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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2024-04-19 11:38 (금)
공단, 처음부터 협상 의지없었다

공단, 처음부터 협상 의지없었다

  • 편만섭 기자 pyunms@kma.org
  • 승인 2003.11.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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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계와 건강보험공단 사이에 진행돼 온 내년도 건강보험수가 협상이 결렬된 것과 관련, 의약계는 공단이 처음부터 협상을 성사시킬 의지가 없었다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의약계를 대표하는 요양급여비용협의회(이하 협의회)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은 그동안 수가를 결정하는데 필요한 상대가치 점수 단가(현행 55.4원)를 결정하기 위한 협상을 벌여 왔으나 의견 차이가 너무 커 합의를 이뤄내지 못했다.

협의회는 수가 협상에 앞서 기존 수가보다 20.32% 인상된 66.66원의 상대가치 점수 단가를 제시했다가 다시 10.6% 인상한 61원으로 양보하는 등 협상을 성사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이에 비해 공단측은 현행 수가보다 오히려 7% 인하된 51.5원을 협상안으로 제시했다가 마지 못해 점수 단가당 2001년에 제시한 50원에다 물가 및 임금 상승률 4.3%를 적용해 산출한 5% 인하안인 52.15원을 내놓는 등 의약계로서는 도저히 수용할 수 없는 방향으로 협상을 몰고 갔다.

이와 관련, 의료계 관계자는 “물가 상승률과 원가 보존율을 감안할 때 현행 수가보다도 낮게 책정된 협상 카드를 들고 나와 협상을 하자고 한다면 결과는 뻔한 것이 아니겠느냐”고 되묻고 “공단은 처음부터 진지하게 협상에 임할 생각이 없었다”고 꼬집었다.

대한의사협회 관계자는 “ 2년전 정부가 공식적으로 인정하여 적용해 오고 있는 수가마저도 전면 부인한 채 공단이 터무니없이 낮은 협상안을 고집하는 것은 보험자단체의 횡포이자 현정부의 난맥상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이어 “의약계는 국가적인 경제 위기와 실업난 등을 감안해 최대한 양보하면서까지 협상을 성사시키려고 노력했으나 공단 측이 막무가내로 수가를 끌어 내리려고 하는 바람에 계약이 이루어지지 못했다”고 전하고 “협상 결렬은 공단측의 성의없는 태도 때문”이라며 “그에 따른 모든 책임은 공단이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료계 주변에서는 “의료공급자와 보험자는 대등한 관계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보험자가 의약계의 뜻을 무시하고 횡포를 부리는 것은 묵과하기 어렵다”는 의견과 함께 “의약계의 정당한 주장이 묵살될 경우 강력하게 대응해 나갈 수 밖에 없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의료계 일각에서는 “보건복지부 장관이 기회가 있을 때마다 수가 인상은 어렵다고 밝혀 온 것과 공단이 인하된 수가 협상안을 제시한 것과는 밀접한 상관 관계가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수가 계약이 제대로 이루어질 것이라고 전망한 것 자체가 큰 오산이었다”는 자조 섞인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한편 내년도 수가는 사용자단체 등 건보 가입자단체와 의약계·정부·학계 인사로 구성된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정하게 되며, 보건복지부 장관은 건정심의 의결을 거친 단가를 고시해 적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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