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현장 달려간 공보의 '1910명'…인정 못받는 '임기제'?
코로나 현장 달려간 공보의 '1910명'…인정 못받는 '임기제'?
  • 홍완기 기자 wangi0602@doctorsnews.co.kr
  • 승인 2021.01.13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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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의료정책연구소, 대공협 '코로나19 방역 투입 실태조사' 결과 발표
'적정 직급 부여·방역 의사결정 권한·정당한 보상' 등 제안
선별진료소 전경. ⓒ의협신문 김선경
임시 선별진료소 전경. ⓒ의협신문 김선경

"코로나19 현장 모든 곳에 배치된 '의사' 직군, 하지만 '의사'로서 인정받지 못하는 직군". 바로 '공중보건의사(이하 공보의)'에 대한 자평이다.

공보의는 국가적 감염 위기마다 제일 먼저 투입되는 의료진이다.

질병관리청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 방역에 투입된 공보의는 지난해 11월 21일 기준 총 1910명이다. 전체 1917명 의과 공보의 중 99.6%가 코로나19 방역에 투입됐다는 얘기다.

이들은 코로나19 사태 발생 초기부터 이동 검진, 역학조사, 선별 진료, 검체채취 등 방역의 전 방위에서 업무를 수행해 왔다. 앞서 메르스, 신종플루 유행 시에도 역시 감염병 최전선에서 방역 업무를 수행했다.

국가의 방역의 큰 축을 담당하는 핵심 인력이지만, '임기제 공무원'이라는 신분적 한계로 인해 적정한 보상이나 대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불만이 계속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는 2020년 12월 '국가 감염병 유행 상황에서 공중보건의사의 역할과 활동 및 지원방안 연구' 정책현안분석에서 공보의 대상 설문조사 결과를 분석했다.

선별진료소에 배치된 공보의 대상 실태조사에는 100명의 공보의가 응답했다. 코로나19 방역 파견 경험이 있는 공보의를 대상으로 실시된 설문에는 총 212명이 응답했다. 조사는 작년 6월 19일부터 7월 5일까지 진행됐다.

공보의들이 코로나19 현장에 평균적으로 파견된 일수는 17일. 파견 일수는 14일(929명, 79.4%)이 가장 많았고, 14일 초과~30일도 9.8%로 나타났다.

평균 근무시간은 9.85시간으로, '10시간 이상'이라고 답한 비율이 전체 18%로 집계됐다. 연구진들은 해당 답변을 토대로 '업무 과중이 많았다'고 분석했다.

과중한 업무에 비해, '대체 휴무'나 '초과근무 수당' 등 보상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방역에 투입된 공보의 37%가 대체 휴무를 부여받지 못했고, "초과근무 수당을 지급받지 못했다"고 답한 공보의는 77%에 달했다.

연구진들은 "인터뷰 결과, 코로나19 초기에는 수당에 대한 지침이 없어서 수당 지급이 잘 되지 않았고, 이후에는 중앙파견의 경우 초과 근무가 발생하지 않도록 시간표를 작성해 근무하도록 강요받는 사례도 있었고, 지자체 파견인 경우 초과근무수당 자체를 미지급하는 것으로 규정이 되어 있어서 지급되지 않았다"고 보충했다.

근무 환경 또한 열악했다.

공보의들이 근무한 선별진료소 형태는 일반 컨테이너(34%), 일반 텐트(26%), 음압 텐트(25%)로 감염 차단이 전혀 안 되는 일반 컨테이너와 일반 텐트에서 주로 근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는 많이 개선됐지만, 조사 당시 에어컨 미설치 23%, Level D 미지원 5곳, 페이스 쉴드와 일회용 고글 보급률 60% 수준으로 나타나는 등 보호장비 지원 미흡도 지적됐다.

이외 감염 위험에 대한 두려움, 명확지 않은 업무 지침 강요, 지원과 교육 부족, 적정한 보상 미흡, 인권 침해 등 정신적 고통도 호소했다.

하지만, 공보의들을 가장 좌절하게 한 부분은 다름 아닌 '전문성 무시' 경험이었다.

인터뷰를 통해 "의사로서 효율적인 방역을 위한 의견 혹은 의학적 소견을 내도 행정 관계자들은 지침 혹은 상부의 명령에만 따라야 한다며, 현장의 소리를 전혀 받아들이지 않았고다"며 "내부적으로 엄청 의견 대립이 있었다"고 전했다.

앞서 A공보의 역시 [의협신문]과의 통화에서 각 군별 전수조사 명령을 받은 뒤 실효성 문제를 적극 제기했지만,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한탄한 바 있다.

A공보의는 "지역에서 코로나 방역을 위한 사업을 진행한다면 힘껏 돕겠지만 의료인 입장에서 볼 때, 쓸데없는 노력을 하게 되는 것 같다"며 "선별진료소를 확대 설치하는 방식을 제안했지만 무시당했다"고 하소연했다.

연구원들은 공보의들의 전문적 견해가 제대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원인 중 하나로 '직급'의 문제를 짚었다.

공보의는 1991년 12월 '국민 보건의료를 위한 특별조치법'에서 근무 의욕 고취를 위해 전문직 공무원으로 규정됐지만, 2002년 12월 계약직 공무원으로 변경되면서 5급 상당 지위를 상실했다.

김진숙 책임연구원은 "방역을 위해 헌신하고 있는 공보의에 대한 정당한 보상이 이루어지지 않고, 의학적 지식과 방역 과정에서 얻은 경험 등이 방역을 위한 의사결정 프로세스에 반영되지 않는다면, 성공적인 K-방역이라는 평가를 다시 얻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향후 효율적인 국가 감염병 방역을 위해서는 공보의들에 대한 적정한 직급 부여와 의사결정 프로세스 참여, 그에 따른 정당한 보상, 지원, 교육 등이 체계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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