분석=김학준 기자/그래픽=윤세호 기자)

의협은 "이번 3.0% 인상률은 회원 여러분이 느끼기에 현재 심각한 경영난에 처한 의원급 의료기관의 어려움을 해결하기에는 매우 미약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한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전 국민적인 어려움에 동참하는 차원에서 심사숙고 끝에 계약을 체결하기로 결정했다"면서 수가협상 타결 배경을 설명했다.

의협은 "수가협상을 진행하면서 건보공단을 설득하는 한편, 적정수가를 이루기 위해 다방면에 노력을 쏟았음에도 협상에 있어 한계에 부딪칠 수밖에 없었다"면도 정확한 재정 규모와 수가협상의 결정 요소인 건보공단의 연구결과를 전혀 알지 못한 채 불평등한 협상을 나설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한계점도 짚었다.

의협은 "현행 수가계약 체계의 불합리성과 수가계약의 의사결정구조 문제, 패널티와 인센티브 등 수가계약의 본질을 훼손할 수 있는 방해요건들이 존재했다"면서 "수가계약의 문제점과 불합리성 등에 대해 과거부터 지속해서 문제점을 제기했으나, 아직까지 이에 대한 개선은 이뤄지고 있지 않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불합리한 수가협상 결정구조를 개선할 수 있도록 범의료계 차원의 대응도 예고했다.

의협은 "회원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결과를 알려드리게 돼 송구스럽다"면서 "앞으로 수가협상 결정구조 개선을 비롯해 회원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가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김동석 의협 수가협상단장이 국민건강보험공단과의 수가협상 결과에 대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의협신문 김선경
김동석 의협 수가협상단장이 국민건강보험공단과의 수가협상 결과에 대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의협신문 김선경

이번 수가협상에 대해 김동석 의협 수가협상단장(대한개원의협의회장)은 "의원이 굉장히 어려운 상황임에도 더 이상의 결렬보다 타결로 가입자의 어려움을 인정하는 모습을 보이기로 했다. 이필수 의협 회장과 논의해 최종적으로 결정했다"며 타결 배경을 설명했다.

"회원들의 뜻에 충분한 인상률을 이끌지 못한 부분에 대해선 깊이 사과드린다"고 머리를 숙인 김동석 단장은 "수가협상 과정에서 우리가 요구한 건강보험 누적 적립금 및 국고지원 미지급금 등의 밴드 반영 요구가 받아 들여지지 않았다. 따라서 밴드가 원하는 만큼 나오지 않았다"면서 "가입자들도 건강보험료 인상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상황"이라고 수가협상 과정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김동석 단장은 "불만은 많지만 국민과 고통 분담을 함께한다는 생각으로 인상률을 수용했다"면서 "건보재정 지출 감소분, 건보 누적 적립금, 국고 지원 미수금 등을 활용해 국민과 원가 이하의 진료비로 힘들어 하는 의료기관에 적절히 사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의협 수가협상단 구성과 건보공단과의 협상 과정에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은 이필수 의협 회장은 수가협상 마지막날에도 자리를 함께하며 힘을 실었다.

이필수 회장은 5월 31일 저녁 9시부터 수가협상이 종료된 6월 1일 오전 6시 30분경까지 의협수가협상단과 함께 마라톤 협상을 지원하며 머리를 맞댔다. 

이필수 의협 회장은 "코로나19 시점에서 회원에게 좋은 결과를 드려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해 죄송하다"며 "우리가 만족할 수 있는 수치는 아니지만 국민이 어렵고, 정부도 어려워 대승적인 차원에서 같이 가겠다는 의미로 알아 달라"고 수가협상 타결에 이르게 된 배경을 밝혔다.

"현장의 일선 회원들은 어려운 상황이다. 코로나19 접종과 관련해서도 어려움이 큰 만큼 정부가 내년 그리고 앞으로도 의료계에 관심 가져 달라"고 당부한 이필수 의협 회장은 "의료계의 진정성을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수가협상단에 참여한 조정호 의협 보험이사는 "이번 수가협상은 추가소요재정(밴딩) 규모가 작은 것에서부터 출발했다"며 "이번 인상률에 합의한 것은 굉장히 어려운 결정이었다는 것을 회원들이 알아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수가인상률 3.0%는 회원들의 어려운 부분이 충분히 반영됐다는 의미는 절대로 아니다"고 밝힌 조정호 보험이사는 "정부와 대화를 통해 원만하게, 바람직한 방향으로 협의해 나가려는 새로운 41대 의협 집행부의 행보로 봐 달라"고 덧붙였다.

조원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수석전문위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수가협상에 대해 의미를 부여했다.

조 수석전문위원은 "지난 3년간 연속해서 파행과 결렬을 계속했던 의협과 건보공단의 수가협상이 4년만에 순조롭게 마무리된듯 해서 다행스럽다"면서 "다른 유형보다 가장 먼저 합의에 이르렀다는 점에서도 긍정적으로 보인다. 여전히 부족하다고 판단할 수 밖에 없겠지만, 그럼에도 '국민과 함께 고통분담하겠다'는 메시지가 의미 있어 보인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