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위한 바른 소리, 의료를 위한 곧은 소리
updated. 2024-03-29 15:21 (금)
故 문태준 의협 명예회장 1주기 추모사
故 문태준 의협 명예회장 1주기 추모사
  • 신동천 연세의대 명예교수 admin@doctorsnews.co.kr
  • 승인 2021.03.10 06:00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고 문태준 대한의사협회 명예회장은 1928년 경북 영덕 출생, 4선 국회의원(7∼10대)·제24∼26대 의협 회장·세계의사회장·보건사회부 장관 등을 역임했다. 2020년 3월 11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3세. ⓒ의협신문
고 문태준 대한의사협회 명예회장은 1928년 경북 영덕 출생, 4선 국회의원(7∼10대)·제24∼26대 의협 회장·세계의사회장·보건사회부 장관 등을 역임했다. 2020년 3월 11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3세. ⓒ의협신문 김선경

덕암(德巖) 문태준 명예회장님께서 우리 곁을 떠나신 지 어느덧 1년이 지났습니다. 그분의 뜻을 기리는 모든 분을 대신하여 유족분들께 다시 한번 깊은 위로와 애도의 말씀을 드립니다. 아울러 한국 의학과 의료계, 그리고 세계 의료계 발전을 위해 평생을 헌신하신 업적과 고귀한 정신을 기리며 고 문태준 대한의사협회 명예회장님의 영전에 삼가 경건한 마음으로 명복을 빕니다.

1928년 경북 영덕에서 태어나신 문 명예회장님은 1950년 서울의대를 졸업하시고, 미국 유학을 마치신 후 연세의대에서 봉직하시면서 1961년 국내에 처음으로 신경외과학교실 독립과 대한신경외과학회 창립을 주도하신, 우리나라에 신경외과학의 초석을 마련한 선각자이셨습니다. 

제7∼10대(1967∼1980년) 국회의원으로 운영위원장·상공위원장 등을 맡아 14년간 의정활동을 펼치셨습니다. 

1979년부터 9년 동안 의협 회장을 역임하셨으며, 이어서 1988년부터 보건사회부 장관을 역임하시면서 의사이자 우리나라 복지정책을 수행하는 최고 행정가로서 의료계 발전에 지대한 업적을 남기셨습니다. 

특히 119 구급대의 전신이라고 할 수 있는 야간구급환자 신고센터를 의협에 설치, 몸소 야간당직 근무를 서시며 많은 응급환자의 목숨을 구하기도 하였고, 보건사회부 장관 재임 시에는 전국민 의료보험 체제 수립 및 실현을 주도한 주인공이셨습니다. 

이렇듯 한국 의학 및 의료계의 성장과 국민건강 증진에 기여한 공헌은 물론, 세계 의료계에서 아시아인의 목소리를 대변함으로써 한국 의료계의 위상을 높이고 의료인의 권리 신장에 기여한 문 명예회장님의 리더십은 지금까지도 전 세계 의료계가 그분을 존경하는 훌륭한 멘토로 기억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1985년 만장일치로 세계의사회장에 취임하면서 의협의 국제 활동은 새로운 전환기를 맞이하며 물꼬를 트게 됩니다. 문 명예회장님의 활발한 국제활동에 힘입어 의협은 세계의사회 이사국, 부의장국, 아시아오세아니아의사회연맹(CMAAO) 회장국 등을 두루 역임하며 역량을 키울 수 있었습니다. 

신동천 연세의대 명예교수 ⓒ의협신문
신동천 연세의대 명예교수 ⓒ의협신문

세계 의료계에서 문 명예회장님의 막대한 영향력과 탁월한 외교활동은 의협 창립 100주년이 되던 2008년을 위하여 세계의사회 총회를 서울로 유치하는 쾌거를 올릴 수 있었으며, 서울 선언과 헬싱키 선언 개정안 채택을 이끌면서 의사의 직업적 자율성과 임상적 독립뿐만 아니라, 인권과 관련된 의료 윤리를 실천하기 위한 의지를 천명하시기도 하셨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요즈음 의료계가 직면하고 있는 여러 어려움을 보며 문 명예회장님의 리더십이 한없이 소중하였음을 다시 느끼게 되고 그리워지기까지 합니다.

국민건강을 위해 올바른 의료를 제공할 수 있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는 뚜렷한 소신과 뜨거운 열정으로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으셨던 문 명예회장님의 교훈과 의사라는 소명은 환자로부터 평생 고맙다는 말을 들을 수 있는 직업이라는 위로와 격려의 말씀은 우리 의료계가 소중히 간직하고 이어가야 할 정신적 가치와 유산임에 틀림없습니다.

다시 한번 문 명예회장님의 고귀한 삶의 메시지를 마음에 새기며, 무한한 존경과 추모의 마음을 올립니다.

고인의 영원한 안식과 명복을 빕니다.

관련기사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