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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2024-03-29 06:00 (금)
"데모하는 놈이 천벌 받으면, 데모하게 만든 사람들은 무슨 벌을?"
"데모하는 놈이 천벌 받으면, 데모하게 만든 사람들은 무슨 벌을?"
  • 여한솔 전공의 (이대목동병원 응급의학과 R2) admin@doctorsnews.co.kr
  • 승인 2020.11.22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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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적 접근 아닌 왜곡된 시스템·환자 불편 통계화해 정책 반영해야"

의료인 단체행동 시 응급실과 중환자실 등 필수의료 유지를 명문화한 법안이 발의되었다. 이 법안의 근거는 지난 8월 전공의를 포함한 의사 단체행동을 이유로 한 것이었다.

어찌 정치인들이 이렇게 졸렬한 짓들만 반복하는지 안타깝기만 하다. 

문제가 생겼을때 이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는 의지는 전무한 채 오로지 탄압을 위한 보복성 입법을 남발하고 있다. 결코 응급실과 중환자실이 멈추는 사태는 없었다.

몰상식한 제도를 막기 위해 본업을 제쳐두고 거리로 뛰쳐나갈 수밖에 없었던 전공의들을 위해 교수님들과 전임의 선생님들은 생과 사를 넘나드는 그곳을 묵묵히 밤낮을 가리지 않고 지켜주셨다.

병원의 필수 유지 의료행위가 이루어지지 않은 것처럼 국민들을 선동하여 자신들의 손아귀에 의사들을 쥐고 있으려는 정치인들의 꾀임에 치가 떨린다. 

전공의가 파업을 한다고 해서 대한민국 의료가 마비될수도 있는 대학병원의 운용시스템이 웃기지 않는가.

대학병원에 더욱 많은 전문인력을 고용함으로써 근본적인 시스템 개혁은 입도 방긋 못하는 주제에 오로지 의료체계를 정치적으로 악용하기 위해 탄압을 일삼는다.

직역과 정치적 성향을 빌미로 내부분열을 유도하고 이를 통해 당신들이 확보해야 할 표 계산만 하고 있다. 기본적인 자유마저 제한하고 헌법을 자신들의 옳음을 위해 마구 훼손하는 발상은 대체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이 법안 발의는 자동 폐기될 것이다. 실제로 법안이 상정되어 의료법 개정이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아마도 이들의 목적은 의료진을 향한 일종의 '협박'일진대, 나 같은 비루한 의사는 담벼락에 이렇게 욕지거리 해도 되겠지만, 협회 차원에서 감정적으로 접근하지 않았으면 한다.

실효성 떨어지는 단발성 단체행동으로 대응하지 말고 왜곡된 시스템을 차근차근 지적하고, 환자들의 불편함을 하나하나 모아 통계화해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해 주길 바란다. 

당연히 이 글을 볼 리 없겠지만, 마지막으로 최혜영 의원에게 묻는다.

"데모하는 놈이 천벌 받으면 데모하게 만든 사람들은 무슨 벌을 받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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