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③] 코로나19, 치료제·백신 개발 현황과 과제
[진단③] 코로나19, 치료제·백신 개발 현황과 과제
  • 이형기 서울대병원 임상약리학과 교수 admin@doctorsnews.co.kr
  • 승인 2021.02.0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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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받은 '치료제' 기대 이하 성적표…'항체 치료제' 개발 가능성 커
'백신' 접종 하지 않으면 집단면역 달성 어려워…비전문가 불안감 조성 문제
의료인·의학단체·언론 효율적 대응해야…과학적 정보로 환자·보호자 소통해야
이형기 서울대병원 임상약리학과 교수(전 미국 조지타운대 의대 조교수·전 미국FDA 객원연구원)
이형기 서울대병원 임상약리학과 교수(전 미국 조지타운대 의대 조교수·전 미국FDA 객원연구원)

발생 이후 1년이 지났지만 코로나19 사태는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유래를 찾아볼 수 없이 빠른 속도로 전 세계 연구자가 코로나19 치료제 및 백신 개발에 열중해 다행히 몇 개 백신이 긴급사용승인을 받은 게 그나마 어둠 속에 한 줄기 빛이다. 

본고에서는 코로나19 치료제 및 백신 개발 현황을 개괄하고, 남은 과제가 무엇인지 살펴본다.

코로나19 확산 초기에 가장 주목을 받은 치료제 개발 전략은 '약물 재창출'이다. '약물 재창출'은 이미 허가된 약물이나, 임상시험에서 안전성은 확인했지만 효능을 충분히 입증하지 못해 허가를 받지 못한 약물을 다른 질병의 치료제로 개발하는 전략이다. 약물 재창출 전략을 잘 활용하면 신약개발에 걸리는 기간과 비용을 경감할 수 있다. 코로나19의 약물 재창출 연구 대상은 렘데시비르·하이드록시클로로퀸·칼레트라·덱사메타손이다.

렘데시비르는 아데노신 유사체인 항바이러스제로, 원래 에볼라 치료제로 개발됐다. 하지만 이후 RNA 바이러스에도 항바이러스 효과를 나타낸다고 알려졌다. 렘데시비르는 코로나19로 입원한 성인 환자 대상으로 실시 된 3상 임상시험에서 위약보다 4일 정도 회복 기간을 단축했고 이 차이는 통계적으로도 의미가 있는 결과였다. 이에 미국식품의약국(FDA)는 2020년 5월에 렘데시비르의 긴급사용을 승인했고, 5개월 뒤인 10월 22일에는 첫 번째 코로나19 치료제로 렘데시비르를 정식 허가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해 7월에 코로나19 중증환자 치료제로 렘데시비르를 허가했다.

그러나 렘데시비르를 코로나19 치료제로 허가한 결정에 우려도 있었다. 예를 들어, 세계보건기구는 코로나19 입원 환자를 대상으로 렘데시비르의 효능과 안전성을 평가한 SOLIDARITY 임상시험의 결과를 발표하며, 렘데시비르가 사망률 및 치료 기간 단축 등 주요한 임상 결과를 개선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말라리아 치료제인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은 변변한 치료제가 없던 코로나19 확산 초기에 주목을 받았다. FDA는 2020년 3월 28일에 코로나19 치료제로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의 긴급사용을 승인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신의 선물'이라며 추켜세우기도 했다.

그러나 미국심장학회와 세계보건기구는 FDA가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의 긴급사용을 허가할 때 사용한 연구결과가 동료심사(peer-review)를 받지 않아 신뢰성이 부족하고 결과 분석에 오류가 있다고 반박했다.

이후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복용해도 코로나19를 예방하거나 치료할 수 없다는 연구결과가 속속 발표됐다.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이 코로나19 치료에 효과적이라는 3편의 논문도 철회됐거나 재검토를 받았다. FDA의 자체 조사에서도 하이드록시클로로퀸 투여 후 심장 유해반응 발생이 증가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결국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의 긴급사용승인은 취소됐다.

이처럼 약물 재창출 관점에서 주목을 받았던 후보 약물의 대부분은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보여주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현재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될 가능성이 가장 큰 신약 후보는 '항체 치료제'이다. FDA의 긴급사용승인을 획득한 항체 치료제는 리제네론의 REGN-COV2와 일라이릴리의 밤라니비맙(LY-CoV555)이 있다. 

비입원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투약 후 29일 시점까지 코로나 관련 증상으로 한 번 이상 병원을 방문한 환자의 분율을 평가한 1/2/3상 임상시험에서 리제네론의 REGN-COV2는 위약보다 49% 정도 환자의 병원 방문율을 단축했고, 안전성 결과는 위약과 유사했다. 

일라이릴리의 밤라니비맙은 경증 또는 중등증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한 2상 임상시험에서 74.6%의 입원율 감소 효과를 보여주었고, 지난 해 11월 9월 FDA의 긴급사용승인을 획득했다. 하지만 밤라니비맙은 긴급사용승인을 획득한 이후에 이어진 3상 임상시험이 부작용 문제로 중단된 바 있어 후속 연구 결과에 따라 승인이 취소될 가능성이 남아 있다.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전략으로 가장 주목을 받은 '약물 재창출'은 이미 허가를 받은 약물이나 효능을 충분히 입증하지 못해 허가를 받지 못한 약물을 다른 치료제로 개발하는 전략이다. 코로나19의 약물 재창출 연구 대상은 렘데시비르,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칼레트라, 덱사메타손 등이다. ⓒ의협신문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전략으로 가장 주목을 받은 '약물 재창출'은 이미 허가를 받은 약물이나 효능을 충분히 입증하지 못해 허가를 받지 못한 약물을 다른 치료제로 개발하는 전략이다. 코로나19의 약물 재창출 연구 대상은 렘데시비르,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칼레트라, 덱사메타손 등이다. ⓒ의협신문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이 지연되는 상황에서 백신 개발과 공급이 시급하다. 다행스럽게도 여러 종류의 코로나19 백신이 신속하게 개발되는 중이다. 2021년 1월 26일 기준, 약 70개의 코로나19 백신 후보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고, 그중 20 개는 3상 임상시험 단계다.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 등 총 10 개의 코로나19 백신이 일부 국가에서 긴급사용승인 혹은 조건부 허가를 받았다. 코로나19 백신의 플랫폼도 다양해 전통적인 불활성화 백신 이외에도 유전자 백신, 바이러스벡터 백신, 단백질 성분 백신을 개발 중이다.

유전자 백신은 항원 단백질을 주입하는 대신, 항원 단백질을 발현시키는 유전자를 RNA 혹은 DNA 형태로 주입하는 방식이다. RNA 백신으로는 지난 12월 FDA의 긴급사용승인을 획득한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이 대표적이며, 국내에서는 제넥신과 진원생명과학에서 개발 중인 DNA 백신이 대표적이다.

화이자 백신은 코로나19 바이러스 스파이크 단백질을 발현하는 mRNA를 주입하는 방식이다. 지난 11월 화이자는 약 4만 3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3상 임상시험에서 동사의 mRNA 백신이 95%에 달하는 우수한 예방 효과를 보였다고 발표했다. 화이자 백신은 현재 미국·영국·캐나다·멕시코·호주·스위스 등 가장 많은 국가에서 긴급사용승인 혹은 조건부 허가를 받았고, 올해 연말까지 전 세계적으로 13억 도즈가 공급될 예정이다.

모더나 백신도 스파이크 단백질을 발현하는 mRNA 백신이다. 3상 임상시험에서 모더나 백신도 심각한 안전성 문제를 일으키지 않았고 94.5%의 예방 효과를 보여주었다. 모더나 백신은 현재 미국·유럽·영국·캐나다 등에서 긴급사용승인을 받았으며, 올해 연말까지 5∼10억 도즈가 공급될 예정이다. 

바이러스벡터 백신은 항원 유전자를 인체에 무해한 아데노바이러스와 같은 벡터에 넣어 인체에 주입하는 방식으로, 아스트라제네카와 얀센 백신이 대표적이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침팬지 아데노바이러스벡터를 사용하는 백신으로, 3상 임상시험에서 저용량-고용량 또는 고용량-고용량의 두 가지 용법이 각각 62%와 90%의 예방 효과를 보였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현재 영국·멕시코·헝가리·브라질 등에서 긴급사용승인 혹은 조건부 허가를 받았다. 한편, 얀센 백신의 임상 결과는 아직 공개되지 않은 상태이다.

단백질 성분 백신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재조합 항원 단백질을 주입하는 방식으로 노바백스 백신이 대표적이다. 노바백스 백신은 1/2상 임상시험에서 심각한 안전성 문제를 일으키지 않았고, 노바백스 백신을 접종받은 자원자의 중화황체 농도는 COVID-19에 감염됐다 치료된 사람들보다 4 배 높았다. 노바백스 백신의 3상 임상시험은 영국에서 1만 5000명을 대상으로, 미국에서 3만명을 대상으로 진행 중이며, 임상 결과는 아직 공개되지 않은 상태이다.

한편, 코로나19 바이러스 자체를 불활성화 시킨 후 주입하는 방식인 불활화 백신에는 중국에서 개발 중인 시노팜과 시노백 백신이 있다. 지난 해 9월 중국 정부와 언론은 수십만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시험에서 중국에서 개발 중인 백신들이 안전성 문제없이 뛰어난 면역 효과를 일으켰다고 밝혔다.

그러나 당시는 물론 이후에도 학술지 등을 통해 구체적인 연구 결과는 공개되지 않았다. 최근 시노백은 브라질에서 실시함 3상 임상시험의 결과로 당사의 백신이 50%의 예방 효과를 보여주었다고 발표한 바 있지만, 구체적인 임상시험 자료는 역시 공개하지 않았다.

코로나19 백신 플랫폼은 전통적인 불활성화 백신을 비롯해 유전자 백신, 바이러스벡터 백신, 단백질 성분 백신 등이 있다. [사진=아스트라제네카 홈페이지] ⓒ의협신문
코로나19 백신 플랫폼은 전통적인 불활성화 백신을 비롯해 유전자 백신, 바이러스벡터 백신, 단백질 성분 백신 등이 있다. [사진=아스트라제네카 홈페이지] ⓒ의협신문

이처럼 코로나19 백신은 다양한 백신 플랫폼을 도입해 전례 없는 빠른 속도로 개발됐고 또 개발 중이다. 하지만 적절한 운송 과정, 접종 환경 등 여러 조건이 종합적으로 충족되지 않는다면 빠른 백신 개발의 의미가 퇴색된다.

백신은 최적 온도를 맞추어 보관 및 운송돼야 한다. 이를 콜드 체인이라고 하는데 최적 온도를 맞추지 못 하면 백신의 안정성(stability)이 떨어져 약효가 사라지거나 안전성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예를 들어 화이자 백신은 영하 70도 이하, 모더나는 영하 20도, 얀센과 아스트라제네카는 영상 2∼8도에서 운송과 보관이 이뤄져야 한다. 저온 유통체계 문제를 해결하려고 미국에서는 대형 물류 업체인 페덱스 등이 기존 유통망을 활용하는 방식을 고안해내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액화천연가스(LNG)를 활용하는 방식을 통해 콜드체인 구축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문제는 또 있다. 백신의 효과를 확신하고 많은 사람이 예방접종에 동참하지 않는다면 감염 후 회복만으로 코로나19 종식에 필요한 충분한 집단면역을 달성하기 어렵다. 벌써 일부 비전문가를 중심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필요하지 않다거나 검증되지 않은 백신 접종 후 부작용 발생을 침소봉대해 불안감을 조성하는 현상이 감지됐다. 따라서 잘못된 대중 선동에 의료인과 의학단체, 언론이 효율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의료인은 과학적으로 검증된 자료와 정보를 기반으로 환자 및 보호자와 소통함으로써 코로나19 예방접종의 수용성을 높여야 한다. 

물론 전 국민을 접종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양의 백신을 확보하고, 필요하다면 기술 수입을 통해 국내에서 백신을 대량 생산하는 시스템을 갖추며, 전문적인 콜드체인이 구비된 백신 운송과 접종 환경 조건이 최적으로 충족될 때까지 모두가 개인 방역을 철저히 지키도록 메시지를 전달하는 일에 앞장서야 한다(자료조사 및 본고 작성에 서울대학교 분자의학 및 바이오제약학과의 원정현 석박과정학생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 칼럼과 기고는 본지의 편집방침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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