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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용성형술 '설명의무' 도대체 어디까지?
미용성형술 '설명의무' 도대체 어디까지?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21.05.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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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하안검 수술 후 부작용 불만...진료 과실·설명의무 위반했다며 민사 소송
법원 "진료상 과실 불인정…구체적이고 충분한 설명 하지 않아 자기결정권 침해"
ⓒ의협신문
ⓒ의협신문

병원에서 하안검 수술을 받은 환자가 수술 결과에 불만족해 의사를 상대로 진료상 과실과 설명의무 위반을 주장하면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한 사건에서 법원이 설명의무 위반 책임만 인정한 판결이 나왔다.

법원은 병원의 진료상 과실은 없다고 봤다. 그러나 미용성형술을 하면서 의사가 환자에게 충분히 설명을 하지 않아 환자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했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병원 의사가 환자에게 수술에 앞서 일정한 사항을 설명한 사실은 인정했지만, 수술의 방법, 위험성, 수술후 발생 가능한 부작용 등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지 않아 손해배상책임이 있다고 봤다.

다만, 설명의무 위반 정도를 진료상 주의의무 위반 정도와 동일시할 수 없다며, 손해배상책임(재수술비용 등)을 30%만 인정했다.

대구지방법원은 4월 14일 환자 A씨가 B의사를 상대로 제기한 수술 결과 불만족에 따른 재수술비용(손해배상책임청구) 청구 소송 사건에서, 설명의무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책임만 인정한 1심판결이 정당하다며, 진료상 과실에 따른 손해배상책임까지 요구한 A씨의 항소를 기각했다.

이 사건은 6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A환자는 2015년 7월 17일 B의사가 운영하는 C병원에 내원해 상담을 받은 후 B의사로부터 하안검 수술을 받았다.

A환자는 B의사에게 수술을 받기 전인 2012년 경 다른 병원에서 한 차례 하안검 수술을 받은 경험이 있는데, 수술 결과에 대해 만족하지 못해 다시 B의사에게 수술을 받았다.

그런데 2017년 1월 5일경 B의사에게 하안검 수술을 받은 후 눈밑 주름이 더 깊게 파였다며 항의하고, B의사로부터 레이저 시술을 받았으나, 이에도 만족하지 못해 2018년 1월 31일 경 B의사에게 하안검 재수술을 요청했으나, B의사는 재수술 요청을 거절했다.

재수술 요청이 거절되자 A환자는 B의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책임을 묻는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에서 A환자는 "B의사의 진료상 과실로 인해 하안검 수술을 받은 후 주름이 더 깊게 패이는 증상이 발생하는 등 미용 개선의 효과를 얻지 못했고, B의사가 수술 전에 자신에게 수술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이나 '부작용'에 대해 제대로 설명하지 않아 시술 여부에 관한 자신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했으므로, '진료상 과실'과 '설명의무 위반'으로 인해 입은 손해액 650만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심 법원(대구지방법원)은 진료상 과실은 없고, 설명의무 위반에 대한 책임만 있다"며 "B의사는 A환자에게 위자료액을 200만원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1심판결에 불복한 A환자는 650만원을 배상해야 한다며 항소했고, 2심 법원(대구지방법원)은 1심판결은 정당하다며, A환자의 항소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2심 재판부도 1심판결과 마찬가지로 B의사의 진료상 과실은 없다고 판단했다.

진료의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해서 바로 진료채무의 불이행으로 추정할 수 없고, A환자가 심미적으로 만족하지 못했다는 사정만으로 B의사가 진료계약상 의무를 불이행했다고 평가할 수 없다는 이유.

2심 재판부는 "하안검 수술 이후 A환자에게 안검외반, 흉터 등의 하안검 성형술의 합병증 내지 부작용이 발생했다거나, B의사에게 하안검 수술 과정에서의 과실, 그리고 경과관찰의무 위반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B의사의 A환자에 대한 설명의무 위반에 대한 책임은 있다고 봤다.

2심 재판부는 "B의사는 하안검 수술에 앞서 A환자와 상담하고 일정한 사항을 설명한 사실은 인정할 수 있다"고 봤다.

그러나 "하안검 수술은 미용성형술로서 높은 정도의 설명의무가 요구되고, B의사가 설명한 내용만으로는 내용만으로는 B의사가 하안검 수술을 하면서 미용성형술을 의뢰받은 의사에게 요구되는 설명의무, 즉 A환자에게 수술의 방법 및 필요성이나 위험성, 수술 후 발생 가능한 부작용, 수술로 원고가 원하는 구체적 결과를 모두 구현할 수 있는지 여부 등에 대해 구체적이고 충분한 설명을 했다는 것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B의사는 설명의무를 위반함으로써 A환자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했다"며 "A환자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했다.

2심 재판부는 다만 손해배상의 범위는 30%만 인정했다.

2심 재판부는 "원고의 나이, 성별, 이 사건 수술의 경과 및 결과, 피고가 진료기록부를 변조한 사실, 원고가 이 사건 수술 이전에 하안검 수술을 받은 사실, 기타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사정을 종합해 A환자의 정신적 손해에 대한 위자료로 200만원을 인정한다"고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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