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사용신고 안해 10억 환수당한 의사 억울함 풀었지만
공동사용신고 안해 10억 환수당한 의사 억울함 풀었지만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21.01.15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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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사용 미신고 이유로 요양급여비 전액 환수 처분한 공단 행태에 제동
대법원, "요양급여기준 위반만 환수해야…전액환수 부당" 원심 파기환송
ⓒ의협신문
ⓒ의협신문

입원실 공동사용 신고를 누락했다가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요양급여비용 10억원을 환수당한 의사가 대법원까지 간 소송 끝에 억울함을 풀었다.

하지만, 입원실을 공동으로 사용하겠다는 신고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하지 않은 것은 요양급여기준을 위반한 것으로, 입원료는 '속임수나 그 밖의 부당한 방법'에 해당해 환수처분을 면하지는 못했다.

이 의사는 건보공단의 입원실 미신고 공동이용 관련 요양급여비용 약 10억원을 환수처분한 것이 부당하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1, 2심 재판부는 건보공단의 요양급여비용 전액 환수처분이 정당하다고 판단해 모두 패소했다.

그런데도 소송을 포기하지 않고 대법원에 상고한 결과, 1, 2심판결이 잘못됐다는 판결을 끌어 냈다.

대법원은 1월 14일 재활의학과의원을 운영하고 있는 P의사가 제기한 요양급여비용 환수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하라고 원심법원에 환송했다.

P의사는 2018년 2월 건보공단으로부터 같은 건물 윗층에 개원하고 있는 내과의원의 입원실을 신고도 하지 않고 공동으로 사용하면서 부당하게 요양급여비를 청구했다는 이유로 약 10억원의 요양급여비용을 환수 처분 당했다.

P의사와 또 다른 의사는 2006년 5월부터 동일 건물 전체를 공동으로 임차해 사용했다.

P의사는 건물 2∼4층(재활의학과의원), 또 다른 의사는 5∼6층(내과의원)을 각각 개설·운영했다.

건보공단은 재활의학과 개설자인 P의사가 개설 신고지 외인 내과의원 입원실에서 재활의학과 환자를 진료했다는 이유로 요양급여비 환수처분을 했다.(물리치료 산정기준 위반 부당청구 및 개설기관 외 입원진료 후 요양급여비용 부당청구가 확인됐다는 이유)

이에 대해 P의사는 소송을 제기하고 부당함을 주장했다.

P의사는 "건물 전체에 대한 공동임대차계약서를 의료기관 개설 신고 때 제출했으므로 시설·장비 등을 공동으로 이용하고자 하는 요양기관으로서는 공동사용에 대한 신고도 이뤄진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내과의원의 입원실 공동이용에 관한 원장의 동의를 받은 이상, 의료법 제33조 제1항, 제5항을 위반한 것이 아니다"고 항변했다.

그러면서 "국민건강보험법 제57조 제1항 환수처분 근거 규정은 행위별 수가제를 취하는 우리 건강보험체계에서 개별 진료행위의 허위 및 과잉에 대한 행정적 제재를 할 수 있는 규정이므로, 법령의 기준에 따라 입원실의 요건을 갖추고 원고가 직접 진료행위를 한 정당한 진료의 대가이므로 전액 환수는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P의사는 "이 사건 요양급여의 적용 기준 및 방법에 관한 세부사항(공동이용 기관임을 확인할 수 있는 서류를 심사평가원에 제출한 후에만 다른 요양기관의 시설·인력 및 장비를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다)을 위반했더라도 그것만으로 요양급여비용을 환수할 공익상 필요성이 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료법 제33조 제1항 및 제39조 제1항을 위반했더라도, 의료법에 따라 개별적 행정처분 등을 하는 외에 요양급여비용을 국민건강보험법상 부당이득징수의 대상으로 보아 제재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고 항변했다.

그러나 1심(서울행정법원), 2심(서울고등법원) 재판부는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1심 재판부는 "이 사건 처분은 P의사에게 부당하게 발생한 이득을 환수하는 처분이 아니라 관련 법령에 의해 요양급여비용으로 지급될 수 없는 비용임에도 그것이 지급된 경우 이를 원상회복시키는 처분이므로, P의사가 부당하게 지급받은 모든 요양급여비용이 환수대상인 부당금액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2심 재판부도 "P의사는 공동이용 확인 서류를 심사평가원에 제출하지 않은 상태에서 최적의 요양급여를 실시하기 위해 진료한 것인지 여부와 관련 없이 상시적·일률적으로 본인이 개설한 의료기관이 아닌 내과의원의 병실을 이용해 입원 치료를 하거나, 내과의원 소속 물리치료사가 물리치료를 하도록 하고 요양급여비용을 지급받았다"고 봤다.

그러면서 "의료법 제33조 제1항과 국민건강보험법령이 정한 요양급여기준에 위반해 요양급여를 제공함으로써 각 법령의 입법 취지를 훼손하고 국민의 건강을 침해할 위험을 발생시켰다"며 "의료법상의 제재 이외에 국민건강보험법상 부당이득징수를 해야 할 공익상 필요성이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요양급여기준 위반에 대해서만 환수처분을 해야지, 요양급여비용 전액을 환수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1, 2심 재판부와 판단을 달리했다.

대법원은 "고시(세부사항) 규정은 상위법령의 위임에 따라 제정된 '요양급여의 세부적인 적용기준'의 일부로 상위법령과 결합해 대외적으로 구속력 있는 '법령 보충적 행정규칙'에 해당하므로, 요양기관이 이 사건 고시 규정에서 정한 절차와 요건을 준수해 요양급여를 실시한 때에만 요양급여비용을 지급받을 수 있다고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비록 의료법 제39조 제1항에서 요양기관의 시설 등에 대한 공동이용을 규정하면서 의료법 하위법령에 관한 사항을 위임하고 있지는 않지만, 이 사건 고시 규정이 상위법령인 국민건강보험법의 위임에 근거한 것"이라며 "특정 의료행위 내지 진료 방법이 의료법상 허용되는 의료행위에 포함되는지 여부와 국민건강보험법상 요양급여대상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별개의 문제다"라고 봤다.

따라서 "요양급여비용과 관련한 이 사건 고시 규정 등이 공동이용기관 신고 및 물리치료와 관련해 의료법에서 정하지 않은 절차적인 부분을 규정하고 있더라도 이를 무효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결국 요양기관이 이 사건 고시 규정에서 정한 절차와 요건을 준수하지 않고 요양급여를 실시한 다음, 그에 대한 요양급여비용을 청구해 지급받았다면, 국민건강보험법령과 그 하위 규정들에 따르면 요양급여비용으로 지급받을 수 없는 비용임에도 이를 청구해 지급받는 행위로서, 국민건강보험법 제57조 제1항에서 정한 '속임수나 그 밖의 부당한 방법'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원심은 P의사가 절차와 요건을 위반해 청구한 것을 '속임수나 그 밖의 부당한 방법'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것은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부당이득징수의 범위에 대해서는 문제가 있다고 봤다.

대법원은 "요양급여비용 징수금액 총 10억원 중 4000여만원은 내과의원 소속 물리치료사가 재활의학과의원의 환자에게 물리치료를 실시하도록 한 후 청구한 물리치료비에 상당하는 금액이고, 이 사건 고시 규정 제2항에 따라 이를 환수 처분한 것은 정당"하다고 봤다.

그러면서 "물리치료비를 제외한 9억 6000여만원 중 이 사건 고시 규정 제1항을 위반해 공동이용의 대상이 된 해당 항목만 요양급여비용 환수처분(부당이득징수대상)이 된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이 사건 고시 규정 제1항을 위반해 공동이용한 부분은 시설에 해당하는 입원실이고, 물리치료사 부분을 제외한 다른 시설·인력 및 장비 등을 공동이용했음을 인정할 증가가 없으므로, '입원료' 부분만 요양급여비용으로 지급받을 수 없는 비용으로서 부당이득징수 대상이라고 봐야 한다"고 봤다.

그러면서 "진찰·검사, 약제의 지급, 처치, 간호 등의 요양급여와 관련해 국민건강보험법령 및 그 하위 규정들에서 정한 요양급여의 적용기준을 위반했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다"며 "이 사건 고시 규정 제1항 위반을 이유로 부당이득징수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원심법원의 요양급여비용 10억원 전액 환수는 문제가 있으므로, 사건을 다시 심리하라며 원심법원에 파기환송했다.

한편, 1, 2심 재판에서 요양급여비용 10억원 전액을 환수당한 P의사는 '입원료'를 제외하고 억울하게 환수 처분받은 나머지에 대해서는 비용을 돌려받을 수 있게 됐다.

사건을 담당한 김주성 변호사(법무법인 반우)는 "행위별수가를 기본으로 하는 우리나라 건강보험체계 내에서 요양급여기준 위반이 있는 것에 대해서만 부당이득으로 환수해야지, 그와 관련해 함께 청구해 지급되는 나머지 요양급여비용을 모두 환수할 수 없다고 대법원이 판단한 것 같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요양급여기준 위반 환수는 해당 법령 위반과 관련성 있는 부분만 환수하는 것으로 정리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김 변호사는 "건보공단이 환수처분을 함에 있어 법 위반과 관련성을 보다 면밀하게 심사해 환수 처분을 해야 하고, 지급한 요양급여비용에 대해서 정당한 부분과 부당한 부분을 구별하지 않으면 환수 처분의 취소를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관계 법령>
* 의료법 제33조(개설지 외 진료 금지 규정) 제1항
①의료인은 이 법에 따른 의료기관을 개설하지 아니하고는 의료업을 할 수 없으며, 다음 각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 외에는 그 의료기관 내에서 의료업을 하여야 한다항.

* 의료법 제39조(시설 등의 공동이용) 제1항
①의료인은 다른 의료기관의 장의 동의를 받아 그 의료기관의 시설·장비 및 인력 등을 이용하여 진료할 수 있다.

* 국민건강보험법 제57조(부당이득의 징수) 제1항
①공단은 속임수나 그 밖의 부당한 방법으로 보험급여를 받은 사람이나 보험급여 비용을 받은 요양기관에 대하여 그 보험급여나 보험급여 비용에 상당하는 금액의 전부 또는 일부를 징수한다.

* 요양급여의 적용기준 및 방법에 관한 세부사항(이 사건 고시 규정) 제1항, 제2항
①시설·장비 등을 공동으로 이용하고자 하는 요양기관은 공동이용기관임을 확인할 수 있는 서류(요양기관 대표자의 확인이 되어 있는 공동계약서 사본 등)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제출한 후 공동 이용해야 하며, 해당 항목의 요양급여비용은 실제 환자를 진료하고 있는 요양기관에서 청구해야 한다.
②다만, 물리치료, 검체검사 및 FULL PACS 등에 대해서는 타 요양기관과 시설·장비 및 인력의 공동이용은 허용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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