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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가 공감하는 '좋은 의료정책', 만들 방법은?
의료계가 공감하는 '좋은 의료정책', 만들 방법은?
  • 이승우 기자 potato73@doctorsnews.co.kr
  • 승인 2021.01.16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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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개협 '의사와 사회, 정치' 심포지엄서 해법 모색
'국민 소통·정치력 강화·정부와 유대' 중요...회의적 시각 버리고 적극 관심·참여 필수
대한개원의협의회는 16일 '의사와 사회, 정치'라는 주제로 2021년 의료정책 심포지엄을 개최해, 올바른 의료정책 수립 및 실현을 위한 해법을 모색했다. 해법으로는 국민과의 소통 확대, 정부와 유대 강화, 정치력 강화 등이 공감을 얻었다. ⓒ의협신문
대한개원의협의회는 16일 '의사와 사회, 정치'라는 주제로 2021년 의료정책 심포지엄을 개최해, 올바른 의료정책 수립 및 실현을 위한 해법을 모색했다. 해법으로는 국민과의 소통 확대, 정부와 유대 강화, 정치력 강화 등이 공감을 얻었다. ⓒ의협신문

대한의사협회장 선거와 서울특별시장·부산광역시장 보궐선거,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의료계가 좋은 의료정책 수립에 적절한 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의료계 숙원인 의사의 사회와 연대, 정치력 강화는 국민 소통을 통한 공감대 형성, 신뢰 회복을 통해 정관계 영향력 극대화를 토대로 가능하다는 의견이 공감을 얻었다.

대한개원의협의회는 16일'의사와 사회, 정치'라는 주제로 2021년도 첫 의료정책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김동석 대한개원의협의회장. ⓒ의협신문
김동석 대한개원의협의회장. ⓒ의협신문

김동석 대개협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국민과 소통, 정치에 대한 관심 등을 역설했다. "민주주의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는데, 대부분 의사가 진료에 전념하다보니 일반 국민보다 정치에 무관심하다. 정치인은 의사의 운명을 좌우할 법을 만들고, 정치권은 국민을 의식한다"면서 의료계의 정치력 강화 필요성을 제기했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의료진 탈진, 의료체계 붕괴도 우려하며, 정부의 제도적 해결책 마련을 촉구했다.

"의사는 결코 환자를 외면하지 않는다. 코로나 사태 초기 대구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했을 때 전국에서 의사들이 자원봉사하러 몰려 들었다"면서 "정부는 의료진 보호책을 명문화해 자발적 참여를 독려해야 한다. 의사의 소명감에 상처를 주면 위기극복을 위해 나설 사람이 없다"면서 "의료진 사고 후유장애, 사망에 대해 보상규정, 감염위험으로 폐쇄한 병·의원, 휴진한 병·의원에 대한 손실보상, 장기적 환자 감소에 대한 감세 등 세제혜택, 코로나 현장 자원 의사에 대한 확실한 보호장치 등을 마련해 의사들이 기꺼이 나서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인숙 전 자유한국당 의원(19대, 20대 국회). ⓒ의협신문
박인숙 전 자유한국당 의원(19대, 20대 국회). ⓒ의협신문

이날 심포지엄 첫 발제는 19대·20대 국회의원으로 활동한 의사출신 박인숙 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이 맡았다. 국민-정부-의료계의 삼각관계를 이해하고, 새로운 패러다임의 대국민 소통, 정부와의 협상 전략 수립을 당부했다.

특히 정치권은 국민의 표를 가장 무서워한다는 속성을 강조하며, 겉으로 드러나지 않게 조용한 정치세력화 전략 수립도 주문했다.

"대한의사협회는 국민을 편으로 만들어야 한다. 국민이 믿고, 의지하고, 신뢰하고, 존중하는 단체로 만들어야 한다. 의사 역시 그런 직종이 돼야 한다"면서 "그러나 현실은 실패의 연속이고,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어려운 일이지만 해답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또한 "정치권은 의료인을 약자로 보지 않고, 표도 많지 않다. 국민은 약자로 보며 표도 많다"면서 정치권이 국민을 의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짚으며 "정치권을 움직이기 위해서는, 잘못된 의료정책 피해자는 국민이 된다는 것을 의료계가 알려줘야 한다"고도 했다.

의료계 정치세력화를 위한 대안으로 ▲의사 국회 진출 확대 ▲모든 의사가 의료정책에 관심을 갖고 사회적 의사표현에 참여 ▲국민 설득을 위한 활동 강화 ▲의료현장과 현실에 대한 적극적 홍보 ▲정치적 압력단체화 등을 제안했다.

박형욱 대한의학회 법제이사. ⓒ의협신문
박형욱 대한의학회 법제이사. ⓒ의협신문

'좋은 의료정책을 만들자'를 주제로 발제한 박형욱 대한의학회 법제이사는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된 19대 대선 당시 의료계가 더불어민주당 공약에 좋은 의료정책을 반영하기 위해서 노력했고, 문 대통령 당선으로 기대도 컸지만, 공유한 정책방향에 차이가 컸다는 점을 지적했다. 근거로 문재인 정부의 일명 문재인 케어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 추진을 들었다.

"정책은 정치체제의 산출물, 모든 체제는 환경과 상호작용을 한다"면서 "정치활동의 결과가 정책이며, 정치권과 정부는 이익집단인 의료계가 아닌 국민을 위한 정책을 수립해 추진한다. 문 정부도 질은 높으면서 비용은 싼 의료서비스 제공을 위한 정책목표를 설정했다. 이는 국민에게는 좋지만 의료현장에 많은 문제를 유발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좋은 의료정책은 국민의 관점에서 출발해야 하지만, 의료인의 관점을 잘 녹여 조화를 이뤄야 한다. 이를 위해서 국민 설득은 필수며, 궁극적으로 환자와 의사의 자율성을 신장하는 방향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좋은 의료정책 수립 전략으로 ▲의료계 내부 합의 ▲국민에게 의료의 미래에 대한 비전 제시(미래 정책 대안 마련해 제시) ▲정치적 우군 확대(공무원, 정치인, 언론인, 학자, 시민단체 등) 등을 제시했다.

서민 단국의대 기생충학교실 교수. ⓒ의협신문
서민 단국의대 기생충학교실 교수. ⓒ의협신문

의사출신 인플루언서인 서민 단국의대 기생충학교실 교수의 '인플루언서가 되자'는 발제는 심포지엄 참석자들의 큰 주목을 받았다.

서 교수는 국민, 사회, 정치권을 움직이는 데 대중적 영향력이 큰 의사출신 인플루언서 배출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의사의 이유있는 울분의 목소리는 기사화되지 않는다. 기사화 되어도 개인적 이익만 추구하는 직능이라는 폄하만 받는다"면서 "의료계에서 국민의 신망을 받는 인플루언서가 많아지면 그들을 통해 의료현장의 문제를 알리고 국민의 공감을 얻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뜬 다음에 말을 해야 먹힌다. 업적을 쌓은 인플루언서가 사회·정치적 발언을 하면 먹힌다"고 말해, 좌중의 폭소를 유발했다.

가장 현실적으로 의사 인플루언서가 되는 방법으로는 '책 쓰기'를 권고했다. "책을 쓰면 언론에 노출될 기회가 는다. 꼭 의료 분야일 필요는 없다. 나는 개인이어서 책을 써 인플루언서가 되는데 10년이 걸렸지만, 대개협이 다각도로 노력하면 얼마든지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의협신문
ⓒ의협신문

발제에 이은 토론에서 정재현 대한병의사협의회 부회장은 우리나라 의료보험 제도의 문제점을 '3저 구조', 저부담·저보장·저수가로 진단했다. 3저 구조의 원인을 '강제지정제+단일공보험체제로 인한 관치의료 만성화'로 규정하고, 해법으로는 강제지정제 폐지, 다보험체제 도입을 주장했다.

올바른 의료보험 제도의 기본원칙도 제시했다. ▲기본적이고 필수적인 의료의 보편적 보장(공보험) ▲복수의 보험자 간 경쟁을 통한 효율성 제고 ▲보험 가입과 선택에 있어 가입자 자유 보장 ▲가입자와 보험자 사이 정보 비대칭성 보완 ▲가입자의 의료비 이중지출 최소화(실손의료보험료 등) ▲의료공급자의 자유와 공정한 경쟁체제 보장 ▲보험자와 의료공급자 간 대등한 관계에서 협상 ▲의료전문가로 이뤄진 기구의 자문에 따라 의료정책 결정, 자문기구 독립성 법적 보장 등이다.

좌훈정 대개협 기획부회장은 지금의 의료체제 붕괴 위기의 주요원인 중 하나가 '의사 리더십의 위기'라고 진단하고, 의사 리더십 회복을 위해서 ▲의료계 내부 개혁을 통한 민주적인 거버넌스 제도 마련 ▲합리적 의사결정 구조를 통한 의견수렴, 정책 마련 ▲의학적 원칙에 충실한 전문가 단체로서 신뢰 회복, 국민 신뢰를 바탕으로 한 정치력으로 문제 해결 노력 등을 주장했다.

이외에도 토론자로 민향기 을지대학교병원 신장내과 조교수(민초의사연합 공동대표), 장성환 법무법인 지우 변호사(전 의협 법제이사), 주예찬 의협 중앙대의원(건양대학교 비뇨의학과 전공의) 등도 참여해, 좋은 의료정책 수립 및 현실화, 의료계 내부 개혁 등을 위한 소신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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