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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집 회장 "안에서 다 죽으란 소린가?"...대책 없는 요양병원 코호트 격리 비판
최대집 회장 "안에서 다 죽으란 소린가?"...대책 없는 요양병원 코호트 격리 비판
  • 홍완기 기자 wangi0602@doctorsnews.co.kr
  • 승인 2020.12.29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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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호트 격리' 경기도 부천시 효플러스 요양병원, 2주 동안 사망자 '34명'
"무분별한 격리 역효과...병상·시설·장비·인력 확보에 총력 다 해야" 촉구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이 29일 코로나19로 30명이 넘는 사망자가 나온 부천 효플러스 요양병원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의협신문 홍완기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이 29일 코로나19로 30명이 넘는 사망자가 나온 부천 효플러스 요양병원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의협신문 홍완기

"단 2주간 38명의 환자가 사망했다. 27명은 전원 병상조차 찾지 못했다. 대체 정부는 뭘 하고 있는 건가? 안에서 다 죽으라는 건가?"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이 최근 코로나19로 30명이 넘는 사망자가 나온 부천 효플러스 요양병원 앞에서 29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의 코호트 격리 조치를 비판했다.

경기도 부천시에 소재하고 있는 효플러스 요양병원은 12월 11일 첫 확진자가 나온 이후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34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해당 병원은 현재 코호트(동일집단) 격리 상태로, 모든 환자와 의료진이 요양병원 안에 발이 묶였다.

하지만 제대로 된 치료시설이 없는 요양병원을 코호트 격리,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할 환자를 방치하고, 격리 중 사망자가 속출하는 등 사태가 더 심화되고 있다는 것이 의협의 지적이다.

최대집 회장은 "코호트 격리를 하려면 시설에 적절한 치료 시설·장비·인력을 갖춰야 하고, 방역 대책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어야 한다. 방역 대책도 못하고, 제대로 치료도 못하는 곳에서 격리를 하고 있다"며 "요양병원 코호트 격리로 오히려 격리당한 환자와 의료진 사이에 급속히 코로나19가 확산하고 있다. 환자들은 위중증 환자로 발전해 치료조차 못 받은 채 사망하고 있다"고 한탄했다.

그러면서 "자체적으로 코로나19 확진자를 치료하고, 감염 확산을 막을 수 있는 시설이나 장비, 인력이 부족한 요양병원 및 시설의 코호트 격리는 사실상 해당 기관 내 우리 국민의 소중한 생명을 포기하는 것이나 다름없는 무책임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전국 요양병원이나 요양 시설에서 사망한 코로나19 확진자는 12월 28일 현재 모두 46명이다.

정부는 12월 29일 경기도 부천 요양병원을 비롯해 서울 구로구, 충북 청주시 등 다수의 요양병원과 요양시설을 코호트 격리했다.

의학 전문가들은 요양병원과 요양시설은 좁은 병실과 밀집한 병상 등 내부 환경과 요양보호사와의 신체접촉이 많고, 기저질환이 있는 노인환자들이 모여 있어 코로나19 감염 확산과 피해를 가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이 29일 코로나19로 30명이 넘는 사망자가 나온 부천 효플러스 요양병원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의협신문 홍완기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이 12월 29일 코로나19로 30명이 넘는 사망자가 나온 부천 효플러스 요양병원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의협신문 홍완기

최대집 회장은 "현재 요양병원에서는 코로나19에 감염된 의료진이 감염자들을 치료하는 안타까운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정부는 대체 뭘 하고 있는 건가? 왜 무분별한 코호트 격리로 환자들을 감염시키고, 의료진들까지 모두 감염시키는가?"라고 분노했다.

이어 "코호트 격리는 확진자가 발생한 병원 또는 시설을 의료진, 직원과 함께 폐쇄함으로써 감염의 외부확산 위험을 줄이기 위한 조치다. 하지만 무분별한 코호트 격리는 보건의료의 무정부 상태와 같다"고 비판했다.

박종혁 의협 총무이사는 "요양병원에서 안타까운 소식이 들려왔다. 일주일에 3번씩 투석을 받아야 하는 환자들이 투석 조차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며 "탁상행정으로는 국민을 지킬 수 없다. 정부는 현장에서 국민을 바라봐 달라"고 호소했다.

정부에 코로나19 병상 확보를 위해 모든 역량을 투입해야 한다고도 촉구했다.

최대집 회장은 "21세기 서울 한복판에 역병이 창궐했다고 길을 막고, 다리를 끊어 단 한 명의 환자도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한 조선시대 방역이 웬말인가?"라고 반문하며 "정부는 신속히 코로나19 전용병원과 병상 확보, 대규모 임시 전용의료기관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전국적인 코로나10 감염 확산세를 차단하기 위해 일시적 거리두기 3단계 상향 등 과감한 조치까지 모두 고려해야 한다는 점도 짚었다. 병상 확보에는 시간이 걸리므로 새 병상을 마련할 동안, 거리두기 격상을 통해 신규 확진자수를 줄여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최대집 회장은 "정부는 책임있는 리더십을 발휘해, 보건의료 무정부 상태인 요양병원 코호트 격리 조치를 중단하고, 모든 수단을 동원해 집단감염 속에서 방치되고 있는 우리 국민, 특히 노인과 기저질환자들의 생명을 지켜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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