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돌봐온 '조현병' 딸 살해 사건…의료계 "사회적 해결 필요"
23년 돌봐온 '조현병' 딸 살해 사건…의료계 "사회적 해결 필요"
  • 홍완기 기자 wangi0602@doctorsnews.co.kr
  • 승인 2020.11.10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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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 "정신질환, 사회 공통 책임이라는 인식 필요"
"급진적 탈원화, 정신질환 부양 부담이 오랜 시간 곪아서 터진 결과"
(이미지=pixabay) ⓒ의협신문
(이미지=pixabay) ⓒ의협신문

23년 넘게 조현병에 걸린 딸을 돌보던 친모가 딸의 병이 점점 깊어지는 것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살해, 최근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받은 사실이 전해지면서, 의료계가 비극적 사건에 안타까움을 표하며 사회적인 해결책을 촉구하고 나섰다.

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회장 김동욱)는 10일 입장문을 통해 "피해자와 가해자가 명확한 사건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이 가족 모두가 피해자"라며 "개인의 책임으로 국한 시키기보다 사회의 책임을 함께 고민해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신과 의사들은 먼저, 정신질환을 앓는 환우를 돌보는 것이 온전히 가족의 책임이라는 인식에서 사회 공통의 책임이라는 인식으로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특히 해당 사건과 관련된 조현병의 경우, 치매보다 유병 기간이 더 길기 때문에 그만큼 가족들의 고통도 더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는 "치매에 대해서는 가족 부양의 부담을 덜 수 있는 국가책임제를 시작하며 장기노인요양제도 등 제도로 인해, 그나마 가족들이 도움받고 있다"며 "주요 정신질환이나 자폐성 장애 지적장애 등의 정신 및 뇌 기능 관련돼 오랜 기간 고통받는 사람들에게도 국가에서 책임질 수 있다는 인식의 전환이 요구된다"고 촉구했다.

준비되지 않은 탈원화로 인해 피해를 보는 환우와 가족들이 없는지를 재고해봐야한다고도 짚었다.

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는 "병원 중심이 아니라 지역사회 중심으로 정신질환을 겪는 환우들을 관리할 수 있는 탈원화 및 탈시설화는 물론 우리 사회의 이상적인 모습"이라면서도 "그런 꿈이 현실이 되려면, 실제로 심한 환자들이나 가벼운 환자들이나 자기에게 맞는 적절한 환경에서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급성기의 전문적 치료, 만성기의 상황에 맞는 돌봄 모두 인권 등의 이유를 들어 제대로 조치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환우와 가족들의 심리적 재활 또한 사회적으로 관심 가져야 할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는 "정신질환뿐만 아니라 중증질환, 희귀난치병, 신체장애에 대해서도 장기간 병과 함께 살아가며 환우와 가족들이 느낄 수 있는 심리적 탈진에 대해 적절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에 대한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법적, 제도적 마련이 시급하다"며 "또한 장애인과 가족들이 사회에서 고립되지 않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전문가와의 협력이 전제되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23년의 투병 생활 끝에 한 가정이 무너진 이번 가슴 아픈 사건은 급진적 탈원화, 정신질환 환우에 대한 가족들의 부양 부담이 오랜 시간 곪아서 터진 결과"라면서 "향후 국가적으로 정신질환 관리 시스템의 필요성을 천명한다. 이를 안전하고 현실적으로 마련하기 위해 전문가와의 협력 또한 중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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