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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2024-03-28 17:57 (목)
지속가능한 코로나19 방역 대책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지속가능한 코로나19 방역 대책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 신동욱 성균관의대 교수(삼성서울병원 암치유센터) admin@doctorsnews.co.kr
  • 승인 2020.11.15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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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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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이 진행중이다. 한동안 조금 수그러드나 싶었지만, 이글을 쓰는 2020년 11월 10일 현재 미국과 유럽에서는 다시 확진자 수가 늘어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확진자 수가 3자리가 자주 넘어 가면서 언제 다시 재유행이 올 지 불안한 상태이다. 한편으로는 9개월 이상 팬데믹이 지속되면서 현재의 방역 정책이 지속가능한지, 심지어 바람직한 것인지 대한 의문들이 생기고 있다. 

11월 6일 미국 의사협회지 JAMA livestream에는 편집장의 사회로 방역 대책에 대한 1시간 분량의 토론이 올라왔다[1]

JAMA의 편집장이 사회를 보았고, 일상생활로 돌아가서 자연적인 집단면역을 추구하자는 그레이트 배링턴 선언문(Great Barrington Declaration)[2]을 지지하는 스탠포드 대학의 Bhattacharya 교수와, 이에 전염을 최대한 억제하면서 백신과 치료제가 나올 때 까지 버텨야 한다는 존 스노우 메모렌덤(John snow memorandum)[3]을 지지하는 하버드 대학의 Lipstitch 교수가 설전을 벌였다[원문 링크들은 아래 참조].

우리나라를 비롯한 많은 국가들이 기본적으로 John snow memorandum에 따라 방역을 진행하고 있으니 여기서는 Great Barrington 선언의 주장을 위주로 살펴보고자 한다. 

10월 4일 발표된 발표된 이 선언문은 하버드·옥스퍼드·스탠포드의 교수가 주축이 되고, 15,000명 이상의 감염병 역학과 공중보건 연구자들이 서명했다. 이들은 노년층의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위험이 젊은 층보다 1000배 이상 높고, 어린이의 경우 독감보다도 낮다는 것에 주목한다. 이에 따라 이들은 현재의 코로나19 대응 전략을 고위험군 집중 보호 전략(focused protection)으로 수정하자고 주장한다. 낮은 사망 위험을 가진 사람들은 기본적인 위생수칙 정도를 지키면서 일상생활에 복귀하도록 하고, 노령층 등 고위험군의 경우 식료품 배달, 요양원 직원의 감염 예방 관리 등을 통해 이들을 보호하는데 집중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아울러, 현재와 같은 전략이 오히려 암 조기 검진이나 심혈관 질환 등 다른 질환들에 대한 관리를 저해시키고, 정신 건강을 악화시킴으로서 다른 건강 문제들을 만들어 낼 수 있음을 지적하고 있고, 아이들이 학교에 가지 않는 것이 장기적으로 다른 문제를 일으킬 수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2]

현행 코로나 방역 정책, 암 검진·심혈관·정신 건강 등 대응 한계

이 상황에서 주목해 볼만한 나라가 있다. 스웨덴이다[4]. 스웨덴은 금년 초 방역을 하지 않고 집단 면역을 추구하기로 하면서 전 세계와 정 반대의 길로 갔던 나라이다. 실제로 초기에 사망자가 증가하면서 스웨덴 방역 당국도 최근 방역 정책을 수정하기도 하였다. 그러다 보니, 스웨덴 이야기만 꺼내면 '그러면 아예 일체의 방역 수단을 포기하고 코로나 파티를 해서 집단면역을 하자는 것인가?'라는 반응을 보이는 분들이 있다. 스웨덴을 통해서 배워야 한다는 것이 모든 것을 스웨덴처럼 하자는 것이 아니다. 

예를 들면, 다른 나라가 경제위기나 부동산 문제를 겪었을 때의 경험을 분석하고 당시 대책의 긍정적 부정적 효과를 분석하여 적용하자는 것이, 그 나라가 했던 그대로를 하자는 것이 아니 듯 말이다. 

ⓒ의협신문
스웨덴 코로나19 확진자 현황 ⓒ의협신문

스웨덴의 상황을 살펴보면 3월부터 확진자가 발생하더니 6월 말경 하루 1500명을 넘기며 1차 피크를 쳤고, 이후 다시 감소하다가 다시 9월경부터 확진자가 증가하여 11월 초 현재 다시 하루 5000명에 육박하면서 2차 피크가 오는 양상이다. 

반면 사망자는 4월 초에 하루 100명을 잠시 넘긴 이후 감소하여 8월 이후에는 0∼3명 정도 수준을 보이고 있다[5]. 그 결과 확진자 수 대비 사망자 비율은 현저히 감소한 상태이다. 확진에서 사망까지의 2주∼1달 정도의 시간 지연을 고려한다고 하더라도 발생자가 사망으로 이어지지 않는 것은 명확하다. 
 
아직 생물학적 기전에 대해 잘 모르는 것이 많은 상태에서 이런 현상이 무엇 때문인지 명확히 해석하는 것은 쉽지 않다. 아마도 몇 가지가 복합되어 있을 것인데, 생각해볼 수 있는 가설들은 여러 가지가 있다. 첫째, 처음에는 확진 검사를 충분히 하지 못했고, 무증상 경증 환자들이 확진자 모수에 들어가지 않았던 것이 일부 설명할 것이다(검사 요인)

그러나 이는 6월 말 첫 번째 피크시기에도 사망자는 지속적으로 감소한 것이나, 현재 사망자가 나오지 않는 것까지 전적으로 설명하기가 어렵다. 

스웨덴 코로나19 사망자 현황 ⓒ의협신문
스웨덴 코로나19 사망자 현황 ⓒ의협신문

둘째, 의료시스템이 더 잘 대응해서일 수 있다. 초창기 갑작스런 중환자 폭증시 진료 시설이나 인력 부족, 치료 매뉴얼 미비 등으로 살릴 수 있었떤 환자가 사망했으나, 대응 체계를 갖추면서 같은 중증도의 환자라도 더 잘 살려내게 되었을 수 있다(의료시스템 요인). 

그러나, 현재 혈장치료제를 비롯한 대부분의 치료제가 실패하고, 미국에서 승인받은 유일한 치료제인 렘데시비르 조차도 WHO에서는 효과가 없다고 하는 상태에서, 스테로이드 등 일부 약제만으로 사망률을 감소를 모두 설명하기도 어렵다. 

셋째, 인구 중에 코로나에 취약한 사람들이 처음에 좀 더 쉽게 감염되고 사망했을 가능성이다. 실제로 감기를 앓고 T 세포 면역이 생긴 사람은 교차 반응으로 인해 코로나19에 걸려도 임상 경과가 약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 Science지 발표 연구가 있다[6](숙주 요인). 

만일 그렇다면 남아 있는 사람들은 코로나에 대해 상대적으로 잘 견딜 수 있는 사람들이다. 

넷째, 바이러스 자체가 이미 약독화되는 방향으로 변이가 되고 있을 가능성이다(바이러스 요인). 

실제 모든 바이러스는 증식과정에서 계속 변이를 일으킨다. 그리고, 진화적 관점에서 보면 대개의 경우, 숙주를 죽이지 않고, 더 많은 숙주에게 퍼질 수 있는 방향, 즉 독성은 약해지고 전파력은 강해지는 방향으로 변화를 일으킨다. 아직 명확한 증거는 없지만, 다른 일반적인 바이러스의 토착화 과정을 생각해보면 충분한 생물학적 개연성이 있다.[8] 

처음 중국의 바이러스는 D614였으나, 현재 전세계적으로 퍼지는 코로나 바이러스는 G614 변종으로 감염력이 높다[9]. 몇 달전부터는 밍크를 통해서 또 다른 변이가 생기고 있다[10].   

ⓒ의협신문
ⓒ의협신문

감기의 주원인중 하나인 일반적인 계절성 코로나바이러스의 경우 보호 면역은 오래 지속되지 않고, 재감염이 얼마든지 가능하다. 보호면역이 형성된다고 하더라도 변이된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은 막을 수가 없다. 

이미 전 세계적으로 재감염 사례들이 보고되고 있고, 정은경 질병관리청장도 반복감염이 가능하다고 밝힌 적이 있다[11, 12]. 

현재 코로나 바이러스 등 일반적인 상기도 감염에 대한 백신은 없는 상태이고, 인플루엔자에 대한 백신은 유행 타입과 맞았을 때 40∼60% 정도의 보호 효과를 가진다[13]. 

결국 백신이 나온다고 하더라도 완전한 보호효과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고, 생산-보급 등으로 이어지는 과정이 꽤 걸릴 것이다. 효과적인 백신이 나오면 최선이지만, 그런 백신이 나오지 못할 수도 있다[15]. 

이쯤에서 현재의 코로나 방역의 방향을 다시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백신 덕분에 단시일 내에 일상생활로 돌아가는 일은 현실적으로 기대하기 어렵다[16]. 

코로나 19로 인한 우리사회의 위험을 아예 없애는 것은 불가능하고, 당분간은 '위드 코로나(With Corona)' 시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14]. 따라서 코로나가 발생한지 거의 1년이 지나가는 이 시점에서도, 이 바이러스에 대해 잘 모르는 상태에서 만든 초창기의 방역 대책을 계속 고수하는 것이 바람직한지는 재검토해봐야 한다. 

'With Corona' 시대...검사 위주서 중환자·사망자 관리 전환 논의해야

아무도 정확히 예측할 수는 없겠지만, 코로나 관련해서 여러 지원을 하고 있는 빌 게이츠는 2021년에나 백신이 보급되고, 2022년 경 코로나 사태가 종식될 것으로 보았다[17]. 

이 글을 쓰는 시점인 11월 9일 화이자에서 개발중인 백신이 90% 효과를 보일지도 모른다는 뉴스가 나왔는데[18], 이도 빌 게이츠의 희망 섞인 예상시점보다는 다소 늦은 것이다. 그렇다면 앞으로도 적어도 2년 정도는, 어쩌면 그 이상을 코로나와 함께 살아가야 할 것이다. 그 기간동안 아이들이 수년간 학교에 가지 못하면 어린아이들의 사회나 정서발달은 어떻게 될 것인가? 앞으로도 또 확진자가 3자리가 되면 자영업자들이 당장 가게문을 닫게 할 것인가? 불행히도 몇일 전에는 코로나로 인해 강제 휴직에 들어간 승무원이 극단적 선택을 하는 일도 일어났다[19]. 

쉬운 답은 없다. 그러나, 방역에도 기회비용이 따른다. 확진자 수에만 몰입하여, 그런 더 큰 틀의 문제은 논의조차 하지 않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필자가 지금 당장 방역을 그만두고 집단면역을 추구하자고 주장하는 것이거나, 우리나라 방역의 성과를 폄훼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다. 각 나라에는 각 나라의 사회 문화적 특성과 사회 의료체계에 맞는 방역 대책이 필요하다. 그리고, 대구지역의 집단 감염시 강제적인 지역 봉쇄 조치 같은 것을 하지 않고도, 의료진과 정부, 시민들의 노력으로 추가 확산을 막았고, 이후에도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두기로 전반적으로 신종 감염병에 잘 대응한 것은 사실이다.
 
다만, 기존과 같이 확진자 한 명이 나올 때마다 학교나 일터의 문을 닫게 하고 확진자 동선을 낱낱이 공개하고, 접촉자들은 증상과 관계없이 모두 검사하고 자가격리하는 등의 방식이 꼭 필요한 것인지는 재고해 볼 시점이라고 본다. 

그 시작은 확진자들 중 몇 %가 실제 몸이 아파서 병원에 온 사람이고, 몇 %가 무증상인데 단지 검사로 발견된 사람인지, 그리고 각각 증상이 어떠했는지, 몇%가 중환자실에 입원할 상태였고, 몇 %가 사망했는지 등을 연령이나 시기별로 분석하고 그 의미에 대한 토론이 등이 가능하도록 충분한 자료를 공개하는 것이다. 

현재는 매일 확진자 수와 사망자수만 공개하고 있다. 증상여부나 중환자 여부 등은 공개하지 않고, 치명률은 처음부터 누적으로만 제공하고 있어 현 시점에 대한 판단이 어렵다. 

의료체계가 감당가능한 수준으로 관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면, 무증상 감염이 많은 질병에서 검사여부에 따라 달라지는 확진자 수 보다는, 중환자의 수라든가, 사망자의 수가 방역 정책 변화의 판단의 기준이 되어야 할 수도 있겠다. 

자료에 따라 결론이 어떻게 나더라도, 이제는 좀 더 지속가능한 방역 정책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시작되어야 할 시점이라고 본다. 

참고 문헌 
[1] Heard Immunity as a Coronavirus Pandemic Strategy. JAMA livestream.
https://www.youtube.com/watch?v=2tsUTAWBJ9M&feature=youtu.be%3Fv%3DehdgceGzQxs%3Futm_source%3Dsilverchair&utm_medium=email&utm_campaign=article_alert-jama&utm_content=olf&utm_term=102820&fbclid=IwAR188vFxeNEh5_JlwiGbOk2F9CXCsAQ9jcIseNTbHdC5CWif43iuwDIRraE

[2] 그레이트 배링턴 선언문 
https://gbdeclaration.org/great-barrington-declaration-korean/

[3] 존 스노우 메모랜덤
https://www.johnsnowmemo.com/

[4] 경북의대 이덕희 교수님 브런치 
https://brunch.co.kr/@leedhulpe/77

[5] Google : 코로나 확진자 및 사망자수 통계 

[6] 감기걸렸던 사람, 코로나 증상 약하게 나타나. 美 연구.
https://m.health.chosun.com/svc/news_view.html?contid=2020080502818

[7] 렘데시비르 효과 없다는 WHO 발표에 길리어드 반박 
https://www.docdocdoc.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03866

[8] SARS-COV-2 Mutations: Study Shows That G614 Strain Less Lethal In Short Term Than D614 But Is Aggressive In Transmission And Multiplies Rapidly
https://www.thailandmedical.news/news/sars-cov-2-mutations-study-shows-that-g614-strain-less-lethal-in-short-term-than-d614-but-is-aggressive-in-transmissions-and-multiplies-rapidly

[9] Tracking Changes in SARS-CoV-2 Spike: Evidence that D614G Increases Infectivity of the COVID-19 Virus. Cell (2020), doi: https://doi.org/10.1016/j.cell.2020.06.043.

[10] 코로나에 걸린 밍크, 인간에게 새로운 위협일까?
https://www.chosun.com/economy/science/2020/11/08/S6KIM67CCZC3JGUUP54F7DEEBQ/

[11] What reinfections mean for COVID 19. 
https://www.thelancet.com/journals/laninf/article/PIIS1473-3099(20)30783-0/fulltext 

[12] 정은경, 코로나 바이러스 변이, 독감처럼 반복 감염 가능 
http://www.hani.co.kr/arti/society/health/963073.html

[13] Vaccine effectiveness: how well do the flu vaccines work? 
https://www.cdc.gov/flu/vaccines-work/vaccineeffect.htm

[14] The UK government's vaccine taskforce: strategy for protecting the UK and the world. 
https://www.thelancet.com/journals/lancet/article/PIIS0140-6736(20)32175-9/fulltext

[15] 지속 가능한 방역에 대한 어느 의사의 질문 
https://www.sisa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42944&fbclid=IwAR0pw0pPau8SP-1XuBO1Z4y7dEU98QB9uWA45x9O8jH8oWh7VBHz55Uar34

[16] 코로나19 제로로 만드는 건 불가능…"함께 살 길 택해야"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5035102

[17] 빌게이츠 "코로나 백신, 내년 여름에. 종식은 2022년" 
https://www.chosun.com/international/2020/09/16/CXCFJDNZNNE5BERRKFVFXLON5Q/

[18] 화이자 코로나 백신, 예방효과 90%… 전문가 "합병증 등 임상3상 결과까지 기다려야"
https://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20/11/10/2020111001257.html

[19] 코로나19 사태로 강제휴직…항공사 승무원 극단 선택
https://www.yna.co.kr/view/AKR2020110705510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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