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협회 "첩약 급여화, 한의사 밥그릇 위한 간접적 살인행위" 비판
의원협회 "첩약 급여화, 한의사 밥그릇 위한 간접적 살인행위" 비판
  • 홍완기 기자 wangi0602@doctorsnews.co.kr
  • 승인 2020.12.28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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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당성·중대성·효과성 등 요양급여 기준, 첩약에서도 지켜져야"
'건강보험 적용=첩약 안전성 담보'의 주객전도식 국민 호도 우려
(이미지=윤세호 기자) ⓒ의협신문
(이미지=윤세호 기자) ⓒ의협신문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과 관련 ▲의학적 타당성 ▲의료적 중대성 ▲치료 효과성 ▲비용 효과성 ▲환자의 비용부담 정도 ▲사회적 편익 등 국민건강보험법의 하위법령인 '요양 급여의 기준에 관한 규칙'을 따라야 한다는 지적이 다시 제기됐다.

대한의원협회는 27일 보도자료를 통해 "안전성과 치료 효과 측면에서 검증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의 성급한 급여화는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며 "한방업계는 첩약과 관련, 유효성보다 이전 단계라 할 수 있는 안전성조차 입증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보건복지부는 11월 20일부터 안면신경마비, 뇌혈관질환후유증(만 65세 이상), 월경통의 세 개 질환에 대해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에 돌입했다.

범 의약계는 해당 사업 관련, 안전성·유효성 검증이 우선돼야 한다며 지속 반발하고 있다. 모든 약물은 임상시험 과정을 거쳐 그 안전성·유효성을 검증받아야 함이 마땅하다는 것이 의료계의 일관된 지적이다.

대한의원협회 역시 "일반적인 약품은 3상에 걸친 대규모의 임상실험을 통해 안전성과 유효성이 인정돼야만 인체에 사용할 수 있다"며 "한방첩약은 안전성과 치료 효과 측면에서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 그저 오랜 기간 사용해왔다는 사실만으로 이들을 인정할 수는 없다"고 비판했다.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안전성과 유효성 검증을 위해 '첩약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를 위한 기반 구축 연구'를 진행해왔다.

의원협회는 이 연구에서 무작위대조군 임상시험과 체계적 문헌 고찰 연구 등의 객관적인 방법이 제대로 적용되지 않았다는 점과 안전성이나 유효성에 대해 구체적인 근거를 전혀 제시하지 못했다고 봤다.

한방업계에 대한 책임론도 나왔다.

의원협회는 "한방업계는 한약재 GMP 도입으로 중금속이나 유해물질이 없다는 정도를 이야기하고 있다. 이는 의약품이 아닌 식품에서도 당연한 것"이라며 "안전성이란 유해물질이 없다는 것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의약품으로서의 심각한 부작용이 없다는 것도 포함하는 것이다. 한방업계는 유효성보다 이전 단계라 할 수 있는 안전성조차 입증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진단했다.

정부와 한방업계가 표방하는 '한의약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라도 전 세계적으로 인정되는 과학적 방법론에 따른 검증을 할 필요가 있다고도 짚었다.

의원협회는 "해외에서는 객관적인 데이터 없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인지 의문"이라며 "한류의 성과나 국내 초일류기업들의 활약을 통해 쌓인 한국의 이미지를 이용해 감성 마케팅을 하겠다는 것인가? 그것은 그동안 힘들게 쌓아온 우리나라의 이미지를 갉아먹는 일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벌써부터 일부 한방기관에서 첩약의 안전성을 건강보험 적용과 연관 지어 홍보를 하는 듯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면서 "건강보험이 적용되고 있다는 것은 첩약의 안전성이 담보된 것이기 때문이라는 식으로 국민들을 호도할 수 있다. 주객이 전도된 꼴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재정이 한정돼 있어, 모든 의료행위나 의약품에 대해 급여를 할 수 없음은 당연하지만, 이러한 기준이 첩약에는 적용되지 않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했다.

의원협회는 "복지부와 공단은 안전성·유효성이 충분히 인정된 의약품에 대해서도 건강보험재정 건전성을 핑계로 급여화를 거부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면서 "급여화가 되기 위해서는 급여에 등재된 다른 의약품에 비해 비용 대비 효과가 높거나 효과 대비 비용이 낮아야 함은 당연한 전제다. 만일 첩약에 비해 비용이 더 낮으면서도 효과가 더 높은 의약품이 기존에 존재하는 경우라면, 해당 첩약이 급여화될 수 없음은 당연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보건복지부는 법까지 어겨가면서 한의사 밥그릇 챙겨주기를 하고 있다는 비난을 피해갈 수 없을 것"이라며 "지금 이 시간에도 경제적인 사유로 항암치료를 받지 못해 죽어가는 환자들이 존재함을 생각하면, 보건복지부가 한의사 밥그릇 챙겨주느라 간접적인 살인행위를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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